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질투

잠시 데이가 망설이는 듯한 기미가 보이더니 불쑥 내게 물었다.

“에렌은 제가 좋아요, 리브 그놈이 좋아요?”

아하..

이제 알 것 같아. 데이가 아까부터 얼굴이 돌처럼 굳어있던 이유가 이리도 간단한 거였다니.

“당연히 네가 더 좋아.”

내가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데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질투

“하긴 리브 녀석 엄청 싸가지 없어요.” 데이가 부루퉁한 표정으로 팔장을 꼈다. 그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웃기던지 웃음을 참느라 머리가 띵할 정도였다.

“아, 근데 너 아까처럼 무표정 일때는 진짜 무서워.”

내가 말하자 데이는 찔린 듯 뒷머리를 긁적였다.
“아아..그게..” 데이가 변명하기도 전에 내가 말을 끊어냈다.

“너 싫어져.”

아..너무 심했나..?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많이 갔더니 얼이 빠진 듯 했다. 일자로 다문 입이 왠지 모르게 너무 슬퍼보였다. 쳇.. 사람 무안하게.

근데.

그런 표정 지으니까 진짜 더 놀려보고 싶잖아.

“너 질투한거지?” 내가 씨익 웃으면서 젓가락으로 그릇을 툭툭 쳤다. 그의 바다색 푸른 눈동자가 흔들렸다. 곧 귀까지 새빨개진 그가 고개를 뒤로 돌리더니 주제를 바꿨다.

“아하하핳.. 에렌 목마르지 않아요? 물 가져다 줄게요.” 데이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벌떡 일어났다. 내 뒤로 그가 지나가는 찰나.

“잠깐만.”

내가 그의 손목을 꽉 잡았다.

난 네 대답이 궁금해. 난 너에게 어떤 존재지?

이 모든 것을 내게 해주는 이유가 뭔지. 그저 불쌍함에서 비롯된 게 아닌지. 메리아에게 휘둘려 자신의 의지 없이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닌지.

너는 모르겠지만 나는 궁금하단 말이야.

“답해줘. 질투가 맞아?”
.
.
.

“허어..?” 그녀의 어이없는 목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이것들이 차라리 연애를 해라, 연애를..! 보는 사람 답답하게.

그녀는 두 사람의 썸인 듯 아닌 듯한 모습을 내리다 보면서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메리아의 인형인 두 사람이지만 볼 때 마다 재밌단 말이지.

그나저나 메리아.. 인간계에 너무 간섭하던데.

이러다가 진짜 신법 어기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필시 신계가 엉망이 될 건데.
가끔 느끼지만 참 어리석게도 행동한다니까.

선배로서 짜증이 나려고 해.

2계 자연의 신 앨리스의 금발이 공간에서 흩날렸다. 마치 노란 장미꽃잎이 검은 공간안에서 이리저리 춤추는 듯했다.


-참고-
노란 장미꽃의 꽃말은 질투입니다ㅎㅎ
.
.
.

"..." 데이의 푸른 눈동자에 작지만 밝게 휘영청 떠있는 보름달의 문양이 그려졌다.
캄캄한 밤이지만 아직 그의 눈동자는 빛났다.

어디선가 세한 바람이 그의 뒤를 맴돌았다.

"나와요, 멜. 거기서 보고 있는거 다 알아." 그의 냉정한 목소리가 울렸다.

"흐음? 하핫~ 들켰네~?"
"X쳐요."
"쳇.. 내가 너 살려준거 잊은거야?"
"...."

"잊으면 안돼지. 내가 얼마나 징계를 받았는데." 메리아의 백발이 달빛에 빛났다.

"저랑 대체 뭐하자는 거에요." 데이의 검푸른 눈동자가 살벌하게 그녀를 응시했다. 그의 주위를 둘러싼 금빛 마력은 자칫하면 메리아를 공격할듯한 태세였다.

"인형극 하자는 거야." 메리아의 두눈매가 초승달을 그렸다.

"재미없으니 그만두면 좋겠는데. 저랑 에루도 그만 두고."
"야~ 내가 기억을 지웠잖아. 굳이 짜증나는 그 ''에루''라는 이름으로 불러야겠어?"


"그냥 에렌이라고 부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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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03 21:10 | 조회 : 1,255 목록
작가의 말
하젤

요즘 맘대로 끊어버리는거에 재미들린 작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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