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임하온

12. 임하온

"살려주십시오..!"

난 가차 없이 무릎을 꿇은 남자의 머리를 향해 총알을 쏜다. 머리에 관통한 총알에 의해 남자는 즉사했다. 그런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안도윤은 나에게 다가와 살짝 튕겨 볼에 묻은 피를 손수건으로 닦아주며 말했다.

"보스는 착해서 탈입니다."
"어디가 착해보인다는거지."
"배신자를 고통 없이 죽이는 보스는 당신뿐일 겁니다."
"배신자라해도 내 사람이었으니까. 그리고 내 몸에 손대지마."

볼에 묻은 피를 닦아주던 안도윤의 손을 가볍게 치고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는 신기현에게 다가간다.

"어, 보스? 벌써 끝났.."
"시체 치워."
"네~"

신기현은 이하준이 지하실을 나가고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자 죽은 남자에게 걸어가 나이프를 꺼내 볼을 꾹꾹 찔러본다.

"와, 깔끔하게 죽였네."
"시체 가지고 장난치지마."
"예예~"

기현은 거리낌 없이 시체를 자신의 어깨에 메고 도윤을 지나치며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다.

"은혜 갚으러 온 까치가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면 안 되는 거 잘 알고 있지?"
"시끄러워. 보스께서 시킨 일이나 잘해."
"가질 수 없는 걸 욕심낼수록 너만 힘들어질 뿐이야."

도윤은 주먹을 쥐고 입술을 깨물었다. 기현이 시체를 가지고 나가자 도윤의 휴대폰에 문자알림이 도착한다. 문자를 확인한 도윤은 피 냄새가 가득한 지하실을 나와 자신의 보스가 있는 방으로 향한다.

보스 방에 가까울수록 숨이 막힌다. 조심히 노크를 하고 들어가자 인상을 쓰며 문이 열린 내 쪽을 바라보고 계신다. 속으로 심호흡을 하고 앉아 있는 그 앞에 섰다.

"왜."
"저번에 말씀하신 사람 알아냈습니다."
"말해."

하준은 보고 있던 서류를 덮고 태블릿을 들고 있는 안도윤을 바라본다. 안도윤은 태블릿을 그에게 건네준다.

"이름 임하온, 나이 27살. 저희 라이벌 조직의 간부입니다."
"간부?"
"네. 심지어 그 조직의 보스 양아들이라고 합니다."
"저도 보고 싶은데~"

갑자기 이하준 뒤에서 나타난 신기현은 이하준이 보고 있던 태블릿을 뺏어 화면은 줌인한다. 작았던 임하온의 얼굴이 커지자 신기현의 입 꼬리가 올라간다.

"찾았다. 쥐새끼."

신기현의 말에 이하준은 뒤돌아 그를 봤다. 기현은 자신의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던 CCTV 영상의 남성과 태블릿에 있는 임하온을 이하준에게 보여준다. 이하준의 표정이 안 좋아지자 안도윤이 말을 다시 꺼낸다.

"양아들의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저희 조직에 잠입시킨 모양입니다. 임무수행을 하다가 의사를 만났고, 저희에게 쫓기던 중, 누군가 개입해서 교통사고를 난걸로.."
"알았어. 나가봐. 찾느라 수고했다."

안도윤은 가볍게 인사를 남기고 방에서 나갔다.

"그럼 그때 날 계속 본 이유가.. 내가 보스인걸 알았기 때문인가."
"만난 적 있었습니까?"
"신기현, 나가라고 했을 텐데. 내 말이 말 같지 않나보군."

기현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하준의 책상에 앉는다. 하준은 그런 기현을 짧게 째려본다.

"난 버릇없는 개새키는 버린다고 했을 텐데."
"전 버릇이 없어서도 주인을 무는 개는 아니고 또 누구처럼 보스를 사랑하지도 않고.. 안 그렇습니까?"
"하, 머리 아프게 하지 말고 나가."

기현은 책상에서 일어나 자신의 품안에 있던 나이프를 꺼내 벽에 걸려 있는 다트판에 향해 던진다. 나이프는 순식간에 정중앙에 꽂혔다. 중앙에 꽂힌 나이프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자신의 보스에게 부탁한다.

"보스, 쥐새끼 관련된 일 저에게 넘겨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안도윤이 할거야. 신경 쓰지.."
"도윤이보다 제가 더 믿음직하지 않나~"
"후, 진짜 이유가 뭔데."
"단순히 임하온이라는 녀석에게 관심이 생겨서?"

기현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임하온 사진이 켜져 있는 태블릿을 본다. 하준은 골치 아프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너에게 맡기지 않을 거라며 거절하자 기현은 날카롭게 그를 쳐다본다. 하준은 갑자기 품 안에서 담배를 꺼내 피기 시작한다. 하지만 하준은 기현의 눈빛을 보고 그냥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주인에게 이빨을 보이려고 한다. 신기현."
"크흠.. 그런 일이 있겠습니까~"

하준은 일어나 기현 앞에 서서 덜 피운 담배를 그의 어깨를 이용해 끈다. 기현은 입 속 부드러운 살을 물어 신음 소리를 전혀 내지 않았다. 기현은 입 속에 퍼지는 피 맛에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나대지마. 그러다 훅 간다. 좋아, 안도윤에게 말해둘테니 알아서 해봐. 삶아 먹든 구워 먹든 너 알아서 하라고."

기현은 다트판에 꽂힌 자신의 나이프를 뽑아 품 안에 넣고 방을 나선다. 혼자 남은 하준은 CCTV 영상 속, 은우 머리에 총을 겨눈 임하온을 보며 이상한 말을 한다.

"왜 하필 신기현 눈에 들었을까.. 불쌍한 녀석."

언뜻 보기엔 하준의 말을 임하온을 걱정하는 말이었지만 그의 입 꼬리는 올라있었다.

+ 새로운 인물 소개

이름(나이) - 임하온(27)
외형(키) - 어두운 보라색 머리 ( 177.3cm )
짧은 소개 - 뒷세계에서 유명한 조직의 간부이자 보스 양아들로 주로 나이프를 사용한다.
한 마디만 한다면? - 난 그쪽에게 관심 없다고 몇 번 말하는지 모르겠네. 그만 꺼져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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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2-08 18:26 | 조회 : 2,440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11화 응원 댓글 너무나 감사합니다.. 응원 댓글 하나하나 읽을 때, 울컥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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