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화. 공작

- 53. 공작

"왜 내 말 안 들어. 알았다며."
"그.. 죄송합니다.."
"저번에도 죄송하다, 앞으론 내 말 잘 듣겠다며. 나한테 한 약속은 약속이 아니야?"
" .... "
"준아, 대답. 대답해야 내가 다음 말을 하지."
"..그냥.. 너무 궁금해서 그랬어요.."
"웬만한 일들은 다 허락하고 싶어. 근데 내가 허락 안 하는 이유가 있으니까 안 하는 거야. 앞으로 내 말 안 들으면 이대로 안 끝낼 거야."
"네.."

노아에게 크게 혼나고 며칠이 지났다. 나 때문에 중단된 귀족 회의는 며칠 후에 다시 시작됐다. 이번 귀족 회의 때도 몰래 내가 참석할 거라 생각했는지 노아는 날 방에 나오지 못하겠다. 감시자, 리암과 로운과 함께.

"으음.. 저기 리암?"
"뭐 필요하신 거라도 계십니까."
"들어줄 거예요?"
"준이 원하신다면."

회의가 늦어져 방에만 있는지 4시간째. 점점 갑갑하다고 느껴진 아주 잠시만이라도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로운과 리암 둘 중, 그나마 내 부탁을 잘 들어주는 리암에게 나가고 싶다고 표현을 하자 묵묵히 듣고 있던 로운은 표정 없이 나갈 생각도 하지 말고 얌전히 앉으라고 말한다.

"새는 좋겠다.. 밖에서 날아다니고.."
"......"
"나비도 좋겠다.. 개미도.. 지렁이도.. 심지어 땅, 하늘까지!"
"그, 래도 안됩니다."

이것도 안 통하다니.. 통할 줄 알았는데. 결국 귀족 회의가 끝나기 전까지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귀족 회의가 끝났다는 고용인의 말에 6- 7시간 만에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나는 귀족 회의가 열렸던 회의장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귀족들은 전부 나왔는지 조용했다.

"언제 나오려나.."
"선택하는 자, 아닙니까?"
"...어.. 그때 아카데미.. 헙, 죄송해요."
"아카데미라.. 그렇게라도 절 기억해주셔서 이 늙은이는 감사할 뿐입니다."

전부 나온 줄 알았는데, 단 한 명만이 남아 있었나 보다.

"인사드리겠습니다. 로히트백작입니다."

공작, 셀라에게 들어본 적이 있다. 유일하게 황족과 대립 할 수 있는 귀족. 그러기 때문에 사벨라에선 단 하나의 동작만이 존재한다고 그랬는데, 그분 저분이었다니.. 어쩐지 뿜어나오는 오로라가 장난 아니었어..

"저는 강준이라고 합니다.."
"오, 특이한 성과 이름을 가졌군요? 쉽게 외울 수도 있고.."
"하하, 넵.."
"잠시 시간이 괜찮으시면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아.. 괜찮아요.."

공작님은 내 뒤에 서있던 로운과 리암에게 눈짓을 하자 로운과 리암 둘 다 우리와 떨어진 후, 뒤돌아 우리 쪽을 보지 않았다.

"무슨 얘기를..."
"누굴 선택하실지 생각하셨습니까?"
"...아뇨.."
"그렇습니까.. 선택하는 자, 점점 민중들이 황실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황실의 권력도 귀족들에 의해 약해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당연히 모르는 질문을 해, 당황했다.

"평민과 귀족들을 이끌어가는 황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건, 하루 빨리 황제를 선택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앞으로 한달내로 선택하셔야합니다."
"내가 빨리 선택해야하는지 잘 알겠는데 왜 그렇게 빨.."
"황실에게 맞설려는 귀족세력이 나타났습니다. 이 늙은이가 막고 있어 황자님들께 피해가 가지 않지만.. 언제 약해질지 모르겠습니다."

공작님은 나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뒤, 돌아섰다.

"로히트백작? 아직도 안가고 여기서.."
"노아! 뭐야 왜 혼자 나와요? 이안이랑 유진, 윌은요?"
"..아직 안에. 준아, 나 대신 나오라고 전해줄래."
"아, 알았어요!"

노아는 준이를 공작과 멀리 떨어뜨린 후, 공작을 경계를 하며 입을 열었다.

"무슨 얘길 나눴지?"
"허허, 이 늙은이가 선택하는 자에게 이상한 말을 했을까 걱정됩니까?"
"어."
"별거 아닙니다. 다만, 한달 뒤에 선택을 해달라 청했을 뿐입니다."
"그걸 왜 준이한테!!"

노아가 화를 내자 공작 또한 목소리를 높혔다.

"민중들의 황실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는 거, 노아 황자님께선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로히트..!"
"제발, 황자님들에 대한 이 늙은이의 걱정을 생각해주세요."
"...걱정은 잘 알고 있지만, 다음부턴 조심하도록."

사람들에겐 이렇게 알려져 있을것이다.

공작, 황실에게 유일하게 대립할 수 있는 존재이자 황제의 권력에 위험이 되는 귀족이기 때문에 사벨라 제국에선 단 하나의 공작집안이 존재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황실과 공작 둘 사이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실은 반대였다. 공작은 그 어떠한 귀족집안보다 황실에 대한 충심이 강한 집안이었다. 황실에 위험되는 자들은 황실 모르게 없애며, 그들을 위해 항상 희생 해왔다. 황실을 위해 목숨을 받친다는건, 공작집안에선 명예로운 일이었다.
32대 백작, 로히트의 손자 또한 황실을 위해 목숨을 받쳤다. 하지만 그 누구도 황실에 대해 원망을 하지않았다.

6
이번 화 신고 2018-10-24 21:58 | 조회 : 1,700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지각도 모자라서.. 댓글답변 못 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예상치 못하게 일이 생겨서 해결 하느라.. 변명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아요ㅠㅠ 정말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ㅠㅠ!!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