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준이가 원래 세계로 돌아간다면?

- IF. 준이가 원래 세계로 돌아간다면?

"루나."

달밤 아래에서 신의 이름을 부르자 뒤에서 장미 향이 났다. 루나가 나타났다. 난 뒤돌아 그녀를 쳐다봤다. 루나는 싱긋 - 웃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결정 내리셨나요?"
"...돌아갈래요."

내 대답이 생각지도 못한 대답인지 루나는 한 번 더 물어봤다. 정말 돌아갈 거냐고. 하지만 내 대답은 아까와 똑같았다. 내가 이 세계로 잘못 온 거면 이 잘못된 걸 바로 잡아야 한다.

"...알았어요. 준, 당신을 이 세계로 끌여들려서 미안하게 생각해요."

루나는 눈을 감고선 알 수 없는 말을 하자 내 발밑에 마법진이 생겼다. 마법진을 보자 이젠 정말 이 세계와는 끝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준, 눈 감고 다시 뜨면 원래 세계에서 일어날 거예요."
"...지금 감으면 되나요?"
"감고 싶을 때 감으면 돼요."

난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황자들이 나타나주지 않을까, 하고 하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눈을 감자 몸은 점점 깊게 들어갔다. 어느 바닥에 도착해 눈을 뜨니 이상한 천장이 보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교복을 입고 있는 동생이 보였다. 동생의 이름을 부르자 자신의 볼을 꼬집었다.

"작은..오빠.."
"윤..아.."
"거짓말.. 오빠 진짜 깨어난 거야? 진짜냐구.."

내 손 등에 링거가 있는 걸 보니 여기는 병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병실 문이 열리고 엄마가 들어왔다.

"윤아, 이제 그만 집에 가렴. 내일 학교 가야지. 준이는 엄마가 지킬 테니... 준아!!!"
"엄마.."
"그래. 엄마야. 엄마 알아보겠어?"

엄마는 병실을 나가 의사분을 데리고 들어오셨다. 의사 선생님은 간단한 진찰, 몇 가지를 한 뒤, 생각보다 좋은 나의 상태에 놀라며 이 정도면 금방 퇴원할 거 같다고 말씀하신 후, 병실을 나섰다.

"엄마.."
"어, 어어 왜? 뭐 줄까? 뭐 줄까."
"...그냥..엄마가..잘해주니까..기분 좋아서.."

그냥 한 말이었는데 엄마에겐 아니었는지 나에게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신다.

"앞으로.. 앞으로 잘하면 되니까..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사과하지 마요.. 응??"

난 처음으로 엄마의 손을 잡았다. 엄마는 내 손을 뿌리치지 않고 오히려 내 손을 놓지 않으려고 하셨다. 그런 우리 모습이 질투 난 모양인지 옆에 앉고 있던 동생이 반대 손을 잡는다. 처음으로 가족의 손을 잡아 서로 민망하고 어색해 하고 있던 중 병실 문이 열리며 서류가방을 든 형과 잠옷 차림으로 온 누나가 들어왔다.

"뭐야.. 큰 오빠 해외 출장이라며?!"
"해외 출장이 중요해?? 준아, 괜찮아?"
"준아..!! 누나가 미안해.."
"...풉..푸흐.."

내 웃음에 병실은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잊고 있었다. 여기가 황자들이 있는 곳이 아닌데, 웃어버렸다.

"어..왜, 왜 웃었냐면.. 나 걱정해주.."
"웃어도 돼. 마음껏 웃어."
"...응.. 아, 근데.. 아빠는..?"

아빠는 보기 싫었는지만, 가족이기때문에 찾았다. 그러자 엄마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아니, 모두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엄마는 내가 교통사고가 나자, 수술을 하기 위해 아버지께 말했지만 아버지는 자기 자식이 아니기 때문에 도와주지도 않았다고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정말로 날 호족으로부터 뺏기 때문에 이참에 엄마와 아버지가 이혼했다고한다.

