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세기말


"아…"

하늘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든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여섯 명과 한 명.

"…이렇게. 이렇게 끝나는 겁니까?"

금빛의 눈동자를 지닌 소년이 허탈하게 말한다. 반쯤 썩어버린 오른팔을 왼팔로 붙잡은 소년은 주저앉는다.

"끝났네. 모두. 응, 모두 다…하, 하하…아하하하!"

회색 머리의 소년이 미친듯이 웃는다. 그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가 금빛으로 물들기를 수차례, 그도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에게 남은것이라곤 저주같은 금빛 눈동자 뿐.

"…..말도…안, 돼…어째서…"

올곧은 노을빛 머리의 소녀도,

"…이런건 바라지 않았어요…정말, 정말로…"

순진한 금빛의 소년도,

"하, 하하…"

푸른 머리의 소년도,

"…."

냉정하지만 정이 많은 신비로눈 소년도,

"…이런건…"

언제나 다정했던 소년도.

모두 주저앉아 천천히 깨져가는 하늘을 바라본다. 노을빛의 하늘이 천천히 부숴져 내리고, 주변은 온통 누군가의 시체들로 가득 차 있다.

***

하연은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다.

이미 수십번을 읽어내린 책의 모서리는 닳을 때로 닳아 있었다. 하연은 잠시 입술을 꾹 깨물더니 책을 집어던졌다. 마지막에 마침이라는 글자가 없는 책이지만,

"다음권은 없잖아…"

다음권은 없었다.

어디를 뒤져봐도 없는 다음권과 누군지를 알수없는 작가, 팬만이 남아버린 의문의 책.

"아니, 다 죽은거야? 등장인물들이? 결말이 바꼈으면 좋을텐데…"

얼굴을 다리에 묻은 하연이 중얼거렸다. 온통 상처가 가득한 몸을 이끌고, 하연은 문을 열었다.

[Master : 찾았다.]

무기질적인 기계음이 지직거리다가 사라졌다.

***

하연은 잠시 머뭇거렸다. 옥상의 바람에 그의 긴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곧이어 그의 뒤에서 인크로아스가 떨어져 내려 그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잡았다."

아이같은 순진한 미소를 지어보인 인크로아스는 하연의 어깨에 얼굴을 부볐다.

"…"

하연은 그의 손을 떨쳐버리곤 옥상을 터벅터벅 걸어나갔다.

"말하고 싶은게 있어."

"뭔데?"

하연은 노을빛 하늘을 바라보곤 말을 이었다.

"이 세계가 멸망하면,"

하연의 눈을 가리던 안대가 툭,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그는 몸을 돌려 인크로아스와 마주보았다.

"너와 6명의 아이들밖에 남지 않는다면,"

서서히 마법이 풀려갔다.

"넌 어떻게 할래?"

[신, '시스템' 이 당신의 발언을 막습니다.]

인크로아스는 그 무엇도 이해하지 못한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스템 이 눈치없는 새끼."

큭큭거리며 웃은 하연은 그대로 옥상을 걸어 떨어졌다. 그의 등 뒤에서, 하얀 4 쌍의 날개가 펼쳐졌다.

[Master : 문제좀 그만 일으켜.]
[인크로아스가 시스템의 일부를 akdclrh…]

- 신화나 줄테니까 당장 거기서 나와.

하연의 귓가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네, 알겠어요 인크로아스님~"

여유롭게 대답한 하연은 그대로 날개를 펼쳐 성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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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3-30 20:11 | 조회 : 2,549 목록
작가의 말
11月

제가 몸이 안좋은 관계로 오타검사를 못하였습니다...분량도 적어요...내일 올릴수 있으면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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