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편*"주인공에게 초콜렛을 받는 사람은?

기념일,하면 보통 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 빼빼로데이와 같은~데이가 붙은 단어가 떠오를 것이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기념일은 아니지만, 준비한 혹은 준비된 선물을"누군가에게 선물한다"혹은"선물 받는다"는 것은 기분이 좋은일이니까...? 아마 지금 이렇게, 소란스러운게 아닐까 싶다.

아주 지극히 평범한 나에겐, 여자애들이 챙기는 기념일...?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사귀는 사람이 있는 사람에겐, 챙겨야 할 중요한 기념일 행사겠지만...?

올해도,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이 기념일에 설마 그런 소동(?)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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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왜 이렇게 늦게 온거야? 내가 부탁한건 제대로 사왔지?"
"끄덕"

"어디보자~지금 한창이라 사오기 힘들었을텐데, 사다줘서 고마워"
"..."

부엌에서 부산스럽게 뭔가를 만들고 있는건...내 여동생이다. 말수가 없는 나와는 반대로, 말도 잘하고 여러모로 똑부러져서 가끔 같이 외출하면, 여자친구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여동생은 나와 다르게 굉장히 화려하게 생겼으니까.

난 전체적으로 흐린 느낌에, 흔한 인상이 더해져서 봐도 인식이 잘 안되는 그런 평범한 얼굴인데, 여동생은 확 눈에 들어오는 화려한 얼굴이라, 솔직히 내 동생이지만 예쁘다. 동생한테 말한적은 없지만.

"내일 남자친구한테 선물할건데, 객관적으로 어떤지"남자로서"평가 좀 부탁할께"
"..."

"물론, 공짜로 해달라는건 아니고. 오빠한테도 초콜렛 선물로 줄께"
"끄덕"

사실 초콜렛은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먹고 그 정도의 음식이라 별 감흥이 없지만, 진지한 얼굴로 웃으면서 말하는 여동생의 기분을 망치는건, 오빠로서 미안하니까.

"좋아 그럼 다 될때까지 잠깐만 쇼파에서 티비 보고 있어~! 다되면 부를테니까"
"..."

집안 가득 단 냄새가 가득차서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나한테 같이 만들자고 하는게 아닌게 어디냐...란 생각을 하자, 머리가 아픈 단 냄새도 꽤 참을만한 향기로 느껴졌다.

***

"오빠, 다 됐으니까 와서 먹어봐. 탄건 다 버릴꺼니까, 손대지마"
"슥"

"!"
"맛있어?"
"끄덕 끄덕"

"오빠가 맛있다면...못먹을 정도는 아닌거네. 뭐 처음 만든것치고 이정도면 괜찮겠지. 오빠, 뒷정리해야 되니까 쇼파에서 기달려"
"..."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 괜찮았는데...여동생은 그냥 괜찮은 정도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뭐, 여동생에게 내 의사가 전달된거면...상관없다.

"탁"
"여기 오빠꺼, 그리고 이건 친구들꺼! 남기면 아까우니까, 원래 계획엔 없었는데...오빠 친구들꺼까지 포장했으니까, 내일 학교가서 나눠줘"

...역시 종잡을 수 없는 여동생이다. 딱 보기에도 직접 만든 티가 팍팍 나는 초콜렛이라니. 이걸 주라고 받은 이상, 안 줄수는 없다.

왜냐면, 난 단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많은 양을 혼자 처리 하는건...무리다.

"오빠 친구들한테 제대로 받았는지 물어볼꺼니까, 꼭 전해줘? 저번처럼 혼자 다 먹지말고"
"끄덕 끄덕"

한참동안 잊고 있었던 초콜렛 사건(?)이 떠오르자,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 지는게 느껴졌다. 맞다, 그런 일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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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몇개나 받을려나~하혜성 나랑 내기할 래?"
"굳이 그런거 안해도, 내가 너보단 많이 받을텐데?"