분위기가 우울해져, 가족들 눈치를 보고 있던 중 누나가 눈치 보고 있는 날 발견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너 일어나면 주려고 옷들 많이 샀는데, 퇴원하면 입어보자! 진짜 잘 어울릴거 같아."
"아, 준아 너 뭐 좋아해? 형이라는 사람이 동생이 좋아하는 거 하나도 모르고 있더라.. 아님 하고 싶은거라도."
"..나는...내 생일때.. 같이.. 케이크.. 먹고 싶어.."

내 말에 엄마는 울먹거리면서 내 손을 잡고 그러자고, 외식도 하자고 말한다. 그 뒤로 형은 해외출장으로 어쩔 수 없이 병실을 나섰고, 누나와 동생도 내일 직장(학교)을 가야하기 때문에 병실에는 엄마와 둘만 남았다.

"생각보다 환자분 회복이 빠르시네요."
"정말요? 그럼 언제쯤.. 퇴원.."
"퇴원 가능하십니다. 보호자분 오시면 퇴원하세요."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심각한 부상이 아니였는지,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원래 세계로 돌아온지 2주 정도 지날쯤 퇴원을 했고, 오랜만에 집에 왔다. 아니 처음으로 새 집에 왔다.

"준아, 너 방은 저기 앞에 있는 방이야."
"네. 짐 주세요."
"그래. 어서 들어가서 쉬어."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새집이라 모든게 다 바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대로였다. 과거 하루종일 앉아서 공부했던 책상, 잠을 자라고 둔 침대가 아닌 가방과 교복을 뒀던 침대까지 모든게 그대로였다.

하지만 오늘부터 달라졌다. 난 짐들을 문 앞에 두고 침대에 바로 누웠다.

"좁다.. 계속 큰 침대 써서 그런가."

침대는 2인용이었지만 너무나 좁게 느껴졌다.

"준아, 밥 먹어."
- '준님!! 식사 하실 시간이예요!"

퇴근한건지 누나는 내 방에 들어와 밥 먹으라는 말을 했다. 머릿속에는 누나라는걸 알고 있는데 셀라가 떠올랐다. 알게 모르게 나는 이미 다른 세계에 익숙해져 있었다.

"준아?"
"아, 지금 나가. 누나 언제 왔어?"
"방금 왔어. 지금 오빠랑 윤이 오고 있대."

저녁은 그동안 못 먹었던 갈비찜, 달달한 갈비찜임에도 불구하고 먹었다. 엄마는 내가 달달한 음식을 싫어하는지 모르니까 그냥 먹었다.

요리장님은 알고 있는데.. 내가 싫어하는 음식들이랑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준아, 맛 없니..?"
"네? 아뇨! 엄청 맛있어요."

엄마와 요리장님을 비교한 거 같아 엄마와 눈을 마주치기 어려웠다. 결국 저녁을 다 먹을때까지 엄마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난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병원에서 가져온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캐리어를 열고 옷을 정리하던 중, 익숙한 걸 발견했다. 너무나 익숙한거라 보자마자 괜히 마음 한구석이 아파왔다. 난 그걸 들고 침대 옆, 탁자 위에 올려뒀다.

"얼음꽃은.. 여기에 두자."

이게 왜 캐리어 안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번처럼 소중히 간직할거다.

원래 세계로 돌아온지 1년이 지나 그들에 대한 기억이 점차 사라질때쯤, 형과 산책하던 중에 길고양이를 만났다.

"형, 길고양인데 무늬가 표범이야."
"그러게. 신기하네."
"...형 우리 얘 데려가면 안되?"

길고양이는 표범 무늬를 하고 있었고, 처음 만난 날 주인마냥 애교도 부리는 모습이 꼭 루크를 닮아 이 아이를 데려가고 싶었다.

"그래. 이름은 생각해둔게 있고?"
"응. 가자, 루크."

난 집에 돌아가기전 사료를 사갔다. 루크를 집에 데려오자마자 씻긴 후, 내 방에서 사료를 줬고, 루크가 먹는 갈 확인하고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열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다른 세계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쓰기 했고, 그 소설을 인터넷에 올렸다. 사람들은 내 소설이 재밌다며 찾아온 덕분에 내 소설은 빠르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사람들은 모를것이다. 이 이야기는 실화였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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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1-12 20:14 | 조회 : 2,051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외전은 저번편으로 끝났어요. 셀라가 죽은걸로 끝났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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