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겜판인줄은 나도 몰랐지

몸을 대충 씻고, 배 속의 정액도 깨끗이 씻어 낸 - 그 뒤에야 하연은 물에 자체 정화 시스템(?) 비스무리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하연은 살짝 몸을 떨며 남자를 기다렸다.

곧이어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남자가 나타났다. 손에는 검은 셔츠와 바지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왠 망토도 함께. - 전부 검은색 이었다. -

"빨리 줘. 추워."

"버릇없군."

"왜, 존댓말 해드려요?"

하연은 남자의 손에서 옷을 빼앗아 입었다. 셔츠는 조금 컷지만 - 조금이 아니다. 허벅지 반은 가린다. 한마디로 좀 많이 크다. - 바지는 딱맞았다.

"망토는 왜?"

"네 금빛 눈을 가려라."

"아니 그니까 왜."

"인간들한테 내려오는 신탁 중에 금빛 눈을 가진 사람이 이 세계를 멸망시킬 것이라는 신탁이 있었다. 금빛 눈을 보이면 넌 죽겠지."

"…."

하연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신이 아니라 신발이로군. 아니, 신발은 도움이라도 주지 신새끼야…할줄 아는게 뭐세요….''

"뭐, 알려줘서 고마운데…그래서 넌 이름이 뭐냐?"

"아...."

남자도 그제서야 자신이 이름을 알려주지 않은 것을 깨달은 듯, 조금 당황해 하더니 입을 열었다.

"청, 이라고 불리긴 한다. 우리 머메이드들에겐 딱히 이름이란건 없으니까 그냥 그렇게 불러라."

"왜 이름이 없어?"

"이름을 가진 머메이드들은 일찍 죽는다."

"?"

"이름을 가졌다는 것은, 그 머메이드가 잡혀갔다는 뜻과 일상통맥하기 때문이다."

남자, 그러니까 청은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연은 금빛 눈동자를 한바퀴 굴리곤 청을 쳐다보았다. 기습적으로 청의 어깨를 잡고 볼에 뽀뽀를 한 - 까치발까지 해야했다.(…) - 하연은 싱긋이 웃었다.

"청, 고맙다."

"이제 가보는게 낫겠다. 다른 머메이드들은 나처럼 인간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그래그래. 나중에 다시 만나자. 안녕."

하연은 손을 흔들고는 청이 가르킨 방향으로 걸어나갔다. 한두시간 쯤 험한 산길을 내려가던 하연은 문득 걸음을 멈췄다.

"…."

작은 연못가 가득 핀, 분홍색과 하얀색의 향연. 연못 가득 핀 수련들이 하연의 눈에 박혀들었다. 잠시 쉬어갈 겸, 하연은 연못 근처에 앉아 수련의 꽃잎을 살짝 쓰다듬었다.

"….하, 정말 어울리지 않잖아."

그때의 그와 나눴던 얘기들을, 잊혀져 가던 그 기억들과 기억에서 비롯된 감정을을, 하연은 다시 한 번 씹어 삼켰다.

응, 그래, 이건 잊으면 안돼는 기억이야.

하연은 조용히 중얼거리곤 다시 다리를 움직였다. 새의 지저귐이 귓속을 찔렀다.

***

"아…"

산 아래에 청이 말했던것처럼 마을이 있었다. 난 얼른 망토를 깊게 눌러썼다. 그나저나, 돈도 없는데 어쩌나. 아, 그 신새끼 보상 준다고 했는데 뭐 없ㄴ….응?

[신, ''소원을 들어준 자'' 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신, ''소원을 들어준 자'' 가 당신에게 대화를 요청합니다.]

[ Yes / 응 ]

뭐 어쩌라고….난 응을 눌렀고, 그러자 전화가 연결된듯한 화면 튀어나왔다.

- 안냐세욥.

"뭐세요."

- 보상이요. 뭘드릴까요?

"선택지는 없냐."

- 앗, 잠시만여….

[신, ''소원을 둘어문 자'' 가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1. 힘 (강력한 초능력, 무력, 또는 마법 등)
2. 권력 (귀족, 왕 등)
3. 돈 (매일 1골드 생산. 업그레이드 × )]

별꺼 없네. 근데 나 금색 눈동자라서 위험하니까 힘이 낫겠지, 뭐.

- 힘? 뭘줄까?

"아무꺼나. 음, 이왕이면 특성이 잘맞는게 좋겠어."

- 응. 기다려.

전화가 끊겼다.

[신, ''소원을 들어준 자'' 가 선물을 전합니다.]

[이하연 전용 특성, ''유혹'' 이 생성됩니다.]

시발,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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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10 20:48 | 조회 : 3,702 목록
작가의 말
11月

수련 : 청순한 마음 입니다. 폭스툰....애증의 폭스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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