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로아스

머리가 터진 늑대인간의 시체 위에 선 금발의 남자는 하연을 바라보았다. 들고 있던 검을 한차례 털어낸 남자는 하연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연은 조금 주저하다가 손를 맞잡았다.

"이름."

"하연, 이하연 입니다."

하연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머리가 터진 시체를 살짝 바라보던 하연은 시선을 남자에게로 돌렸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기나 긴 금발에, 살짝 날카로운 눈매와 에메랄드빛 눈동자가 돋보였다. 동양풍의 펄럭거리는 옷이 바람에 휘날렸다. 하연의 시선에 남자는 하연을 바라보았다.

"이름. 뭐에요?"

"….카이, 카이 드라브."

남자는 하연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턱을 들어올렸다.

"zmffls"

카이가 알수없는 말을, 아니, 알아들을수 없는 발음의 말을 중얼거리자 하연의 얼굴이 깨끗해졌다.

"그 마력, 어떡게 할순 없겠는가."

"아, 네."

하연은 특성을 꺼버렸다.

"권능인가? 지속되는 권능이라, 어느 신한테 받은거지?"

"…?"

하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권능, 특성, 마을의 모습, 왠지 익숙한 남자, 신탁. 그제서야 하연은 깨달았다.

"….인크로아스…."

[신, ''소원을 들어준 자'' 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신, ''성욕'' 이 눈치가 없다며 낄낄댑니다.]

"무슨 말이지?"

카이가 말을 거는데도 하연은 자신의 생각에 집중했다. 인크로아스는 하연이 자주보던 책이자, 하나뿐인 휴식처였다.

***

아, 젠장. 저 카이가 그 카이란 말야?

"아무말도 아닙니다."

"그래서, 어느신한테 받은 거지?"

[신, ''소원을 들어준 자'' 가 자신의 진명을 맞춰보라 합니다.]

"시간의 여신, 크레일리아 님 입니다."

[신, ''소원을 들어준 자'' 가 너무 쉽게 맞췄다며 투덜거립니다.]
[신, ''성욕'' 이 기념이라며 선물을 내립니다.]

[검은 천
시야가 좋아진다. 소유주(이하연) 이 허락하지 않으면 벗길수 없습니다.]

"크레일리아라….그렇군."

신의 진명을 저렇게 쉽게 부르는 새끼도 카일 저거밖에 없을꺼다.

"하연, 10마리는 다 채운것 같고, 저정도면 충분히 상위 100명이나 나랑 같이 니플헤임에 가지."

"네네."

그러고보니 카이 저자식이 교장이었지. 괴짜 드래곤이 교장이라니. 그나저나 그 주인공은 어떡게 된거야.

[신, ''소원을 들어준 자'' 가 비밀이라 쿡쿡댑니다.]

넌 닥쳐 칠칠맞은 여신아. 날 여기로 보내놓고 뭐? 실수우?!

"가도록 하지."

내밀어지는 카이의 손을 맞잡았다. 몸이 분자단위로 나눠지는것 같은 더러운 기분 - 아프진 않은데 세세히 느껴져서 기분이 더럽다. 이것도 원작에 적힌 그대로인거냐. - 을 그대로 느끼며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휘양찬란한, 돈을 말 그대로 쳐바른 - 옛날에 궁으로 사용되던 곳을 고친것이지만. - 학교였다. 일명 니플헤임, 마법과 검술, 권능을 다루는 법을 가르치는 학교로, 3대 학교중 하나였다.

"….내 팔자야…"

참고로 이 학교는, 주인공의 주 무대가 됨으로써 산산히 파괴될 운명이다. 물론 지금이 언제냐에 따라 달라진다만.

"지금이 몇일이죠? 년도까지."

"? 제국력 1200년 2월 20일 이다."

주인공이 오는 년도는 1201년 일텐데. 1년전이면, 아, 책이 시작될 때군. 지금쯤이면 검술 신동으로 불리고 있을텐데.

금으로 만든 - 진짜 통금이라고 원작이 그랬다. 이 학교 미쳤다니까? 어느 또라이가 정문을 통금으로 만드냐고. - 철장 문이 열렸다.

"아, 카이 님."

"여기, 이번년도 학생이니 안내를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짙은 남색 머리의 남자. 학생부 인듯, 팔에 완장을 차고 있다. 넥타이의 녹색으로 봐선 2학년이군. - 1학년은 파란색, 2학년은 녹색, 3학년은 빨간색이다. - 마이에 붙어있는 벳지로 봐선 검술쪽. - 검술은 검, 마법은 책, 권능은 아무것도 붙어 있지 않다. -

어째 익숙한데. 짙은 남색 머리, 뜬건지 감은건지 모를 실눈, 싱글벙글한 얼굴….이름을 물어보는게 더 빠르겠다.