"웩, 누가 너같이 재수없는 새끼한테 초콜렛을 주겠냐?"
"그 재수없는 새끼보다 매번 적게 받는게 누구더라?"

"크...닥쳐. 갯수보단 질이라고!!"
교실에 들어서자, 아침부터 초콜렛 받는 개수로 내기를 하겠다는 바보같은(?)친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전히 저 둘은 사이가 좋네.

"야 시끄러워, 떠들거면 밖에 나가서 지껄여"
"유한서엉~내 얘기 좀 들어봐. 하혜성 이새끼가 초콜렛 갖고 사람 무시했다?"

"말은 바로 해야지~안봐도 어쨌을지 뻔하구만. 쯧. 하혜성 너 초콜릿 받으면 나한테 기부 좀"
"미친, 너도 어느정도 받잖아. 니가 받은거만 처먹어"

낄낄 거리면서 어느새 등장한 강지원이, 하혜성에게 초콜릿 기부를 제안했다. 맞다, 지원이 초콜렛 좋아했지.

"그걸론 부족하다고~초콜렛은 많~이 먹을수 있는 사람이, 맛있게 먹어주면? 만든 사람도 분명 만족할꺼라고"
"개소리해도 안주니까 딴데 알아봐라"

두 손을 착 붙이고, 애원하는 눈빛(?)을 애절하게 보내지만 하혜성에겐 씨알도 안먹혔다.

혜성이는 고백은 받아주지 않아도, 상대가 준 편지나 선물은 함부로 하지 않는...?그런 사람이니까, 아마 초콜렛을 나눠주는것도 혜성이 입장에선 허용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꺄악 우현아 내 선물을 받아줘!"
"얼씨구, 인기인 오셨네. 야 남우현, 넌 인기 많아서 좋겠...헉"

굉장히 피곤한 얼굴로 교실로 들어온 남우현의 얼굴을 본 김하늘이 숨을 삼킨다. 뭐야 저 초콜릿 산은...저거 들고 갈 수 있긴 한가...?

"피곤하니까 말걸지마라. 초콜렛은 감당하기 어려우면, 나중에...나눠줄께"
"어...그래 고맙다"

몇분 전에 초콜렛 구걸을 했던 강지원도 엄청난 초콜렛 산에 놀란건지, 입을 떡 벌리고 있다. 와 사귀는 사람도 없는데 이 정도의 인기라니. ...서럽네.

"크 부러운 자식, 내가 저렇게 인기 많으면...아니 아무리 그래도, 산 정도로 받는건 많이 힘들겠지...? 하하 미안, 미안하니까 그렇게 노려보지마"

입을 삐죽거리며 투덜거리는 강하늘을 책상에 엎드렸던 자세 그대로, 남우현이 노려보자 급하게 말을 정정했다. 우현이...오늘 많이 피곤하겠네.

"툭"
"?"

"야 주인공. 넌 초콜릿 주는 사람 없냐? 물론 딱 봐도 없겠지만..."
"!"

"뭐야 이건, 설마 너 여자한테 받은거냐?"
"!!!!"

갑작스럽게 들린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니, 유한성이다. 분명, 아까 책상에 엎드려 있었는데, 언제 여기로 온걸까...? 매번 기척을 숨기고, 이렇게 놀래키니까 심장에 안좋다.

"여자친구? 야 장난하지마~주인공한테 여자친구가 있을리가, 헐 그게 뭐야!"
호들갑 떨면서 자신의 자리로 무섭게(?)뛰어오는 강하늘을 쳐다봤다.

음, 오해할만하지. 누가봐도, 이건 여자가 준 선물이라는 티가 팍팍 나는 포장에, 쇼핑백에 리본까지...달렸으니까.

"갯수가 여섯개...? 설마 너 여섯명한테 고백 받은거냐?"
"..."

