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으아..”
머리가 핑 돈다.
집에 돌아오니 텅빈 집안이 나를 반겼다. 아침부터 안좋은 몸이 비명을 질렀지만 다른 식구들을 위해 저녁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를 괴롭히려는 목적으로 작은 형이 가정부를 해고 하였고, 중 2때부터 내가 집안 살림을 다 해야했다.
처음에는 실수도 잦아, 작은 형과 한진우에게 많이 구박 받고 맞았지만, 지금은 숙련된 솜씨를 보여준다.
집에 들어오는 일이 잦은 큰형은 신경을 안쓰는 눈치이고, 외국 회사 지부에 가있는 아버지는 모르신다.
‘오늘 왜 해진이 학교에 안왔지? 진우는 어디에.. 설마.....’
하나의 가정이지만 오늘 학교에 안온 진우와 해진이 같이 있을것만 같아 슬프다.
‘내가 만약에 진우였다면 그와 친해질수 있었을까..’
새 친구를 사귀는데 정신이없어 해진에 대한 생각을 잘 못한 나였다. 주변이 조용해지지 금새 그에 대한 생각에 가득차있는 나를 보며 내 자신을 비웃는다.
‘휴.. 내 처지에 무슨...’
겨우겨우 아픈 몸을 이끌고 저녁을 다 만들었을때쯤, 누군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큰형이랑 아버지였다. 유일하게 나를 사랑해 주신 아버지가 돌아와서 기쁘지만 큰형이 옆에 있어 내색하진 않았다.
하지만 몸은 그리 반응 못했는지 만면에 웃음 꽃이 폈고, 몸은 이미 아버지에게로 달려간 뒤 였다.
와락-
“아버지!! ㅎㅎㅎ 다녀오셨어요??”
살갑게 웃으며 말하는 내가 낯선지 큰형이 옆에서 흥미로운 눈으로 쳐다 봤지만 아버지는 익숙한지 나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어이구, 우리 은우 아직도 애구만ㅎㅎㅎ 잘지냈느냐?”
아버지보다 머리 한개 정도 밑에 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물으셨다.
“네! 이번에는 일찍 돌아오셨네요! 보고싶었어요.”
진심. 아버지에게만 보여주는 진심을 마음껏 쏟았다. 아버지는 나를 떼어 놓으시면서 내 손에 쓸쩍 종이 봉투를 들려주셨다.
“음? 이게 뭐예요?”
“허허 너에게만 주는 선물이다, 들키면 안된다?”
“치.. 그치만 큰형..이 옆에 있어서 벌써 들켰는걸요...”
잘 부리지도 않는, 잘 못 부리는 애교까지 하자, 큰형은 정말로 놀란듯 쳐다보다가 헛기침을 했다.
“인석아! 너 큰형이 얼마나 입이 무거운데! 정 그러면, 형에게도 살갑게 대하려무나. 어째 나한테만 인사를 하고 큰형은 못본척 하니?”
아버지의 어려운 말에 어색한 기분을 참으며 큰형을 쳐다보며 활짝웃었다.
“헤헤.. 큰형..미안해요?... 이거..비밀로 해주세요...”
어느새 빨개진 내 얼굴과 큰형의 당황한 얼굴을 보며 아버지는 기분 좋으신듯 허허 웃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