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의 양면 2화 (PMSJ)


나는 눈을 떴다. 내 방 벽이 보이자 나는 안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침 햇살이 커튼을 통해 퍼지는 듯했다. 나는 침대 밖으로 나왔다.

전날 일을 생각해 보니 수수께끼가 가득했다. 나는 어떻게 집에 무사히 돌아왔는가? 『레드 핸드』는 어떻게 되었는가? 공격을 받았을 때 들린 목소리는 뭐였는가? 다만 마지막 질문은 짐작이 가는 데가 있었다. 나는 내 방 서랍장을 아래서부터 위로 뒤졌다. 그리고 내가 찾던 명함을 발견했다. ××병원에 근무하는 양이훈 의사 명함이었다.

그 선생님과 지냈던 시간을 아직도 떠올리곤 했다. 어린 시절, 나는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양 선생님이 나를 담당하셨다. 그때 내 병은 이중인격이었다. 우리는 다른 인격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인격은 마침내 사라졌다.

''그런데 그 인격이 부활하려는 걸까?''

나는 자문했다. 대답은 나에게는 없었다. 그렇기에 준비를 하고 병원을 향해 집을 나섰다.

××병원까지 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가는 동안 계속 전날 일을 떠올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살아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하며 기억을 떨쳐 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양 선생님이 출근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오전 9시가 조금 안 된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손목을 내려놓으니 익숙한 인물이 보였다. 양 선생님이었다. 나는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시나요?"

나는 선생님에게 물었다. 그러자 양 선생님이 안경을 눌러 고쳐 쓰면서 미소를 지었다.

"당연하죠. 현진석 씨. 맞죠? 무슨 일로 오셨죠?"

우선 양 선생님이 시간이 되어야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나는 지금 시간이 되냐고 물었다. 그러나 양 선생님은 지금 돌봐야 하는 환자가 있어서 점심시간 때 오라고 했다. 그동안 나는 시간을 보내려고 공원으로 갔다.

산책하면서 나는 전날 팀장이 이제 지원은 없다고 한 것이 생각났다. 나는 동전을 꺼내 튕기다 받기를 반복했다. 그러면서 팀장에게 하고 싶은 온갖 욕을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하게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팀장한테서 연락이 왔다. 나는 설마 이 주변에서 팀장이 내가 욕하는 걸 들은 건 아닐까 불안해 하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지장】인가? 할 일이 생겼다네. 사회봉사야. 아동 복지 센터에서 일손이 필요하다 하더군. 12시 반까지만 하면 되는데, 가 줄 수 있겠나?"

팀장이 말했다. 나는 불안감을 내려놓고 알겠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아동 복지 센터로 간 나는 봉사하면서 양 선생님을 기다리는 시간을 보냈다. 병원에 돌아왔을 때 시계는 오후 1시를 조금 넘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양 선생님은 미리 내려와 있었다. 나는 공원에서 산책하며 얘기하자고 제안했다. 우리는 공원으로 갔다.

서로 안부를 묻고 난 뒤 나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우선 어제 일어난 일을 양 선생님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이 일을 다른 사람한테 알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까 비밀로 하라고 당부했다. 양 선생님은 입이 무거운 사람이었기에 나는 양 선생님을 믿었다.

"아무튼 그래서 제 생각엔 어렸을 적에 있었던 다른 인격이 다시 깨어나려는 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선생님을 찾은 거고요."

"그렇군요. 확실히 다른 인격이 깨어나면 생활이 엄청 불편해지겠죠. 그래서 진찰 예약도 없이 찾아오신 걸 테고요."

양 선생님은 웃었다. 나는 바로 사과했다.

"진찰 예약을 안 한 건 죄송합니다. 어제 일 때문에 머리가 뒤죽박죽되어서……."

"괜찮아요, 진석 씨. 아, 그보다 어제 다른 인격이 과연 뭘 했는지를 알고 싶네요, 저는. 진석 씨 얘기대로라면 다른 인격은 『레드 핸드』를 따돌리고 그 미로 같은 곳을 빠져나와 무사히 귀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거니까요. 말하자면 진석 씨를 구해주는 히어로 인격 같은 거네요."

"저보다 더 히어로 같은가요?"

"네. …… 농담이에요. 전 그 인격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니깐요."

양 선생님은 다시 웃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혹시 나중에 시간 나면 진찰 받으러 오세요."

"아, 저 돈이 떨어져서……."

"실험 참가자로서 진찰 받으면 돼요. 무료로 해 드릴게요."

"안 그러셔도 되는데요."

그러자 양 선생님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다시 열었다.

"알겠습니다. 나중에 마음이 바뀌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언제든지 오세요."

우리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나는 양 선생님에게 인사하고 병원을 떠났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사건 신고를 기다렸다. 그러나 한 시간을 기다렸지만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젠장. 실적 올려야 지원을 받든 뭐든 할 텐데."

나는 신고를 더 기다리지 않고 점심밥을 차려 먹었다. 그다음에는 내 방 책상 앞에 앉은 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었다.

책상 위에 있던 자명종이 오후 3시를 가리킬 즈음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이어폰을 귀에서 빼고 현관문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그때 주먹이 내 귀를 스쳐 지나갔다. 나는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뭐야!"

나는 곧바로 뒤로 물러났다.

''강도인가? 아니면 히어로를 노리는 악당? 누구지?''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나를 때리려 했던 사람이 들어왔다.

"뭐긴 뭐야, 심문하러 왔지."

"심문이라고?"

나는 그 사람한테 물었다. 그러자 그 사람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야! 기억 못 하는 거야, 아니면 연기하는 거야? 잘 들어. 우리 보스 『레드 핸드』가 갑자기 사라졌어! 연락도 안 된다고! 근데 어제 네놈을 보스가 신개발구역으로 끌고 갔지. 그래서 생각했어. 분명 네놈이 뭔가 알고 있을 거라고! 그래서 내가 이 신분증에 적힌 주소를 보고 여기까지 온 거야!"

부하는 잠시 숨을 고르게 했다. 침묵이 흘렀다. 나는 불안해졌다.

갑자기 부하가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었다. 나는 재빨리 몸을 돌렸다. 몽둥이는 빗나갔다. 나는 현관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그 부하 동료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었다.

''젠장! 이젠 살길이 없는 건가…….''

내가 그렇게 희망을 잃었을 때였다. 전날, 내가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들린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아, 귀찮아. 이틀 연속으로 히어로 행세를 해야 한다니. 어쩔 수 없지. 도와주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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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1-16 19:19 | 조회 : 1,206 목록
작가의 말
Deemo:Hans

PMSJ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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