포장이 같은데, 다른 사람에게 받았을거란 생각은...그래 유한성이라면 충분히 할 수도 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 까.

유한성을 앞에 두고, 고민 같은걸 하면 절대로 안되지만...이건 생각지 못했던 상황이다. 오해를 풀어야 하는데...

"쾅"
"누가 멋대로 너 혼자 사귀래. 사귈거면 친구한테 한번 보여줘야지?"

완전, 내가 고백 받은걸로 착각하고 있잖아!! 속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머리를 굴렸다. 어떡하지, 어떡해야...

...말하기 싫지만, 이번만큼은 직접 말을 해야 될려나.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잘 넘겨왔지만, 이번엔 쉽게 넘어가주지 않을것 같다. 정말 말하기 싫지만...어쩔수 없나.

"여...여동생..."
"뭐라고? 잘 안들려. 다시 말해봐"

어느새 자신의 자리를 둘러싼, 김하늘, 남우현, 강지원, 하혜성, 그리고 유한성의 험악한 얼굴이 보인다. 긴장하지말고, 잘 말해야 돼. 할 수 있어.

"여...동생이 먹...으라고...준..."
"여동생이 준거라고? 어떤 여동생? 고백한 사람이 연하야?"

"넌 좀 닥쳐봐. 여동생이 먹으라고 줬다고?"
"끄덕 끄덕"

"여동생이면, 흠...설마 주인공 여동생!?"
"끄덕"

별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잘 맞춰주는 하늘이가 오늘은 무지 고맙다. 내 말에 기분이 풀린건지, 유한성의 언짢은 표정이 무표정으로 바꼈다. 화...풀린건가...?

"뭐야 싱겁게, 그럼 이거 여동생이 우리 갖다 주라고 한거겠네?"
"끄덕 끄덕"

초콜렛 봉지를 으스러트릴 기세로 꽉 쥐었던 유한성이 자신의 손에 든 초콜렛을 고쳐쥐면서, 포장지를 끌렀다. 아, 지금 먹을건가.

"괜히 오해했잖아. 여동생한텐, 잘 먹었다고 전해줘"
"쓱쓱"

무표정한 얼굴로 머리칼을 여러번 크게 휘젓고 자신의 자리로 유한성이 돌아갔다. 그 모습을 멍하니 보던, 김하늘, 남우현, 강지원, 하혜성이 뒤늦은 반응을 보였다.

"와 맛있겠네, 여동생한테 복 많이 받으라고 전해줘라"
이건 지원이고,

"크 넌 여동생이 초콜렛도 챙겨주냐? 부럽다 부러워. 초콜렛 잘 먹을께"
이건 하늘이,

"와 나중에 먹어야지~왠지 엄청 맛있을것 같거든. 여동생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이건 혜성이,

"오빠 친구들까지 챙겨주는 여동생...부럽네. 잘 먹겠다고 전해줘"
이건 우현이,

여동생의 분부대로(?)여동생이 만든 초콜렛을 친구들(!)에게 무사히 나눠줬다. 내껀 어딨냐고? 내껀...집에 두고 왔다. 동생이 만들어 준 초콜릿이니까 집에서 동생이 있을때 먹을 생각이다. 학교에 굳이 가져와서...먹을 필요는 없으니까.

이렇게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소동(?)은 이 친구들과는 처음이지만, 무사히 잘 넘어간 것 같다. 오랜만에 말을 한 건, 긴장됐지만...그래도 오해가 풀려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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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뜬금없는 특별편에 헐?ㅋㅋ한 분이 계시면 죄송합니다. 밥 먹는데 문득 이런 얘기를 쓰면 재밌겠다(?)란 생각에, 손가는대로 생각없이 일단 쭉 써봤습니다. 재밌게 봐주신 분이 계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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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15 19:26 | 조회 : 1,281 목록
작가의 말
키스키

어제 올렸어야 했는데, 미처 생각치 못했습니다^^: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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