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좋아하지 마요

13. 좋아하지 마요

보스의 방에서 나온 기현은 도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도윤은 기분이 안 좋은지 손톱을 깨물고 있었다.

"그만하지? 그러다 손톱 상한다."
"...후우.. 여긴 왜 온 거야."
"임하온 정보 전부 나에게 넘겨. 지금부터 내 담당이야. 보스도 허락 하셨고."
"보스께서? 쯧.."

도윤은 갈색 종이봉투를 기현에게 던진다. 기현은 바닥에 떨어진 봉투를 주워 먼지를 털어낸다.

"아, 거참.. 손으로 주면 좋은데."
"내가 왜."

기현은 도윤에게 다가가 도윤의 턱을 잡아 올려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만든다.

"나에게 화풀이 내지마. 방금 보스에게 한 대 맞아서 기분 썩 좋지 않거든."
"...놔."
"미안미안~"

기현은 두 손을 높게 들며 사과한 후 도윤의 방을 나간다. 그는 갈색 종이봉투에서 임하온의 프로필을 읽으며 자신의 방에 들어가 소파에 누워 천장을 본다.

- 우웅

유리 탁자에 올려뒀던 휴대폰의 진동이 울리고 꺼져 있던 화면이 밝아진다. 안도윤이라는 이름으로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기현은 문자를 무시하려다가 나중에 화낼 도윤의 모습이 떠올라 급하게 휴대폰을 확인한다.

( 안도윤 ) - 방금 전
- 임하온 당담 의사가 강은우씨야. 퇴원했지만 지속적으로 진찰을 받는 모양이야. 정보원 말로는 수, 토요일에 병원 간다고 했어.

문자를 확인한 기현은 소파에서 일어나 턱을 만진다.

"하하, 이거 재밌게 돌아가잖아? 의사선생이 임하온 당담 의사라니."

한편 하준은 서류를 보던 중 손가락이 종이에 베었다는 이유로 은우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으로 가는 동안 상처 난 손가락은 벌써 피딱지가 생겨 배일밴드만 붙이면 됐었다.

작은 상처를 본 은우는 어이없었지만 소독약과 밴드를 가져와 하준의 손을 잡고 상처 난 손가락을 치료한다.

"이 정도 상처는 혼자서 하실 수 있으시잖아요."
"치료해 줄 의사가 있는데, 굳이 혼자 해야 합니까?"

은우는 치료를 다 한 뒤, 소독약을 정리하고 쿠키들을 가져와 하준에게 대접한다. 하준은 포장이 되어 있는 쿠키 하나를 만지작거리다 입을 여는 순간 임하온이 문을 열고 진료실에 들어왔다.

"하온씨, 아직 시간 많이 남았는데 벌써 오셨네요."
"얘기 좀 하려고 일찍 왔는데, 손님이 계셨네요."

하준은 불쾌하다는 표정을 티를 내며 하온을 쳐다봤지만 하온은 그런 하준을 무시하며 은우 앞에 앉는다. 은우는 눈치가 없는지 하온과 이야기 하느라 하준 쪽을 바라보지 않는다.

하준은 손에 들고 있던 포장지에 들어있던 과자를 바구니에 넣고 하온과 은우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하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간부님."

하온의 표정이 한순간에 어두워졌다. 은우는 어두워진 하온을 보곤 급하게 일어나 하준의 팔을 잡아 그를 진료실에서 쫒아낸다.

"제가 따로 연락 드릴 테니 지금은 가세요. 네? 이하준씨."
"....알았습니다."

하준이 나가자 은우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하온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죄송해요. 저 사람 원래 그럴 사람이 아닌데.."
"그나저나 저 남자분이랑 친하신가봐요?"
"네? 아, 아뇨..! 별로 안 친해요.."
"하하, 선생님 당황한다. 아님 좋아해요?"
"....네?"

처음엔 친하냐는 질문엔 아니라고 답을 했고, 두번째 질문에는 쉽게 답을 하지 않았다. 좋아한다고? 내가 이하준씨를?

"안 좋아해요..! 제가 왜 이하.."
"그럼 계속 좋아하지마요."
"네?"
"내가 선생님 좋아하거든요. 제대로된 고백도 못 해봤는데 남에게 뺏기면 그렇잖아요?"
"잠시 방금.."
"잊어요."

임하온씨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다음에 다시 말하겠다며 진료실을 나가버린다. 나는 갑작스러운 고백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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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2-08 18:28 | 조회 : 2,321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11화때 독자님들께 걱정끼친 일도 있구.. 금요일에 못 올린 일두 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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