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서열경쟁전(6)

잠에서 깬 사율은 왠지 모르게 중요한것은 잃은 기분이 들어 멍하게 있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열경쟁전이 시작되었다.이렇게 멍때리고 있어서는 안된다.

오늘 아침 역시 아페의 도움을 받아서 사율은 흐트러진것 하나없이 깔끔한 상태였다.

가늘고 살짝 웨이브진 흑발은 원래도 결이 좋았지만 아페의 정성어린 손길로 인해 바람에도 부드럽게 흔날리고 엉키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워졌다.

잡티없이 맑은 상아빛의 뺨은 기대감으로 살짝 분홍빛으로 물들어져있었다.

"[정령왕인 내가 인간의 외모에 홀린건 정말 처음이야.]"

허공에서 나타난 아페가 아직도 잠들어있는 플로리아를 의식해서 인지 조용히 사율에게 말했다.

"전에는 미소년정도 소리는 들어봤는데 여기와서는 아름답게 생겼다는 소리를 많이 듣네요.여기와 그곳의 미의 기준이 다른걸까요?"

"[그곳에서도 미소년 취급받았으면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해.객관적으로 봤을때 뭐랄까 사율 너의 외모는 미소년 정도인데도 쉽게 눈에서 안떨어진다고 해야할까.]"

어딘가 눈을 사로잡는 신비하면서도 위태로운 분위기가 사율에게 있었다.

그것은 인간들이 칭송하는 찬란함과는 거리멀었지만 한없이 깊은 어둠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은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다울수 밖에 없었다.

영원에 가까운 시간을 사는 자들에게 있어서 찬란함은 한순간에 사라질 헛된것에 지나지 않았기에 수많은 상처를 품고 어둠속에서 추락해도 그럼에도 빛을 잃지 않는 그 강함에 끌릴수밖에 없었다.

"흐음,그래요?"

"[그것보다 문밖에 선물이 도착한 모양이야]"

"선물이요?"

아페의 말에 따라서 문을 열어보니 정말 문옆에 내 몸보다 큰 리본달린 상자가 존재감을 과시하며 떡하니 있었다.

상자를 들어봤지만 생각보다 가벼웠다.

옷일려나?

테이블에 올린다음 조심스럽게 붉은색 큰 리본을 풀고 종이상자를 열자 사율의 입에서 절로 감탄이 흘러나왔다.

"우와!"




***

서열경쟁전이 시작되고 마족들의 왕족을 제외한 서열 1위에서 100위까지의 상위급에 속하는 모든 마족들이 마법으로 만들어진 이공간에서 주위를 경계하며 살피고 있었다.

그들중 몇몇은 한명에 인간에게서 눈을 때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그가 아름다웠기에.

눈을 때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검은 제복을 입고 있는 마왕의 총애하는 인간, 사율은 1위에서 100위까지의 레벨의 모든 마족들의 마력의 특성과 능력을 파악하며 빠르게 이 서열경쟁전을 끝낼 전락을 짯다.

[전략이라고 해봤자 전부 부수는거지만.]

이죽거리는 아페의 목소리를 오늘도 사율은 가볍게 무시하며 발밑에서 하품을 하고 있는 레비를 내려다보았다.

"할수있어?"

자신만만하게 사슴을 핀 레비가 자신만 밑으라는듯이 앞발로 사율의 바지를 툭툭쳤다.

물론 먹이라도 탄듯 검은 바지에는 아무것도 묻지않았다.

현재 레비는 마계의 생태계와 일체화 하고있었기 때문에 나와 아페 그리고 레비보다 상위권 존재들을 제외하면 보이지도 않았다.

<그럼 지금부터 마계 서열경쟁전을 시작하도록 하겠다.>

마법으로 커진 목소리가 웅장하게 울려 펴졌다.목소리의 주인은 하나뿐인 왕좌에 앉아 모든것을 오만 내려다보며 살피다가 이내 시선이 나에게 멈추었다.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면서 루시퍼님을 올려다 봤지만 그는 곧 시건을 돌려버렸다.

