# 집사 레인의 우울(전편)

내 이름은 레인 폰아트레쉬, 이름만 들으면 어디 명문가 귀족이라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난 귀족이 아니다. 폰아트레쉬가를 섬기는"집사"다. 여자면 메이드, 남자면 집사, 말이 집사지 그냥 폰아트레쉬가의 몸종이다.

...집사치고 너무 교양이 없다고? 뭐, 그건 내가 누구 앞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거여서, 적어도 내가 섬기는 주인 앞에선 정말 성심성의껏 모시는 충실한 하인이라니까?
내 외모? 집사 하는데 그런게 많이 중요...하긴 하지. 뭐, 그냥 깔끔한 인상이야.

그런것보단, 내가 모시는"폰아트레쉬가"의 주인인 아, 아직 정식 주인은 아니지만? 유한성 도련님에 대해서 알려줄...뭐 필요없다고? 음, 사실 나도 딱히 알려주고 싶은건 아니지...아니 분명 듣고 싶을 누군가가 있을 것 같으니까 일단은 얘기할께?

어디부터 얘기하면 좋을까...우선은 내가 왜 이"폰아트레쉬가"에 오게 됐는지부터, 설명할께? 관심 없는 사람은 굳이 들을 필요...는 없지만, 들어주면 좋을것 같아.

그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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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장창"
"꺄악 도 도련님, 용서를..."
평민은 아니지만 힘없는 귀족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나 남우현은, 어릴때부터 나보다 더 높은 집안의 도련님을 섬기는 집사로서 일할 것을...부모님께 강요받았다.

"레인, 이거 치워"
"알겠습니다 도련님"

'레인'은 본명을 숨기고, 집사로서 일할때 쓰는 내 다른 이름이다. 본명을 써도 상관은 없지만, 아무리 힘이 없는 귀족이라해도 마지막 자존심이란게 있는거다. 보통은, 이름 없고 힘없는 귀족 가문이면 그 이름을 밝히든 어쩌든 크게 상관없지만.

남우현이란 내 이름은 내가 가족들을 위해서, 가문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 집을 떠나기로 결심했을때 가슴에 묻었다. 내가 힘을 기를수 있는 배경을 손에만 넣는다면, 다시 본래의 이름으로 불릴것이다. 지금은"레인"으로서 살아야 하겠지만.

"레인, 좀 쓸만한 얘 좀 데려와. 저딴 쓰레기말고"
저 고상한 도련님의 취향을 빠르게 파악 못한 메이드의 책임도 있지만, 워낙 지랄맞...은 주인이니까, 누굴 데려와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처럼.

"한말씀 올려도 될까요?"
"해봐, 내 기분 상하지 않는선에서"

...그 선이라는게 참 애매한데 말이죠. 뭐, 집사인 자신을 마치 친구처럼 대해주는 주인은 내 얘기를 기다리듯이 긴 다리를 비싸보이는 쇼파로 쭉 뻗었다.

"도련님 전 항상 최선을 다합니다. 무슨 말씀인지 아시죠?"
"...내 성에 안차는걸 어쩌라고!"

...알죠, 수많은 귀족 자제 중에서 유별나다 소문이 자자한"도련님"이시니, 오죽하겠습니까. 그 까다로운 성격을 개조 할려면, 기사단...?아니 전쟁?...가면 불쌍한 피해자만 나오겠네. 이건 패스!

"매번 도련님을 위해 매,일,새로운 사람을 뽑아야 하는 제 고통을..."
"너 주인이 기라고 하면 기어야지? 뭐, 네가 고생하는건 알아"

순간 열이 확 뻗쳤지만, 얼굴에는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평정심...휴, 어떻게 얻은 좋은 일자리인데 순간적인 감정 때문에 일을 그르칠 수는 없지. 물론, 열은 받지만!

"그럼 좀 적당히 맘에 안들어도 봐주면..."
"내가 왜? 넘치는게 사람인데?"

...누가 도련님 아니랄까봐, 아랫사람 골때리는 소리를 저렇게 재수...아니 하네. 예예, 어련하시겠습니까. 잘못이라면 이 폰아트레쉬가 집사에 지원한 제가 잘못이죠.

