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교실

반 아이들이 적당히 제비뽑기를 하여 자리를 정하기로 했다. 운이 좋게도 뒷쪽 자리에 앉게 된 나는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안녕? 이름이 뭐야?”

자리를 옮기자 먼저 앉아있는 내 짝이 말을 걸었다. 서글서글하고 다정해보이는 인상의 그 아이는 인기가 많아 보였다.

“...안녕, 나는 한은우야”

낯가림이 심해 얼굴이 금새 빨개지는 나를 보고 싱긋 웃으며 그애가 다시 말했다.

“나는 이효성이야, 잘 부탁해?”

외모와 성격에 잘어올리는 이름을 가진 효성이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주변에 모든 아이들이 자리를 잡았는지 정리된 교실모습이 보였다.


그때 ‘그’와 한진우가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자리, 바꿔줄수 있어?”

무심하게 물어보는, 나는 평생 볼수없을 미소를 가진 그를 보며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

대답을 하려던 차에 옆에 가만히 있던 효성이 내 대답을 끊고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자리가 좋아서 ㅎㅎ”

싱글싱글 웃으며 대답하는 효성을 보며 그는 이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너는 여기에 있어 옆에 있는 애랑 바꿔도 되니깐”

약간 짜증이 나있는 그의 목소리에 오히려 내가 더 안절부절 못하게되자 효성이 굳은 얼굴로 다시 말했다.

“그것도 미안, 우리들은 ‘같이’ 앉고 싶거든 ㅎㅎ”

묘하게 강조가 된 ‘같이’라는 단어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묘했다.

‘... 오늘 만난사인데...?’

어리둥절해있는 나를 뒤로 그둘은 계속 자리문제로 말하기시작했다. 옆에 가만히 듣고만 있던 한진우, 나의 쌍둥이 동생이 짜증을 부리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하... 둘이 그렇게 앉고 싶으면 앞에 두 자리로 옮기는건 어때?ㅎ 짜증나게 계속 이러고 있을수도 없잖아? 나는 이자리 앉고 싶은데 ㅎ”

일방적인 말에 효성도 결국 짜증이 났는지 한진우가 쏘아보며 말했다.

“어이가 없네, 운이 안좋아서 그 자리를 뽑아놓고 바꾸어 달라니; 너무 억지 아닌가? 적당히 해”

정색을 하며 말하는 효성의 인상이 훅 달라지자, 한진우는 움찔하며 무언가를 더 말하려 했지만 결국 그에게 맞춰졌다.

“억지 부려서 미안”

짧게 사과를 하고 한진우를 데리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자 한진우의 앙칼진 목소리와 그의 차분하고 무심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 짜증나! 지가 뭔데 저래”

“하.. 적당히해. 너 억지 부린거 맞아.”

“윽... 해진아ㅠㅠㅠㅠㅠㅠㅠ 미안... 하지만 저 자리에 너무 앉고 싶었다고......ㅠ”

적당히 애교를 섞어 말하는 한진우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해진’은 책상에 엎드려 곧 잠을 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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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01 17:14 | 조회 : 2,679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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