"이름이 뭐야?"

먼저 물어보려 했는데. 근데 왜 반말질이냐.

"이하윤. 넌?"

"이알 차프넨. 아, 참고로 17살이야. 넌?"

"17."

기억났다. 저새끼 저거 주인공 히로인한테 찝적대다 히로인한테 쳐맞고 이상한데 눈뜬 새끼잖아. 변태새끼.

"어…17이었어…?"

뭐이씨.

"왜, 불만이냐."

"아니, 난 15살인줄 알았지…"

그래, 이 세계 성인 남성 평균 키가 몇인줄 아나? 자그마치 183cm다. 여자도 175cm는 된다. 미친 세계다. 참고로 난 172cm.

"….."

키 작은편 아니라고. 니네가 큰거라고!

"그, 미안."

"…."

"아, 하하…여기가 네가 쓸 방이야.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처리해 주셨어."

"오."

이알에게서 건네받은 열쇠로 문을 열자, 침대 2개가 놓인 넓은 방이 보였다.

"오른쪽을 쓰면 되고, 욕실은 저기."

"응."

"전체적인 소개는 개학날인 3월 1일날 할꺼고, 신입생들은 2월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올꺼야. 팜플렛은 여기."

이알이 전해준 팜플렛을 받자, 이알은 다시 입을 열었다.

"대부분은 거기 적혀 있고, 지금이 5시쯤 이니까 6시 쯤에 1층으로 내려와서 학생증을 만들면 설명을 더 들을수 있어."

"밥은?"

나 배고프다 이눔아.

"7시 30분에 아침, 12시에 점심, 8시 30분에 저녁을 먹을수 있어. 각각 1시간 정도 나눠주고 그 시간이 지나면 먹을수 없어."

소설이랑 달라졌다. 원래는 2시간 정도의 시간을 배식하게 되있는데.

"부족하다면 매점도 있으니 걱정 마."

매점같은거 없었는데….

"아, 그리고 이거."

시계처럼 생긴 것이 튀어나왔다. 이알은 직접 내 손목에 시계를 감아주었다.

"사용법은 알아?"

"응."

당연히 알지. 이거 스마트폰이랑 똑같더만. 이름은 다르지만.

"다행이네. 내 번호 줄테니까 필요하면 전화해. 알겠지?"

원래 이렇게 친절하게 안하지 않나. 이것도 바뀐건가, 아님 패시브인 특성때문인가.

"응."

"다음에 보자."

이알이 가는 것까지 보고 문을 닫았다.

"….갈아입을 옷이 없다."

찝찝한데.

[신, ''소원을 들어준 자'' 가 도와줍니다.]
[신, ''성욕'' 이 한 손 거듭니다.]

이 양반들이 뭘할려고.

[원하는 대로!
이하윤이 원하는 대로 천을 다룰수 있습니다. 깨끗하게, 더럽게, 색, 모양, 재질까지 바꿀수 있습니다.]

이게 뭐야. 옷 바꿔 입으라고?

[신들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으음…"

눈을 감고 옷을 생각했다. 대충 흰티에 청바지면 되겠지. 이 옷은 너무 커서 불편하단 말이지.

"아, 됬다."

천이 스륵거리며 바뀌더니 원하는 대로 됬다. 여기 그런게 있냐고? 원작에 한번 등장하긴 했음. 파격적인 패션인가 뭔가로 히로인이 읽더라고. 잡지였나?

"이제 조금 쉬다가 만들러 가야지…"

6:00

"….움직이기 귀찮다."

대충 얼굴을 씻고 - 졸았다. - 머리를 빗은 후, 1층으로 내려갔다.

"저기, 학생증을 만들려고 하는데요."

"아, 네. 일단 사진을 찍어야 해서 그런데, 천을 풀어주시겠습니까?"

여기서 들키면 바로 사살이다. 이곳 법 엄청 잘지키는 데다 교칙도 엄격한 학교란 말이다. 드래곤이 제국에 충성을 바친 놈이라서 그렇지…카이 얘가 괜히 괴짜가 아니라고.

"....아,그게…."

조금 주저 하는듯이 해주고.

"신께서…."

변명을 한다. 이곳에는 신이 권능을 주는 대신 제약을 걸거나, 무언가 뺏는일이 비일비제해서 괜찮다.

"바로 찍겠습니다."

사진을 찍고 종이를 작성하고 학생증을 만들었다. 대충 밥을 먹고 - 뷔페식이었다. - 들어가 잤다.

***

이름 : 이하윤
성별 : 남
특기 : 권능

***


11
이번 화 신고 2019-01-10 20:50 | 조회 : 4,318 목록
작가의 말
11月

아아....((짜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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