<살해를 금하며 독의 사용또한 금한다.상대를 전투불가 상태로 만들거나 기권하게 만드는 것이 조건이다.>

삐지셨네.

[정말 그거 뿐이라고 생각해?]

[....다른 이유가 있어요?]

그냥 삐지신것 같은데.

[율,넌 아직도 이곳을 게임속처럼 생각해?그곳에서 봐온 모든 것들만이 저들의 전부는 아니야.]

아페의 날카로운 질문에 사율은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찔 떨었다.

맞는 말이었다.

내가 아는것은 저들의 아주 작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다는것이.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그 말의 끝으로 어디선가 폭팔이 일어나고 그것을 시작점으로 주위에서 마법이 충돌하고 검과 검이 부딪치는 마찰음이 들려왔다.

사율은 지긋이 눈을 감았다.

중요한것은 무엇일까.

우습게도 나는 인간이었다.지극히 이기적인 인간.

상당히 강한 마력을 가진 마족하나가 무방비해 보이는 사율에게 달려들었다.그의 검에는 강력한 마력이 실려있어 평검한 인간이었다면 즉사했을 것이다.

평검한 인간이었다면 말이다.

사율이 가볍게 팔을 들어 올려 손가락을 까딱거자 어느새 사율에 어깨까지 올라온 레비가 사율에게 위협적인 검을 휘두는 마족을 보며 이를 드러내며 울부짖었다.

"캬오오오오오오!"

마계의 이공간은 마계에 속할까 속하지 않을까?

정답은 속한다.

이공간에서 레비의 부름을 받은 무수한 식물들이 순식간에 성장하며 나를 제외한 모든 마족들은 봉쇄,구속하였다.

상황판단이 되지 않은 몇몇 마족들은 멍청하게 입을 벌리고 있었고 몇몇은 경악한 표정을로 사율과 레비를 번갈아가며 보고 있었다.

그들은 뜨거운 시선을 느끼며 사율은 한발자국식 루시퍼의 앞으로 나아갔다.

이윽고 루시퍼의 바로 밑에 도착했을때 루시퍼는 눈에 이채를 뛰운채 턱을 괘고 사율을 내려다보았다.

무거운 침묵속에서 먼저 입을 연것은 사율이었다.

"....이제"

사율이 입을 여는 순간 어디선가 늪처럼 찐뜩하며 칼처럼 날카로운 살기가 느껴졌다.사율은 서둘러 살기가 흐르는 방향을 향해서 등을 돌렸고 아페와 레비는 계속해서 사율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저것은 위험하다고.

"미안하지만 연회는 이제 끝이야."

마력이 담긴 목소리는 듣는 것만으로 등줄기에 소름이 끼치고 식음땀이 날정도로 공포심을 주었다.

높은 곳에서 내려와 순식간에 날 등뒤로 숨긴 루시퍼님이 아니었다면 기절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냐."

날카로운 목소리.생전 처음들어보는 루시퍼님의 차디찬 음성이었다.

"나?"

뚜벅 뚜벅.

여유롭게 식물들을 짎밝으며 다가오는 검은 케이프의 남자는 케이프를 벗었다.

케이프를 벗자 드러나는 그 무엇보다 붉을수 없을것만 같은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

분명한 왕족의 증표였다.

그리고 보이는 하얀색의 스웨터를 보고 사율은 경악을 금치못하였다.

"..너는!"

사율의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며 소년같기도 하고 청년같기도 한 남자는 아름답게 미소지었다.

"안녕."

"...아르윈."

그의 말의 끝나기가 무섭게 모든 마족들을 구속하고 있던 어둠의 정령왕 레비의 힘에 만들어진 식물들이 썩어가며 식물에 구속되어 있던 마족들이 순식간에 고통스럽게 썩어가고 있었다.

안된다.저들중에는 카르멜과 릴리트도 있었다.

현실을 부정하며 고개를 젖는 사율을 보며 남자는 흥미롭다는 듯이 입고리를 올렸다.

배신감이 들었다.

사율은 분명 저 남자에게 친근감이 들었다.

언젠가 또 만날수있으리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셀레었다.

허망함이 분노가 되었고.

분노는 증오가 되었다.

그리고 증오는...

