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아이

뱀과 결판을 낸지 8개월이 지난 어느날,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전유환씨 맞죠? 지연주 산모님이 지금 병원에...]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했을때 분만실로 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살짝 웃더니 입모양으로 속삭였다.

'돈 준비했지?'

그 모습에 난 다리에 힘이 풀리고 말았다. 그걸 알 리없는 주변 의료진들은 날 일으켜 세우며 산모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한다. 난 그저 뱀이 낳는 나의 아이가 안전하길 바랄 뿐이다.

"지연주 산모님 보호자 되시죠? 지금 상황이 심각해요."

"그게 무슨..."

"아이를 인큐베이터에 넣어야..."

아아.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영문도 모르겠는 종이에 사인을 하고 아이가 다른 방으로 옮겨지는 것을 보았다. 난 천천히 지연주의 병실로 향했다.

"야"

그녀가 나를 보자마자 한 말

"10001234XXXXXXXX"

"?"

"내 계좌번호. 입금해."

당신이라는 여자는 끝까지 자기 자신을 짐승으로 깎아내려야 후련한걸까?

돈을 입금한 후에 지연주는 감쪽같이 사라졌고 난 매일매일 병원에 찾아와 아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저 사람이 애아빠래. 지난주부터 매일매일 왔던거 기억하지? 생긴건 어리게 생겼는데..."

지나가면서 수근대는 간호사들의 말은 무시하고 싶었지만 어려웠다. 그럴때마다 네가 나의 유일한 위로였던 것을 어린 넌 몰랐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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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후

"유환! 오늘 소개팅-"

"안한다고 이 미친 놈아"

"아니!! 왜! 네가 가야 누구라도 관심을 갖는단 말이야!"

"유승이 아쿠아리움 데려가기로 했어."

"그까짓거 오주협 시켜!"

"유승이 오래 살거다. 그런 말하지마."

전유승이 세상밖으로 나온지 어느덧 4년. 난 2년 휴학을 해서 아직 대학생이고 유승이는 어느새 어린이집 갈 나이가 되었다.

"그럼 유승이 데려갈까?"

그 말에 훅한 소개팅광 김현수는 유승이와 함께 가겠다는 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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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어머, 세분 오신다고 들었는데, 아닌가요?"

"한놈 오는 중이에요. 안 오겠다는 거 겨우 설득해서 데리고 온거거든요."

"그런데 주협씨 너무 매력적이게 생겼다~ 여자친구 없는거 맞아요?"

하하호호 웃으며 떠드는 사람들을 보며 난 살짝 후회를 하면 들어섰다.

"어! 여기야 여기!"

여자분들은 나를 처음에는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나의 오른손에 잡혀있는 손을 보기 전까지는...

"사실 저녀석... 싱글대드에요."

그리고 그녀들의 표정은 실망감으로 가득해졌다. 유승이를 보기 전까지는...

"안냐세여! 전유틍이에요!"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인사하는 유승이에게로 그녀들의 시선뿐만아니라 직원들의 시선까지 집중 되었다. 뭐 그럴만도 하지...

"꺄아아!! 완젼 귀여워!!"

인정하긴 싫지만 지연주가 보통 외모가 아니었기에, 그리고 나 또한 자랑하려는 건 아니지만 못생긴 얼굴은 아니다. 유승이는 참 운좋게 두 얼굴의 장점들의 집합체다.

"눈 완젼 크고 똘망똘망해!"

그건 지연주 닮은거

"얼굴 진짜 주먹만한거... 실화냐?"

그건 나 닮은거

"세상에... 패션 너무 귀여운데?"

그건 내가 입힌거. 아무튼 내 딸이지만 유승이는 참... 미워할 수 없는 아이다.

"사정이 있어서 오늘 같이 있게 되었는데... 괜찮죠?"

"당연하죠!"

그리고 소개팅이 유승이의 재롱잔치로 끝났다는 것은 안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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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9-16 05:42 | 조회 : 1,092 목록
작가의 말
넘나조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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