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7)

"에디, 그 애와는 최대한 어울리지 말아줬으면 하구나."

에디스의 눈빛 너머로 깊은 슬픔이 보였다.
이젠 기억조차 나지 않는 그녀의 전생(황녀 에디스의 삶)에서 그녀외 어울리지 말라는 소리를 수없이 들었었다.
어쩐지 익숙하면서도 괴로운 느낌에 에디스의 고운 미간이 찌푸려졌다.

"에디? 우리 딸, 어디 아픈 거니?!"

영상석 너머로 아모르가 걱정스러워하는 것이 보였다.
에디스는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빠르게 저었다.
그리고 평상시처럼 웃어 보였다.

"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그럼 다행이고......에디, 아빠 말을 들어주렴. 그 애와 어울려봤자 너에게 좋을 건 없단다."

아모르는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한 표정으로 에디스를 바라보았다.

"그치만 그 아이가 나쁜 건 아니잖아요. 저는 그 아이와 친구가 되고 싶은 걸요......"

싸늘한 기운에 에디스의 목소리는 점점 땅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그래. 우리 딸은 참 착하구나."

체념한 비테의 목소리에 에디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에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허락하마."
"여보......!"

아모르가 비명처럼 소리쳤다.
그녀의 눈빛에 약간의 원망이 스며들었다.
비테는 그걸 애써 모른 채 하며 말을 이었다.

"곁에 있고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건 허락하마. 하지만 그 아이에 의해 네가 위험해진다면 아빤 그 아이를 용서하지 못 해. 알겠니, 에디?"

용서하지 못한다는 말 대신에 죽여버릴 거란 말을 쓰려고 했으나 여린 딸이 놀랄까 두려워 말을 순화했다.
좀 더 강하게 반대하지 못한 것에 대해 비테, 자신은 언젠간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딸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잘 선택한 것 같았다.
딸 아이가 항상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했다.
아이를 위협하는 자가 있다면 비테와 아모르가 부모의 이름으로 처리하면 될 일이었다.
부모인 자신들이 가시밭길을 걸을 테니 딸인 에디스만큼은 꽃길만 걸었으면 했다.
인간이었을 때 힘들었던 만큼 많이 웃어줬으면 했다.
그런 그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아모르는 처음 그를 불렀을 때를 제외하곤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체념한 듯한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디, 우리 아가. 괴롭히는 아이가 있다면 이 엄마에게 말해 줘! 엄마가 혼내줄게!"

에디스가 태양처럼 환한 미소를 띠우며 "네!"라고 힘차게 대답했다.
그렇게 에디스는 비테와 아모르에게 친구, 알렌을 허락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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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1-18 12:22 | 조회 : 1,128 목록
작가의 말
달님이

알렌의 나이를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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