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제로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천체 투영관에서 본 밤하늘 만큼 예쁘지도 않고, 별도 몇 개 없는 어두컴컴할 뿐인 밤하늘.

"하연아! 하연아-! 어딨어?!"

이다브? 아, 말 안했구나. 엇갈렸나 보네. 이다브는 땀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이다브에게 다가갔다. 이다브가 나를 발견하고 내게 달려왔다. 나를 보는 순간, 그녀의 얼굴에서 안도감과 걱정스러움이 가득 묻어났다.

"괜찮아? 갑자기 사라져서 놀랐잖아!"

안도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현실감이 없는것 같기도 하다. 느낌이 이상했다. 동화가 끝나고 바라본 이다브의 모습은, 뭐랄까, 조금 더 현실성이 있고, ···잘 모르겠다.

원래 소설을 통해 알던 성격, 특징, 그 모든것이 희미해졌다. 모르겠어. 이게뭐야. 흐릿한 기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다브는, 왜, 이렇게, 나를…

"하연아?"

"…."

"가자. 애들이 기다려."

이다브가 웃으며 내게 손을 내미는 모습이 어째선지 현실성이 없었다. 정신이 멍하다. 이다브가 내미는 손을 잡고 반 애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때, 시야가 흐릿해졌다.

내 머리는 몸을 움직이라고 명령하고 있는데도 몸은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어지러운 시야에 고개를 흔들자, 시야가 점점 밑으로 떨어졌다.

정신이 점점 멀어지는것 같았다. 흐릿한 시야로 이다브가 보였다.

"...!..!!!....!"

뭐라고 소리치는것 같은데, 뭐라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저 조금, 조금 피곤한것 같다.

***

"왜그랬어?"

"너무 오래 계시면 들킬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그래도 드래곤이니까요."

남자는 인크로아스의 말에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허허, 더 있었으면 그 여성분과 다시는 못만나실지도 모르는데요?"

"그래? 그럼 빨리 가자. 빨리."

인크로아스는 금새 남자의 등을 떠밀듯 말했다. 무표정한 얼굴이 하연을 떠올리기만 해도 좋은듯, 밝아졌다. 숲 속 안쪽까지 들어간 둘의 모습이 곧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카이는 인상을 찌푸렸다.

"…누가 나갔군. 젠장."

금발을 한차례 쓸어내린 카이는 수정구를 연결했다.

"방금 누가 서쪽 숲 지역에서 마법을 썼다. 확인하도록 해라."

- 아니, 시계가 있는데 왜 자꾸 수정구를 써요, 귀찮게.

"…시계는 어렵다고 말했잖느냐."

- 아 진짜 늙으셨나.

"…."

카이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이마를 부여잡았다. 그 모습에 수정구에 비친 남자는 알겠다며 연결을 끊었다.

"….나중에, 이하연한테 가르쳐 달라하면…"

무언가를 적던 손길이 멈췄다.

"….미쳤군. 어린애한테 무슨 생각을…"

깊은 한숨을 쉬며, 카이는 다시끔 손을 움직였다. 그때, 수정구가 다시 울렸다.

"뭔가?"

- 그, 이하연 학생이 쓰러졌다고 합니다.

"…무슨 소리지?"

-이다브 학생이 데려 왔다고 합니다. 현제 A구역 보건실에…

"…내가 직접 가도록 하지."

- 네? 아무리 1학년 2등 학생이라고 해도…

수정구의 연결이 끊어졌다. 카이는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마법을 쓸 생각도 않고, 카이는 달려갔다.

13
이번 화 신고 2019-02-05 21:32 | 조회 : 3,330 목록
작가의 말
11月

.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