형용할수없는 무언가가 되어버렸다.

"네놈은..."

루시퍼가 입을 여는 순간 뒤에서 느껴지는 소름끼치도록 차갑고 뜨거운 살기에 말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자 무섭도록 가라앉은 눈을 한 사율이 은빛마력의 폭풍을 만들며 서있었다.

"[큰일이다.이봐 마왕!보고만 있지말고 막아야해 저 상태의 율은 위험하다고!]"

"...그게 무슨."

소리냐고 루시퍼가 물으려는 순간 발밑이 차가워진것이 느껴졌다.

정확하게는 모든 땅이.

사율이 한발자국식 그를 향해서 조금식 걸어가자 사율의 닿는 모든것이 얼어붙어 시간이 멈추었다.

"율!멈추어라!"

루시퍼의 외침에 사율은 발걸음을 멈추고 무기질한 눈으로 아페와 루시퍼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막지마.나 아직 정신안나갔어.하지만 막는 다면 정말 내가 정신을 놓을거야.

평소라면 절대로 막았을것이다.하지만 그러지 못하는것은 사율의 눈이 너무나도 이질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사율의 모든것을 알고있는 아페조차 처음보는 눈이었다.

"마력에는 말이야."

가만히 그들은 구경하고 있던 아르윈 입을 열자사율의 은빛눈동자가 남자를 향하였다.

"크게 두가지 종류가있어.알아?"

"몰라."

사율은 대답하면서 얼음검을 만들어 꽉쥐었다.그러자 얼음검에 은빛마력이 담기며 검격이 만들어졌다.

그 루시퍼조차 세번이상 맞으면 치명상을 입을정도로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자랑하는 검격은 사율의 감정을 나태내듯이 날카롭게 울부짖었다.

구슬프게.

하지만 아르윈는 여전히 여유롭게 미소짓고 있을 뿐이었다.

"하나는 주인이 통제력을 잃으며 주인을 삼키는 마력."

그는''''''''몰라''''''''라는 사율의 대답은 무시한채로 말을 이었다.

"하나는 스스로 통제력이되어 주인을 보호할려는 마력이야.사실 두가지 말고 매우드물지만 한가지가 더있기는 하거든."

사율을 가볍게 도약하며 아르윈를 향에 흉흉한 검을 휘둘렀다.

그런 사율의 카날을 그는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서 가볍게 붙잡았다.

"...거짓말."

비현실적인 것에 적응이 빠른 사율이었지만 눈을 의심할수밖에 없었다.

분명 며칠전에 만났을때는 보였는데!

은빛눈동자에 비친 황금빛 글자는 이렇게 떠오르고 있었다.

오류.오류.오류.측정불가.

신에 가까운 아페조차 측정하게 해주는 진혼의 여신의 선물이 경고를 보내며 울고있었다.

그런 사율의 턱을 붙잡게 숨결이 느껴질때까지 가까이 얼굴은 댄 아르윈는 고혹적이게 입고리를 올리며 사율의 귓가에 속삭였다.

"마력 스스로가 주인의 소망을 이루어주기위해서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거지.주위를 둘러봐.엄청나지?"

이제서야 사율은 자작하고 있지 못했던,정확히는 차단하고 있었던 주변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차갑게 얼어붙은 얼음과 눈폭풍.

그리고 썩다말고 얼어버린채 고통에 신음하는 마족들.

"차라리 썩어죽는 것이 더 편했을 것을.네가 억지로 고통스럽게 살리고 있는 거야.단지 네가 죽는것을 보기 싫다는 너의 이기심 하나에."

"....아니야,나는..나는."

있을 곳을 잃은 듯이 사율의 눈동자가 정체없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거렸다.창백하게 질려 흔들리는 사율을 보며 아르윈의 표정에서 미소가 사라진체로 가라앉았다.

이런 모습을 보고 싶었던것은 아니었으나 어쩔수없었다.아르윈은 이 세계가 선택한 영웅을 위한 희생양이자 재물인 악역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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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4-22 19:53 | 조회 : 1,392 목록
작가의 말
블래티

아르윈...네놈의 속내는 나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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