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 정리가 필요해.

성큼 성큼, 많이 오진 않았지만 몇번 왔을때, 기억해뒀던 주인공의 방을 향해서 거침없이 걷는다. 학교 늦는거야 상관없지만, 연락 씹은게 뭔가 이유가 있어서라면...봐 줄 의향은 있다. 물론, 그걸 판단 하는건 오로지 내 기준에서지만.

"여기...였나? 몇 번 안 와봐서, 기억은 가물거리지만...맞겠지 뭐"
딱 봐도 옆 방은, 제대로 누구방인지 알 수 있으니까 주인공이라면 저렇게 눈에 띄는 팻말을 방에 걸어 둘리가 없다. 방에 들어올 땐, 노크 하세요...라 뭐 가풍의 차이겠지.

"주인공, 너 집에 있는거지? 있는거면 지금 당장 나와"
2층 맨 끝 방문을 열기 전에, 우선은"예의상"안에 있을 주인공에게 말한다. 니 동생은 모른다고 했지만, 니가 생까고 튈 위인이 아닌건 내가"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보나마나, 늦잠이거나...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진짜로 집에 없을수도 있다.

"대답 안하면 들어간다? 니동생한테 허락 맡은거니까, 진짜로 들어간다?"
일단은 내가 들어가기 전에, 먼저 나오라는 협박(?)을 했지만, 방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뭐야, 정말로 집에 없는건가...?

"벌컥"
"뭐야 주인공, 너 집에 있었...!?뭐야, 얼굴이 왜 저렇게...!?"

문을 힘차게 열자, 자신의 예상대로 침대에 누워있는 주인공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근데, 저녀석 잠자는 것치곤...어딘가 많이 불편해 보이는데...?혹시...!?

"가위 눌리고 있는건가...?귀신 이런건 전혀 안믿는 주의지만...그런게 아니라면, 뭐라도 잘못 먹은건가...?

일단은 주인공의 근처로 다가가서, 주인공의 안색을 살펴본다. 인상 쓰면서 자고 있는것 같은데, 뭔가 편하게 잠든 느낌은 아니란 말이지. 이럴땐, 어떻게 하더라.

"퍽"
"일단은 때려서, 깨우면 어떻게든 되겠지. 야, 주인공 당장 못일어나? 지금 시간이 몇신줄 알고 쳐자는거야?"

아파보이는 사람을 때리는건 약간 양심에 찔렸지만, 생각해봤자 시간만 흐를뿐이란 생각이 들자, 우선은 깨우고 어떻게 된건지 본인에게 물어보는게 좋을것 같다.

"...으...으...유..."
"이새끼, 진짜로 어디 아픈건가...? 다시 한번, 쳐볼..."

힘조절 할 자신은 없지만, 진짜 아픈거라면 벌떡 일어나던가 아프다고 칭얼대던가, 무언가 표현을 할 것이다. 물론, 주인공 이녀석이 표현을 잘 할진 의문이지만.

"한...성...왜..."
"한성? 뭐야 이새끼, 한성이가 누구야?"

주먹에 힘을 주고 다시 때리려는(?)데, 혼자 잠꼬대를 하는 주인공의 말을 듣자니, 이게 내이름은 아닌것 같고, 또 다른 새끼 이름을 부르는건가 착각한거다.

"내가 봐줄려고 했는데, 안돼겠다. 미리 사과한다, 주인공"
손에 힘을 모아 세차게 주인공의 뺨을 때렸다. 찰싹 소리가 나게, 때리자 주인공이 움찔 하는게 보였지만, 니가 그런말을 한게 잘못이니까...내가 나쁜게 아냐.

"유...한...성...?"
"그래 새꺄, 뭔 꿈을 꾸길래 내가 널 때려야 깨는거냐. 때린건 미안하고. 뭐 무서운 꿈이라도 꿨냐?"

솔직히, 화가 치밀어서 때렸지만, 때렸다고 자국이 생긴 뺨을 보니까 미안한...마음이 든다. 주인공 녀석은, 내가 자신을 깨워준거라 생각하겠지만?

"...무서운...꿈을 꿨어..."
"...어...?"

설마, 주인공이 자신에게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해서 그런가. 멍청한 대답만 입 밖으로 나왔다. 어가 뭐냐 어...근데, 진짜 당황했네.

"한성이 네가 안깨워줬으면...진짜 큰일날 뻔했어"
...오늘 뭔 일이라도 생기는건가? 주인공이 이렇게 말을 잘하다니. 뭔가, 무서운데? 물론, 내가 평소에 주인공에게 요구하는거라. 막상, 할 말은 없지만...