"...저 사직서 낼겁니다"
"여기보다 좋은 일자린 없을텐데? 맘대로~근데 내가 사직서 안받으면 너 아무데도 못간다?"

...저런 더러운 협박을...하, 근데 이 집사라는 직업은 윗대가리의 평가가 무진장 중요하단 말이지. 곧 죽어도, 여기에 뼈를 묻어야...하는건가.

"한성 도련님은, 이상한데서 똑똑하십니다?"
"그야 재밌는 장난감은 놓칠 수 없으니까, 아 물론 네가 그렇다는건 아니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미간을 꾹 누른다. 하, 내가 늙는다 늙어. 어쩌다 이런...개 망나니치곤 얼굴이 아주 훌륭하지만, 뭐 여기 있는 덕분에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편하게 지내는건 사실이니까. 그 점은 고맙게 생각한다. 악덕 고용주지만.

"마을 시찰도 다녀오고, 좀 내가 맘에 들 것 같은 얘를 데려오라니까?"
"그런 사람이 있으면, 제가 도망가라 적극 권유..."

"레인 너 사람 그만 뽑고 싶지 않아?"
"...시정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레인이 빨리 열일 해주길 기대할께"
"...알겠습니다"

저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가, 악마의 썩소로 보이는건 내가 저 사람에게 시달려서 그런거다. 내 고용주에 현재 주인인 유한성 도련님은 폰아트레쉬가의 하나뿐인 외동아들이다. 외동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형제가 없는 만큼, 아무런 불편함 없이 자라서인가 정말 다루...아니 모시기가 웬만한 귀족 영애보다 어렵다.

내가 왜 이 곳에 지원을 해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건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면접장에 들어가는 날 끌고 나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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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집사로서 일하면서 숱하게 경험한 고귀한 가문의 자제들은 다들 개차반...은 아니지만, 어쨌든 사람을 아랫사람 대하듯 하대 하는게 너무 자연스러운 재수없...는 인간들이였다.

그 중에 하필이면 가장 최상급을 내 주인으로 모실건 뭔가. 점쟁이가 있다면, 올해 운세가 어떤지, 유한성 도련님이란 큰 재앙을 치울수(?)있는건지 한번 점도 쳐보고, 액땜을 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봐야겠다!...도련님께는 죽어도 비밀이지만.

한성 도련님과의 악연은 되도록 길게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빨리 한성 도련님한테서 얻을 수 있는건 다 빼먹어야 가능하겠지만...

그나저나, 또 사람을 어디서 구하지? 누굴 구해와도 매번 저 지랄...이니. 이젠 내 얼굴만 봐도 사람이 알아서 도망가는 판국이다. 나도 충분히 이해는 되는데...내가 병균 취급 받는것 같아서 기분이 참 별로다...

이번엔 하급 귀족이 아닌 평민 무리에서 한번 찾아볼까?
웬만한 귀족 무리는 다 들쑤셨으니...지금 상황에선 더이상 사람을 구할려해도, 얼굴에 평판까지 다 알려진 판국이라 수습이 어려운거다. 하, 집사인 내가 잘못이지.

...평민이라고 설마 또 지랄하면, 몰라 진짜 집이고 뭐고 때려칠거다. 여기 아니여도, 먹고 살 수는...아니 뭐 살 수는 있겠지. 여기만 아니라면!

레인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까다로운 도련님의 집사로 일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하, 진짜 사는게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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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중편 후편 이렇게 세편으로 나눠서 다른 세계의 유한성 도련님과 집사 레인(남우현)과 주인공(평민)이 어떻게 알게 되었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다루겠습니다. 별다른 재미는 없지만 봐주신 분이 계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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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27 14:57 | 조회 : 1,313 목록
작가의 말
키스키

새벽에 올렸던 소설은 제 마음에 부족하단 생각이 들어서 자삭했습니다^^: 완성된 화가 아니면 되도록 올리지 않겠습니다(혼란을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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