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 빼빼로데이

원래 살던 세계에서 이 기념일이면 친구, 가족, 애인 모두가 아끼는 사람에게 빼빼로를 주는 빼빼로데이가 문득 생각났다.

원래 세계에서 살아갔을 땐 아끼는 사람에게 빼빼로를 주는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른 세계에 와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빼빼로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쪽 세계는 빼빼로라는 과자가 없으니 내가 직접 만들어야만 했다. 결국, 요리장님께 재료만 부탁하고 모두가 잠든 밤에 홀로 부엌에서 불을 켜고 빼빼로 만드는 데 집중했다.

"초콜릿 녹이는게 진짜 일이구나."

많은 초콜릿을 녹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중탕에 계속 저으며 녹여야 했고, 그로 인해 팔이 점점 저려왔다. 초콜릿이 다 녹자마자 요리장님이 준비해주신 막대 과자를 가져와 예쁘게 부었다. 빼빼로 오리지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괜히 뿌듯해진 나는 으쓱거리며 토핑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토핑을 할 화이트 초콜릿을 다시 녹여 예쁘게 그려 토핑을 마쳤다.

"맛있으려나.."

종이가 깔린 바구니에 많은 빼빼로를 넣었다. 대충 봐도 대략 250개는 넘어 보였다. 저 많은 빼빼로를 다 만들었다니, 내가 생각해도 대견한 거 같다. 바구니를 들고 부엌을 나섰다. 다행히 아직 해가 뜨지 않아 몇몇 고용인들을 제외하곤 보이지 않았다. 난 눈에 띄지 않게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앉아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해가 뜨고 잠시 후, 고용인들은 자신들이 해야 하는 일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난 문을 열고 내 방문을 지키고 있는 리암에게 아침인사과 함께 빼빼로를 건네줬다. 리암은 빼빼로를 받고 고마움을 표했고, 나는 맛있게 먹는 라암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있을 때 멀리서 셀라가 걸어오고 있었다.

"준님? 벌써 일어나셨.. 어라 웬 과자에요?"
"빼빼로. 맛있어. 나가 직접 만든거야?"

리암과 셀라를 시작해서 정원을 가꾸는 고용인, 청소하는 고용인, 성을 지키는 기사 등, 성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빼빼로를 건네줬다. 그들 모두 내 앞에서 맛있게 먹어줬다.

마지막으로 황자들에게 주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황자들은 나를 기다리고 있던 모양인지 한 명도 밥을 먹고 있지 않았다. 미안해진 나는 바구니를 들고 그들에게 하나씩 나눠줬다.

"이상한 과자네."
"이상한 거 아니거든요?? 내가 만든 건데.. 이안은 먹기 싫음 내놔요. 내가 먹을 거야."
"이상하기 생긴 과자랬지. 먹기 싫다고는 안 했다."

처음 보는 과자에 이안은 조심히 빼빼로를 먹기 시작했다. 그 뒤로 유진과 윌은 말이 괜찮냐고 물었고 이안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윌은 바로 입에 넣어 먹었지만 유진은 의심하며 먹었다

"에.. 뭐야 맛있네."
"유진은 맛 없을 거라 생각했나보네요?"
"...아냐!"

나는 유짐을 무시하고 다들 먹었는데, 아직 먹지 않고 손에만 들고 있는 노아에게 다가갔다.

"저기 노아?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되요."
"아니.. 그냥 먹기에 아까워서. 열심히 만든거 다 봤거든."

사실 노아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오늘따라 일찍 눈을 뜬 노아는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부엌을 지나가야만 했기에 부엌을 지나가던 중, 늦은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불이 켜져 있는 걸 본 노아는 수상하게 여겨 부엌에 조용히 들어갔었다.

"열심히 만들었으니까 먹어줘야죠. 안 그래요?"
"응. 나중에 만드는 방법 알려줘. 만들어줄게."

그날 이후, 사벨라 제국에서는 빼빼로와 빼빼로데이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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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1-12 20:15 | 조회 : 1,658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원래는 IF.편으로 끝나야하지만 아쉽기도 하고 어제가 빼빼로데이였으니까, 급하게 연재한거라 내용도 짧고 재미없게 느껴졌을지도 몰라여.. 죄송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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