"니가 그렇게 말 할 정도면, 보통 일은 아닌것 같지만. 우선은, 옷부터 입을래? 이미 늦었지만, 그렇다고 너무 늦게가면 곤란하니까"
"!학교...가야지, 미안...정신이 없어서"

"됐어. 니 새끼가 하도 연락을 안받길래, 확인차 온건데...편하게 퍼질러 잔건, 아닌것 같네. 학교는...괜찮겠냐?"

주인공과 이렇게 길게 대화를 한 것 자체가 굉장히 드물어서, 말하면서도 어색한 느낌이 들지만...가끔씩 이렇게 말 할 수 있다면...이녀석의 친구로 있는것에 어느정돈 참을 수 있을것 같다. 물론, 그냥 친구로 남을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더 자고 싶은 생각은 안들어...그럼, 옷 좀 입을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평소에 제발 이렇게 내 앞에서만 말 좀 많이 해줘라. 주인공.

"어, 그럼 다 입고 빨리 나와, 기다릴께"

옷 입는걸 굳이 볼 이유는 없으니까, 나가지만 사실 기다린단 핑계를 대고, 방에서 기다리는 수(?)도 있다. 오늘 굳이 하지 않는건, 주인공 녀석이 평소와는 다르게, 지금은 좀 괜찮은 것 같지만...깨어났을 때, 진짜"울 것"같았으니까.

그래도, 나한테 처음으로 의지한 것 같아서, 기분은...나쁘지 않다. 주인공에겐 비밀이지만. 오늘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주인공과 이렇게 제대로 된 대화를 했으면...좋겠다. 내 욕심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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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안깨워줬으면, 큰일날 뻔했지..."
유한성이 오늘은 왠일로 자신이 갈아입는걸 지켜보지(?)않고, 조용히 방을 나간다. 한성이는...기분파지만, 그렇다고 배려가 없는건 아니다. 오늘은, 한성이가 봐도 내 상태가 그렇게 좋진 않았다는 거겠지...? 잘 안하는 배려를 해 줄 정도면...

간혹 이어지는 꿈이 있다고 하던데...내가 유한성과 그렇게 못지내는건 아닌데(?), 현실과는 동떨어진 동화에나 나올법한 왕자님 복장을 입은"유한성"을 꿈 속에서 보다니, 좀 많이 당황스럽다.

...분명 내 이름을 알고 있었지, 그 사람. 유한성과 진짜 쏙 빼닮았지만...세상에 닮은 사람은 존재하니까. 이름은 다를 수도 있다. 근데, 그 사람 날 정말 소중하게 생각 하는것 같았다는게 뭔가 걸리네.

...나랑 닮은 사람이, 내 기준에선 꿈이지만 실제 지구 반대편 세계엔 존재하고 있는게 아닐까?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이름과 나이, 외모 등이 똑같은 사람이.

내 생각이 맞다면, 그건 그거대로 곤란할 것 같다. 난 분명 주인공이지만, 그 쪽 세계에 존재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만약에, 또 꿈에서 만난다면. 말해줘야겠다.
...난 주인공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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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잠드신 것 같습니다, 한성 도련님"
"쾅"

괴한의 습격을 받고 죽은듯이 잠들어있던"주인공"이 진짜로 죽은건 아닐까, 너무 걱정되서 거의 제정신이 아니였는데, 자신을 보더니"무서운걸 본 것처럼"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내 눈 앞에 있는건, 분명"주인공"일텐데, 내가 아는한, "주인공"은 내 앞에서 그런 표정을 짓지 않는다. 그 표정은 뭐였을까...?

"언제 다시 눈을 뜰지는 모르겠지만, 뜬다면 이번엔 멋대로 도망가지 못하게, 할테니까"
지금은,"일단"봐준다. 아픈 사람을 상대로, 다시 흔들어 깨워서 추궁한들,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해줄 것 같지는 않으니까. 지금은 봐주는거다.

...난 내 말을 무시하는것 만큼, 멋대로 구는것도 좋아하진 않아. 그 정돈, 잘 알고 있지? 주인공.

식탁을 주먹으로 세게 친 왼손이 아프지만, 이 손으로 널 아프게 할 생각은 없다. 그러니까, 다시 눈을 뜨면 다시는 그런 표정 짓지마. 맘에 안드니까.

"멋대로 죽지마, 절대로"
...내 눈에 띈 순간부터, 너의 생사여탈권은 나한테 있으니까. 멋대로...굴지마.

"정말 중증이네요, 한성 도련님은"
왜 저런 평범한 평민에게...란 말은 집어삼키고, 집사인 레인은 자신의 주인의 귀에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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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생각이란게 깊게 하면, 막상 표현하는데 막히는 느낌이 있어서, 부담이 느껴지지 않을 때, 글을 쓰겠습니다. 재밌는 글은 아니지만 재밌게 봐주셨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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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23 22:59 | 조회 : 1,088 목록
작가의 말
키스키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으면, 적절히(?)쉬면서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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