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집착소녀, 길들이다

프롤로그

모든 수치가 평균에 맞춰져 있는 23살의 대학생의 일생은 어떤 것일까? 아, 이건 내 인생 얘기다.

입상경력이라고는 어려서부터 아침잠 없는 체질 덕분에 놓치지 않은 초중고 개근상들이 전부.

시험 한 달 전부터 나름 공부를 해봐도 성적표는 3등급에서 5등급 사이를 왔다갔다.

모솔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인기 있었다고는 입이 찢어지더라도 말할 수 없는 얼굴과 근골.

되는 대로, 또 나름대로 살아오다가 쓸데없이 국가가 빨간 줄을 핑계로 부른다는 것을 알기에.......

차라리 일찍 끝내버리자며 성적에 맞춰 들어간 대학교에 입학하고.

한 학기를 마치자마자 휴학계를 제출하고.

일방적으로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한 탓에 팔자에도 없는 뺨을 얻어맞고.

이거 괜히 너무 일찍 가는 게 아닌가 생각하며 뜬눈으로 밤을 새운 뒤에야 군에 투신하고........

나의 무난한 군 생활을 눈여겨본 행보관이 잘해주겠다며 전문하사 지원서를 내밀 때 처음으로 난장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정중하게 거절하고 무사히 전역.

그 뒤에 화장실에서 홀로 단무지가 없는 김밥으로 연명하는 복학생이 되어 약간 나이가 든 1.5학년으로 살아가는.......

“추억하면 할수록 암울해지는 인생 요약본이네.......”

난 평화에 가까울 수는 있어도, 행복에 가까운 놈은 아니었다.

특히 복학생으로서 다니는 대학에 변변찮은 친구 한 놈도 없는 인생을 보내보니 눈앞에 탄탄한 새끼줄이 아른거리기도 했다.

허나 요 근래 내 인생은 조금 특별한 분기점을 맞이했다. 그것도 끝내주게 예쁜 동급생을 만나게 된 것으로.

“1.5학년, 식품영양학과 강 인. 맞죠?”

“누구......?”

굳이 1.5학년이란 사실을 콕 집어서 강조하는 말본새가 마음에 들지 않아, 얼굴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보는데 눈앞에 천사가 서 있었다.

첫눈에 반하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 그야말로 숨 막히게 만들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미모의 소유자가 날 빤히 쳐다보았다.

“맞지요? 1.5학년, 식품영양학과, 강 인?”

“맞는데....... 그쪽은 누구?”

내 대답에 천사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구원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처럼 기뻐하는데.......

혹시 장난기 많은 녀석들 사이에서 쪽팔려 게임이라도 하다가 져서 벌칙을 수행 중인 게 아닐까 의심하는 와중에,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건넸다.

“아차차! 제 소개가 늦었네요. 제 이름은 최 연. 2학년 국제경영과 금융 전공이에요! 자기소개도 끝냈으니, 본론으로 넘어갈게요. 제게 당신의 인생을 맡겨보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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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05 13:38 | 조회 : 374 목록
작가의 말
싱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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