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일까. 그 재민이라는 사람.
한참을 흐느끼던 그 사람은 결국 잠들었다.
나는 안절부절 못하고 어떡해야 하나, 가만히 서있다가
입었던 가디건을 벗어주고 테이블에 엎드리게 했다.
테이블까지도 정말 간신히 옮겼던 것 같다.
성인 남자가 완전히 축 쳐져서는 아무 힘도 안들어 가서
옮기는데 애를 좀 먹었다. 자꾸 휘청대서.
책방 카운터를 뒤져보니까 담요도 있길래 그것도 덮어주고 왔다.
결국 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건 하나도 없었다.
그 사람이 울고 있을 때
내가 위로가 될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가 없었다.
그와중에도
의자에 앉히려고 도와주면서 그가 너무 말랐다고,
그래서 이렇게 옮기다가 부서지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누굴까...."
내가 암만 궁금해 해봤자 알 수 없겠지.
속상했다.
당연했다.
당연해서 슬펐다.
슬퍼서 눈물이 나더라.
평생 눈물 한 번 제대로 흘려본적 있었을까 했던 내가
그냥 뚝뚝 눈물이 나더라.
무슨 대단하게 절절한 사연이길래
그렇게 술에 취해서 애타게 불러댔을까.
나는 질투가 났지만, 그러다가 사그라들었다.
내가 감히 질투 할 수도 없는 그런 사이일 것 같아서.
당연한게 너무 슬펐다.
내가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될만한 그런,
대단한 어떤 존재가 아니라는 게 슬펐다.
내가 노력한다고 닿을 수 있을까.
그 사람의 경계 안에... 들어갈 수 있을까.
내일은 책방에 가야하나,
눈이 부어서 못갈 것 같다.
핑계를 대야겠다. 아프다고.
...그럼 그 사람이 걱정이라도 해줄테니까.
나는 도저히 그를 마음에서 떨칠 수가 없었다.
마치 그가 재민이란 사람을 못떨쳐내고 있는 것처럼.
기숙사에 들어섰을 땐, 다행히 친구가 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