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1시.
이걸 아침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는
시간에 일어나 버렸다.
"으어... 머리 깨질 것 같아..."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나 식탁에 가보니
다우가 끓여놓은 콩나물국과 꿀물이 있었다.
"아 이건 또 뭐야.."
''이거 먹고 일해. 난 출근한다. 오늘 오피스텔에서 잘거야. 다시 미국가게 되면 연락할게.''
콩나물국과 꿀물, 조그만 쪽지를 남기고 출근한 다우.
답지 않은 친절함에 웃음이 나왔다.
"뭐야."
평소에도 이렇게 다정하면 좀 좋냐는 생각으로 꿀물을 원샷했다.
"자, 먹고 힘내서 일해야지 일!"
콩나물국에 밥까지 말아먹은 다이는
바로 컴퓨터를 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 이 부분 어쩐다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3시간 째.
A4용지 10장 분량을 채우자...
"아, 눈 아파..."
머리가 멍해지기 시작했다.
"카페인, 커피커피."
냉장고에 있는 캔커피를 찾아봤지만
사와야된다는 걸 깜빡하고 안 넣어놓은 탓에
하나도 없었다.
"으어어... 사와야 되겠네.."
바로 겉옷만 입고 나가려는 도중..
[반짝반짝 작...]
"오, 정우 왜?"
-지금 작가님 집 앞인데 들어가도 되요?
"나 지금 나가려고 했는데.."
-커피 사왔어요.
척하면 척.
딱 커피를 사온 정우가 반가워서 바로 문을 열었다.
"들어와! 문 열어놨어."
열리자 마자 들어온 정우의 손에 들려진 커피부터 받았다.
"딱, 커피 사러 가려고 했었거든~"
"저보다 커피가 반가우신가 봐요.. 저 작가님 도와드리러 왔는데."
삐졌다는 듯이 입을 삐쭉거리는 정우가 귀여워 볼을 꼬집어 주었다.
"으이구~ 어떻게 도와주시려고요 막내작가님."
"구상이나... 글 쓰는 것만 도와드리려구요..."
"말만 이라도 고맙네. 그럼 이 부분만 좀 같이 보자."
말은 이렇게 했지만...
결국 마무리까지 같이 해버리고 말았다.
모두 끝난 건 저녁 7시
"우아...! 하루만에 한 권 낸거야?"
"오바하지 마요. 작가님이 다 해두시고 잘 안풀리는 것만 남겨주셨으면서."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긴 했다.
이 작품은 내 작품이니까.
부탁한 부분만 잘 풀어놓은 것만 으로도 고마웠다.
"어허, 그럼 베스트 작가가 막내작가 다 시킬까?"
"그건 아니지만요. 작가님 좀 쉬시라고.."
자기 건강 챙길 시간에 다이의 휴식까지 챙겨주는 정우가 너무 고마웠다.
"내 후배가 최고네."
"말만 그러지 말고 밥 해줘요."
"알았어, 볶음밥 먹을래?"
"장난이에요. 이제 저녁인데 집에 가야죠."
남자는 저녁이 되면 늑대로 변하니까요
라는 농담을 하곤
집에 간다는 정우를 배웅해주고 한숨 돌리는 다이였다.
"다른 애가 후배였으면 난 아마 못 버텼을 지도 모르겠네."
진짜 착한 애야."
라고 생각하고
"자. 밥이나 먹을까? 오늘은 햄!"
밥에 햄 얹어 먹을 생각이나 하고 있었다.
"밥, 햄, 김치!"
[작가님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응! 너도 수고했어]
[나중에 나도 한번 도와줄게!]
[진짜죠? 믿을게요.]
이유없는 호의는 없는 것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