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탈출기...?


금색의 눈동자가 반짝거리며 빛났다. 그는 앞으로 한 발자국씩 내딛었다. 온통 검은색에 뒤덮인 숲의 한 가운데에는 칠흙빛의 성이 고고히 서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온 기나긴 흑발이 바람에 흔들렸다. 눈을 가릴 안대를 손에 쥔 하연은 흑색의 성을 바라보다가 안대를 뒤짚어 썼다.

"….뒤틀림. 환상. 착각.…"

단어가 이어지며 하연의 몸이 살짝 빛나다, 이내 사라졌다.

***

"주인님. 누군가 이곳으로 들어왔습니다."

회색 머리의 소년이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 누군데?"

금색의 눈동자가 순수한 호기심을 띄웠다.

"….잘, 모르겠군요."

남자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다. 남자의 실력은 제국에서도 못잡을 만큼 뛰어났으니까. 그런 남자가 인지하지 못한다면 꽤나 상위의 실력자일 것이었다.

"정말?"

반짝이는 눈동자가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긴장된다는 듯이 침을 삼켰다. 조용한 방 안에 남자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 아무래도 꽤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남자의 머리가 땅을 굴렀다. 소년의 손에는 반짝이는 단검 하나가 역수로 쥐어져 있었다.

"쓸모없으면, 죽어야지."

푹신한 의자에 몸을 눕힌 소년은 눈을 감았다. 일정한 숨소리가 들려오고, 소년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 여자애잖아?"

아름다운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 소년은 몸을 일으키고 거대한 방의 문을 열었다.

한편, 우리의 주인공 이하연은 익숙한듯이 성 안을 헤집고 있었다.

'거대한 석상에서 한 번, 마름모 모양의 타일에서는 오른쪽으로…마름모가 일정하지 못하면 중앙으로, 사람이 두 명 있는 그림 앞에선 그림을 4번 건드리고 2 걸음 뒤로….'

복잡하게 이어진 길에서 하연은 다급히 달려나갔다. 자신이 드래곤이 어쩌고 저쩌고라도 인크로아스의 시선을 피할수는 없을 터, 빨리 애들을 구하고 도망치는것 밖에는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손잡이를 오른쪽으로 3번, 왼쪽으로 한 1번, 중앙을 5번 누르면…"

- 방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감미로운 미성이 울려왔다.

"이 방의 목적은 그것들의 영원한 행복과 주인님의 절망."

철컥거리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문이 열렸다. 문 안에는 손목과 발목에 쇠사슬이 감긴 아이들이 잠들어 있었다. 하연은 쇠사슬을 잡고 마나로 끊어버린 후, 그 속에서 두 아이를 깨웠다.

"이알, 이다브. 일어나."

"으응…하연…아…?"

"뭐야…"

이다브는 졸린 눈을 깜빡이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알은 이미 상황을 파악하고 나머지 애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가득한 혼란 속에서 하연은 방 문을 잠궜다.

"…하연아, 지금 뭐해?"

이다브는 슬쩍 인상을 찌푸렸다. 하연의 행동은 명백히 자신들을 가두는것 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연은 슬쩍 문을 보다가 아이들에게로 눈을 돌렸다.

"일단 이곳에서 내보내줄께. 이곳은 위험하니까."

하연은 이다브의 손에 보석 하나를 쥐어주었다.

"이걸 사용하면 곧바로 니플헤임으로 넘어갈수 있을꺼야. 이다브, 네가 해줄수 있을까?"

"…응."

이다브는 고개를 끄덕이곤 보석을 깨뜨렸다. 곧바로 포탈이 생성되고, 한두명씩 아이들이 탈출했다.

"하연아, 안가?"

"난 여기서 해야할 일이 있어서."

순식간에 이다브와 이알의 얼굴이 굳었다.

***

둘의 얼굴이 굳었다. 이럴줄 알았어. 둘이 먼저 보내버릴걸…

"왜? 여긴 위험할꺼야. 같이 가자."

"그냥 들어가. 나 할일 있다니까?"

"여기서 무슨 할일이 있는데, 하연아? 아니, 왜 네가 직접 우리들을 찾으러 온거야? 보통은 선생님들이 찾으러 올텐데. 머리는 또 왜 길러놓은거고."

이알은 금방 이상한 점들을 찾아 질문했다. 이다브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얼마 없다. 곧 있으면 찾으러 올텐데… 그때, 또다시 목소리가 울렸다.

- 방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나의 영원한 절망과 그것들의 행복!

- 주인님을 확인하였답나다. 현제 이곳에 있는 생명체의 수는…

서둘러 아이들을 밀려고 할 때였다. 저 말이 끝나면 포탈이…!

- 총 3명 이랍니다.

말이 끊나고 문이 열렸다. 포탈은, 이미 닫혀 있었다.

8
이번 화 신고 2019-03-16 19:38 | 조회 : 2,973 목록
작가의 말
11月

슬슬 하연이를 굴릴때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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