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병약한 왕자님!

"어…."

라이스는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 이럴때는 어떡게 해야할까나…

"너, 너 지금 나를 무시하는 거야?"

아니 내가 뭘.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거지?!"

저건 뭔 개소린지. 라이스는 뭐가 그리 분하다는 듯이 콧김을 훅훅 불더니 밖으로 나갔다. 곧 수업시간 아니던가. 1교시 쉬는시간, 아리안이 나를 찾아왔다.

"하연님."

"왜요."

"하하, 이제 그냥 반말을 하시는게…"

아리안은 조금 당황한듯 말을 이었다.

"아리안도 반말 하시면요."

아, 진짜 동갑인데 존댓말 하기 싫다.

"어…그럼…알겠어, 뭐."

아리안은 조금 고개를 끄덕였다. 응응, 강아지 같고 귀엽다 우리 아리안.

"뭐하러 왔어?"

"왜 졌는지 물어보러."

아리안은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 말을 끝내자 마자 다른 아이들의 시선도 이쪽으로 몰려들었다. 다른 애들이 보고있으니 적당한 답을 내놓아야 할텐데.

"몰라, 무서웠나 보지, 뭐."

아리안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하자 아리안은 조금 피식거렸다. 그러고는 내게로 허리를 숙였다.

"나중에 진짜 답 알려줘. 응?"

"앗, 씨. 알겠으니까 귀에대고 말하지 말라고."

귀는 느낌 이상하다고 했던거 같은데. 아리안을 살짝 밀어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뭐라고 떠들고 있었는데, 조금 말해 보자면 소문으로만 떠들던 - 거의 기정사실처럼 여겨졌지만 - 동쪽의 병약한 왕자님이 사실이었다, 정도의 얘기였다.

사실 소문은 아리안이나 카이가 알려준것이 다지만. 동쪽의 병약한 왕자님이라니, 무슨 저런 별명을 지어주는 건지. 물론 카이는 꽤나 잘어울린다고 했는데, 내가 병약해 보이나?

"아리안."

"응?"

"내가 병약해 보여?"

나랑 제일 자주 다니는 아리안이라면 알겠지.

"음…"

아리안은 조금 곤란해 보였다. 아니라는 말 한 마디를 못하는거니, 아리안? 지금도 아이들의 시선이 느껴지는데 왜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

~ 엑스트라 A의 이하연 관찰기 ~

동쪽의 병약한 왕자님! 이하연님은 분명 왕자님이실 꺼야! 왜그렇게 생각하냐고?

"뭐하러 왔어?"

저기 살짝 턱을 괴는 모습에서조차 귀품이 보이잖아! 살짝 하얀, 아니, 창백해 보이는 피부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가끔식 보이는 귀품도 귀품이지만 특유의 오오라도 완벽하시지.

나른하면서도 도도한 그 느낌! 물론 겉으로 보기엔 연약하고 잘 부러질듯하지만 말야. 물론 왕자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저렇게 약해보이는 데도 1등을 했다는 사실 그 자체지만.

1등을 하려면 한 나라의 왕자정도는 되야 줄수 있는 돈정도를 지불해야 하니까. 그래서 오랫동안 자리를 유지하는 하연님은 돈이 많을거리고 생각해. 물론 강하기도 강하지만, 순위권 애들은 대부분 고만고만하게 강해서 돈으로 매기는 느낌이니까.

아마 그래서 이 돈을 치덕치덕 바른 학교가 오랫동안 유지되는거 아닐까?

"왜 졌는지 물어보러."

하연님이랑 매일 붙어다니는 아리안님! 병아리 같은 색의 곱슬머리랑 강아지 처럼 축 처진 눈꼬리가 너무나도 귀여우시고, 존댓말 쓰시는 것도 신사적이시지. 하연님한테도 누가 되지 않는 분이시랄까!

"몰라, 무서웠나 보지, 뭐."

아아, 무서웠다는 말을 저리도 당당하게! 역시 하연님은 대단하셔! 물론 실제로 무셔우셨을 리는 없으니 그 라이스라는 애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겠지! 그 아이는 하연님이 수행평가때 쓰러뜨린 놈들보다 약하니까!

하연님은 마음도 넓으시다니까. 그렇게 강한데 왜 병약한 왕자님이냐고? 딱 보기에도 병약해 보이시니까 그렇지. 곧 쓰러지실듯이 비실비실한 저 몸으로 이 니플헤임에서 버티신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시단 말이지.

아리안님이 하연님께 허리를 숙이시고 귓속말을 하시는데…아아! 역시 아리하연이 진리라니까! 이알하연이나 다윈하연 따위보단 아리하연이지!

응?무슨얘기냐고? 우리 학교에선 공공연히 BL소설이나 만화책이 떠도는데, 대부분 학생회와 관련된 것들이지. 사실 학교에서 19금만 아니면 상관을 안하더라고. 몇몇 사람들은 19금도 몰래몰래 나누지만..아아…부럽다, 나도 19금!

그나저나 무슨 얘기를 나누시는 거지? 귀에 말을 하니까 하연님의 얼굴이 붉어졌다. 귀여워!

"내가 병약해 보여?"

앞에 말을 조금 놓쳐버렸다. 그나저나 병약해 보인다니…

"음…"

아리안님도 고민하시는것 같네. 사실 누가봐도 병약해 보이시지 않나? 아리안님은 하연님을 걱정하시는 걸꺼야! 암! 그렇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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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14 20:34 | 조회 : 3,525 목록
작가의 말
11月

우리 엑스트라 A는 앞으로도 등장할껍니다. 후후후...그나저나 이벤트 참가쫌 해주세요...ㅠ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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