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저녁

정적이 한 가득한 식탁, 아버지가 다시 떠나시고 오랜만에 형제들만이 가득한 저녁식탁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럴일이 없었겠지만, 큰형의 명령으로 네명이 모이게 되었다.

어느새 고용된 새로운 아주머니가 한상 가득 차려놓고 분위기때문에 금방 퇴근해버렸다. 큰형이 수저를 들기전까지 아무도 음식에 손 대지 못하는 상황.

가만히 앉아있는 큰 형에게 짜증난듯 머리를 벅벅 긁은 작은 형 현우가 입을 열었다.

“아이씨!! 뭔일인데!!”

“....”

현우의 말을 무시하며 계속 정면만 바라보는 정우가 무서워 은우는 고개를 숙이고 힐끔 그를 바라보았다.

“아니! 형! 아무일도 아니면 오늘 왜 부른거야!? 오늘 중요한 약속 있었단 말이야!”

여자들과 만나는 약속 이였는지 한껏 멋부린 모습이었다.

“그리고, 저새끼는 뭔데 여기 앉아있어? 그리고 새로운 아줌마는 뭐고... 하 진짜”

손가락으로 은우를 짚으며 외쳐대는 현우를 그제서야 정우가 쳐다 봤다.

“입 닫아.”

싸늘하게 쳐다보는 정우를 보고는 현우는 꼬리를 말듯 조용해 졌다.

“큰형..~ 무슨 일이야? 혹시 않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이번에는 진우가 약간의 애교를 섞은채 물어왔다. 걱정스러운 얼굴과 갸웃한 몸짓까지, 아주 완벽한 연기다. 하지만 정우에게는 통하지 않는지 정우가 비웃은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한진우, 너 학교에서 재미있는 짓 하더라? 저번에 주의준것 같은데... 무시한건가?”

또 다시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

“저.. 형님.. 죄송합니다.....”

갑작스럽게 사과를 하는 은우를 보며 정우는 혀를 찼다.

“왜 사과하지?”

한층 누그러진 태도로 은우를 대하는 정우가 어이없었는지 진우와 현우는 은우를 노려봤다.

“그..그냥.. 아까 일때문에 화나신것같아서...”

저때문에 화가 나지않았는데도 사과를 하는 은우가 어여쁘고 가여워, 더욱더 진우에게 화가 났다.

은우는 얼버무렸지만 이미 조사를 마친 정우는 대충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있었다. 은우가 말해주지않아 아는척하질 않았을뿐.

지금와서 형 노릇 하는 나도 웃기지만, 자신의 혈육을 그렇게 괴롭힌 진우와 진우 말만 듣고 은우를 괴롭힌 현우가 너무나도 한심하고 짜증이 났다.

그리고, 그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임해진이라는 새끼. 은우를 위해서 경찰에 신고할 의향은 많았다. 그룹대 그룹으로 싸움이 번진다 하더라도. 하지만 주변에 폐 끼치는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은우는 그러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들통날껄 알면서도 정우에게 일을 숨겼다면 말 다한것이다.

“너 때문에 화난거 아니다. 그리고 이자리는 오랜만에 너희와 저녁을 먹고싶었던것 뿐이고.”

드디어 밝혀진 의도. 하지만 진우와 현우는 믿지않은 눈치로 정우를 쳐다 보았다.

드디어 음식을 먹기 시작한 정우를 빤히 보다가 하나둘 음식을 입내더러 가져갔다. 약간 식었지만 맛있는 음식이었다.

“은우는 이따가 내방으로 와”

저녁을 다 먹고 치울때 정우는 은우를 부르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하.. 씨발...너랑 밥먹으니깐 맛없어서 토할뻔했네..”

큰형이 없어지자 괜히 시비를 거는 현우를 은우는 가만히 쳐다보았다.

“야; 너새끼가 아까 뭔지는 저질렀는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피하시게 하지마, 비리비리한 새끼가 현관에서 쓰러질때부터 뭔일 벌일지 알아봤어...”

마지막 말을 중얼거리듯 하고 사라진 작은 형 다음에는 진우가 다가왔다.

“야, 아직 살아있네?ㅋㅋㅋ 재미는 있었어? 해진이가 오늘 학교에서 너 찾던데... 말도 없이 왔나봐?”

예쁜 얼굴로 막말을 하는 진우를 은우가 대답없이 빤히보자 흥이 식었는지 진우도 곧 들어갔다.

빈손으로 큰형방을 찾기는 그래서 약간의 과일과 함께 큰형의 방문을 두들겼다.

들어오라는 소리가 들이고 문을 열자, 서재와는 다른 단정하고 우아한 느낌의 형방안이 눈앞에 드러났다.

평소 남이 자신의 물건을 만지는군요 싫어하는 형은 자신의 방은 자기가 청소해, 한번도 들어오지 못한 곳이다. 의외로 푸근하고 향기로운 향기가 그의 침실에 퍼져있어 기분이 좋아졌다.

“손이 든건 뭐지?”

“과일...”

“고마워”

과일을 가져온 은우가 사랑스럽다는듯 웃는 정우의 모습이 은우는 정말 사랑받는 느낌이었다.

정우의 방문이 닫히고 둘은 침대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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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27 15:08 | 조회 : 2,482 목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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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내용없는 화라 죄송합니다...ㅠㅠㅠㅠ 약간의 힐링타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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