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와 술래잡기~최애가 너무 무섭다~


"씨발!"

욕이 튀어나온다.

"응? 여기있었구나!"

인크로아스는 사람 염장지는건지 환히 웃는 모습으로 나타나더니 나와 아이들을 번갈아 바라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는사이였어? 다른아이들은 네가 다 도와준거야?"

아이들을 최대한 뒤로 물리며 앞으로 나섰다.

"…얘네도 보내줘. 그대신 내가 잡혀 있을께. 어때?"

아이들의 표정이 일그러들었다. 그러나 인크로아스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원래는 안잡기로 약속 했으니까 이번에는 보내줄께."

그가 손을 내젖는것 만으로 금빛의 포탈이 생성되었다. 나는 둘의 등을 떠밀려고 했지만 이다브는 내 어깨를 강하게 쥐었다.

"저게 무슨 소리야, 하연아? 그리고 우리가 가면 너는?"

이다브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 들어있었지만, 그녀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인크로아스의 얼굴이 점점 찡그러들고 있었다. 정말, 이다브 너는 지금 죽으면 안되니까 쫌!

"빨리 들어가기나 해!"

이다브와 이알을 완전히 밀어넣었다.

마지막으로 보인 이다브의 표정이 조금 충격을 먹은듯 보였고, 이알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기에 보지 못했다.

"저기, 이름이 뭐야?"

둘만 남게되자 그제서야 이름을 묻는 인크로아스. 그 모습은 순수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난 인크로아스야."

자기 이름까지 말했다. 자기 이름, 꽤 싫어할텐데. 나한테 알려줄만큼 내가 그에게 영향을 미쳤나?

"난…난 이하윤이야."

"그럼, 하윤, 나랑 같이 살자. 이곳에서."

뭐야 바로 청혼이야? 그러면 안돼 일단 상대방을 더 알아보고… 개소리는 집어치우도록 하자.

"그건 안돼."

"왜?"

니가 4살베기 아가야냐 뭘 자꾸 왜왜거려.

"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아, 여기는 없을려나. 음…아니, 카이랑 아리안은 걱정해 줄까?

"…그럼 그 사람들이 다 죽으면 나랑 살아줄꺼야?"

"아니."

무슨 미친소리야.

인크로아스는 아쉬운듯이 밑을 바라보더니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그나저나 이제 밖으로 나가야 되는데 어떻하지? 젠장, 완전 망했잖아! 인크로아스는 나를 놔줄 생각이 없는듯 보였다.

"그럼 강제로 잡아넣는 수 밖에 없잖아, 하윤아…"

금빛 눈동자가 스산하게 빛났다. 안…

"안돼요싫어요하지마세요!"

곧장 10단계 마법을 쌓아 인크로아스의 머리에 던져버렸다. 거대한 폭발이 울리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사이에 얼른 방어막 뒤짚어 쓰고 방을 탈출했다.

"하윤아?!"

내 가명을 부르는 소리에 서둘러 달려나갔다. 으아, 신님 살려줘!

[신, 'thsnjsdmf 들어준 wk' rk 안ehlsekau….]

젠장, 시스템 화면 또 깨졌어! 왜 이렇게 버그가 많아!

"같이 가!"

뒤에서 달려오는 인크로아스의 소리에 한손에는 마법을 준비하면서 다른손으로는 기본적인 버프마법을 우르르 걸었다.

이게 바로 더블 캐스팅이다 이거야!

순간적으로 빨라진 속도를 느끼며 달려나갔다. 조각상 두 번 터치, 왼쪽 턴! 위 구멍으로 달려나가고 사다리 타고 두 층 뛰어넘기! 오른쪽으로 세발자국 걷다가 왼쪽 벽에 가서 달려들기! 벽넘기!

"하윤아아!!!"

저 미친새끼는 어떻게 따라오는거야!

헤실헤실 웃으면서 따라잡는 인크로아스는 내 최애라도 무섭다! 뭣 빠지게 무섭다고!

"왜 쫓아오는데에!"

"하윤이가 도망가잖아아!!"

"으아악!"

말 걸다가 다른곳으로 빠져버렸다. 그리고 눈을 뜨니…이 성채의 옥상이었다.



***

옛날, 가장 처음 그 책을 발견한 것은 그 남자의 서제였다.

쓸데없이 크고, 쓸데없이 웅장하고 넓고 화려하기까지 한 그 서제는 보여주기용으로 만들어진 곳이었고, 당연하게도 한번씩 먼지만 털어낼 뿐 책은 온통 뒤죽박죽에 먼지도 가득했다.

언제나 그 남자를 상대하고 나서 쥐어지는 시간에는 서제에 와서 책을 읽었다.

대부분이 판타지 소설이었지만, 뭐 어떤가. 재미있기만 하면 됬지. 그러던 도중 발견한 소설이 '인크로아스' 였다.

고급스런 표지에는 인크로아스 라는 글자가 정성스럽게 금색으로 써져 있었다. 분명 대부분 최근에 산 책일텐데 이 책만은 모서리가 닳아있을 정도로 오래되어 보였다.

그렇게 나는 그 책을 읽어내려갔다.

책은 매우 두꺼웠지만, 난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은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씨발…"

결말이 너무 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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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3-24 20:04 | 조회 : 2,750 목록
작가의 말
11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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