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연락

05. 연락

지금 나는 왜 이하준씨를 위해 약을 받고, 도서관에 찾아가 몸에 좋은 음식들을 찾고, 아주머니께 부탁해서 만들어 온 나의 행동에 의문을 품던 중, 누군가 내 어깨를 잡고 나타났다.

"신기현씨?"
"여기서 뭐 하십니까. 아까 가지 않으셨습니까?"
"아, 이하준씨에게 이것 좀 줄려고.."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반찬통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들어 그에게 보여주자 그는 왜 이걸 이하준씨에게 주냐는 눈빛을 보낸다. 난 그의 눈빛에 답을 해야만 했지만 나도 모르기 때문에 눈빛을 애써 모르는 척하며 그를 바라봤다.

"주세요. 제가 갖다 드리겠습니다."
"아.."
"왜 직접 갖다 주시려고 하셨습니까??"

그럴 리가. 나는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쇼핑백을 넘겨주고 건물에서 빠져나왔다. 쇼핑백을 받은 신기현은 작은 웃음을 짓고선 휘파람을 불며 이하준이 있는 지하실로 향했다.

"보스~"
"하, 신기현. 왜이리 늦게.. 이새키 가지고 오라는 연장은 안 가지고 오고 웬 쇼핑백이야."
"이거 갖다 달라고 해서 가지고 온 겁니다?"

이하준이 쇼핑백을 받기도 전에 누군가 먼저 가로챈다.

"하? 밥이랑 버섯볶음? 누가 이딴걸 보스에게 갖다 달라고 했어? 보스 버섯 싫어하시는데."
"아까 의사가. 찾아보니까 회복에 좋은 음식들이더라고. 보스! 저 음식 제가 다 먹을까요?"
"....내 책상에 갖다놔."

예상치 못한 대답이 나온 것인지 어리버리한 안도윤과 재밌다는 듯 웃는 신기현이었다. 신기현은 안도윤이 들고 간 쇼핑백을 뺏어 다른 사람에게 갖다 놓고 오라고 말한 뒤, 그들은 검은 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한다.

"아, 강선샌님! 또 어딜 다녀오신 거예요..!"
"왜요? 나 없는 사이에 환자라도 생겼습니까?"
"아뇨. 그건 아니지만.. 아무리 저희가 응급환자를 받지 않는다 해도 갑자기 사라지지 마세요! 걱정된다고요!"
"그래요. 걱정 끼쳐서 미안합니다. 김간호사."

나는 진료실에 들어가 소파에 누워 쪽잠을 자고 다시 환자들의 상태를 보러 다녔다.

이하준씨의 연락이 없는지 무려 일주일이 넘었다. 아니 연락이 안와서 너무 좋지만, 솔직히 잘 먹었다. 고맙다. 이런 인사는 해줘야 하는게 맞잖아.

"잠깐.. 내가 왜 그 사람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거야.."

난 핸드폰을 무음으로 바꾸고 다시 환자들에게 집중했다.

"의서선생님!!"
"꼬마 도련님, 아직 뛰면 안된다니까."
"헤헤, 이거 줄게요!! 맛있어요~"
"우와.. 우리 꼬마 도련님에게 정말 고마운걸??"

한쪽 팔을 깁스를 한 남자아이를 조심히 내 목마에 태웠다. 한순간에 시선이 높아진 아이는 재밌어한다.. 옆에서 어머니께서는 선생님 힘들게 하지말라며 말린다. 난 그저 괜찮다며, 내가 하고 싶어서 하니까 신경 안 쓰셔도 된다고 말한뒤, 아이와 노는데 집중했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무음인채 계속 울리고 있는지도 모른채.

"김간호사, 잠시 집에 다녀올게요. 4시간정도 시간 남았죠?"
"네. 조심히 다녀오세요."

난 의사 가운을 벗고 코트로 갈아입고 나왔다. 내 핸드폰이 의사 가운 주머니에 있다는 사실을 잊은 채로. 신호를 지키며 빨리 달려온 집에 왔는데 예상치 못한 사람이 우리집 현관문에 기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하준씨?"

현관문에 기대선 담배를 피고 있던 그는 내 목소리에 담배를 끄고 마음에 안 든다는 얼굴로 다가왔다.

"장난합니까? 연락 왜 안 받고 지랄입니까? 계약 조항 잊으셨습니까?"

그의 입에서 나온 욕설에 난 저절로 인상이 좁혀졌다.

"연락 안 받아서 미안한데, 왜 욕설입니까. 그렇게 제가 잘못했나요. 이해가 안되는데."

가까이 다가온 이하준씨 얼굴을 보고서야 내가 뭘 잘못 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그의 얼굴에는 작은 상처가 많이 생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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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1-23 22:04 | 조회 : 3,253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시험기간 들어가신 독자님들, 그리고 곧 시험기간에 들어갈 독자님들 모두 화이팅하세요!! 그리고 시험 응원 정말 감사합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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