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잠시만..."
"싫어."


내가 이렇게 막무가내였었나. 나는 그의 간절한 말투에도 아랑곳않고 몸을 움직였다. 위에서 내려다본 손이훈은 말할 수 없이 예뻤다.
지금까지 이런 얼굴을 어디에 숨겨두고 있던 거야.


"형."
"......."
"나 봐봐요."


형이라는 말에 그는 움찔,한다. 귀여워.
천천히 손을 움직여 그의 안으로 들어갔다. 고작 손가락 하나에도 그는 몸서리친다.


"앗...! 아, 잠깐만. 아, 너무 아파.."


아프다는 말에 마음이 약해져서 힘을 풀었다가 이내 다시 움직였다.
차라리 내 가슴이 더 아파지는 그 말을 더 듣기가 힘들어 입으로 입을 막았다.
으읍, 하면서 뭐라 말하려고 하던 그의 신음이 내 입안으로 삼켜진다.


혀가 질척하게 섞이고 그는 여전히 뭐라뭐라 웅얼거리고,
나는 무시한 채 그의 부드러운 입술을 먹어삼키고.


"허리 들어 봐요."


그는 잠시 멈칫거리다가 조심스럽게 허리를 든다. 나는 남은 그의 옷가지까지 다 벗겨버린다. 완전히 나체가 된 손이훈은 생각보다 훨씬 말랐다.
창피한 듯 인상을 구긴다. 나는 미간을 살며시 쓸었다.


"아파?"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아예 입을 열지 않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손이훈의 입술이 번들거렸다. 참지못하고 다시 입술을 삼켰다.

섹스하면서 키스하는 거,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나는 오늘 넣는 건 힘들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손을 뺐다.
손가락만 넣어도 빡빡한 게 느껴질 정도였다. 억지로 하고 싶은 생각은 나도 없다.


"그럼 이렇게 하는 건?"
"하읏...!"


대신 손을 앞으로 내어 그의 것을 움켜쥐었다.
끝부분을 살살 만져주며 아래위로 흔들자 그가 격렬하게 반응한다.


"아아..."
"좋지?"


벌어지지 않을 것 같던 그의 입이 열린다. 그리고 그 안에는 한껏 흥분된 그의 진실된 목소리.


"아... 좋아.."


그 소리에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이미 많이 위태로운 나였으나 손이훈이 솔직하게 반응한 그 한마디에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내 것도 만져줘."


그의 손을 잡아 끌어 내 아래로 가져다댔다. 그는 의외로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줍지만 천천히 내 아래를 애무한다.
나는 그의 서툰 손길이 오히려 나를 훨씬 자극함을 느꼈다.


그의 허리를 일으켜 두 다리로 그를 끌어안았다.
서로 겹쳐지며 마주보게 된 우리는 누구랄 것 없이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한손으로는 두 페니스를 비비며 키스를 퍼부었다.

강한 자극에 결국 버티지 못함을 깨달았을 때, 나는 훨씬 더 손에 힘을 주고 빠르게 마지막 피스톤질을 했다.
손이훈도 결국 받아들이기로 했는지 몸에 힘을 완전히 뺀 채 내 손길을 만끽했다.


"하...."


삽입하나 없이도 완벽한 절정을 느꼈다.
우리는 누구랄 것 없이 이불위로 힘없이 쓰러졌다. 그는 조금 후회하는 듯 했다.
어쩌면 민망해하는 것 같기도 했다.

후자였으면 좋겠다. 빨개진 그 얼굴을 읽기엔 그가 계속 눈을 피하며 얼굴을 숨겼다.


"이제 아무사이도 아닌 건 아니네."
"......."
"나, 믿어요."


당신이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든, 지금 어떤 사람이든 나는 다 상관없고,
그냥 당신이 좋아.

구구절절 말하기엔 말하다가 우리 둘 다 울어버릴 것 같아서
일단 입을 다물고 그의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어쩐지 나는 그가 후회하진 않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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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1-18 15:18 | 조회 : 1,598 목록
작가의 말
천재일우

여러모로 죄송한일 밖에 없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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