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귀족회의

- 52. 귀족 회의

드디어 귀족 회의가 열리는 날. 귀족 회의는 오후부터 하는지 점심시간이 지나자 몇몇 익숙한 사람들이 들어왔다. 직접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연회 때와 노아, 이안의 생일파티 때 본 얼굴이었다.

황자들에게 들키지 않게 평소에 입지 않은 어두운 계열의 복장과 셀라가 준비해둔 긴 장발의 가발, 가짜 콧수염까지 완벽히 변장을 한 뒤, 윌과 함께 들어갔다. 원래는 황자들이 가장 늦게 들어오지만, 윌은 나 때문에 먼저 들어가 다른 황자들을 기다렸다.

"노아황자님, 이안황자님, 유진황자님 오셨습니다!!"

윌과 나를 마지막으로 닫혀 있던 문이 열리며 황자들이 들어왔다. 노아, 이안, 유진 모두가 날 지나칠 때 수상하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지만, 그때마다 윌이 시선을 돌려줬다.

"그럼 회의를 시작하겠다."

황제가 없기 때문에 황제의 자리에는 제 1 황자, 노아시 앉아 회의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자 귀족 중 가장 연세가 많아 보이는 사람이 입을 열었다.

"평민 아카데미를 하나 더 만들까, 생각합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황자님 차라리 귀족 아카데미를 만드는게 더 이득입니다!"
"귀족들은 아카데미를 다니지 않아도 마력을 쓰는 법과 공부를 할 수 있네. 하지만 평민들은 아니야. 돈이 있어야만 공부할 기회를 얻는단말이세."
"공작님께서 평민을 아끼시는 거 잘 알고 있지만, 더 많은 평민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준다면 큰일 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안건은 평민 아카데미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묵묵히 듣고 있던 유진은 노아에게 진지한 얼굴을 말을 꺼냈다.

"공작의 말에 동의합니다. 마력을 쓰는 법을 제대로 모르는 평민들 사이에 폭주하게 되어 사망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아카데미를 하나 더 만드는게 좋을 듯합니다."
"그건 황실 재산을 알아본 뒤, 정하도록 하지. 다음 안건."

와.. 진짜 멋있다. 노아뿐만이 아니야. 처음으로 참석한 이안, 웃지 않고 진지하게 귀족들의 안건을 듣는 유진, 내 옆에서 의견을 내는 월까지. 모두가 내가 보지 못한 모습들이었다.

"황자님. 빈민가에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났다고합니다."
"빈민가에서 폭발?"
"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니라 현재도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제 새벽에도 폭발이 났답니다."

빈민가라면.. 시장에서 좋지 않았던 일을 겪었던 그 곳을 말하고 있는건가? 아님 다른 곳? (9화 참고)

"준, 시장 쪽 빈민가 말고 다른 빈민가를 말하고 있는겁니다."

빈민가 위치가 궁금하고 있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윌은 조심히 귓속말로 알려줬다. '빈민가'가 또 있다니...

"사망 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파악한 시체수만해도 2백명이 넘습니다."
"시체들만 치워."
"폭발 원인은 찾을까요."
"빈민한테 그런 호의를 베풀어야 생각되나?"

지금 노아가 뭐라고.. 빈민이라는 이유로 그 사람들을 도와주지 않겠다는 말이야?

"노아! 빈민이라는 이유로 안 도와주는게 어디있어요?!"
"...준?"

윌은 갑작스럽게 일어나 노아에게 따지는 내 모습을 보며 안절부절하고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겠다.

"빈민가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해서 빈민이 됬겠어요? 아뇨. 황실에서 그들을 방치해서 그런거예요. 노아도 알잖아요. 조금만 도와줘도 빈민을 없앨 수 있다는 걸. "
"누가 준이를 데려온거야. 강준, 넌 내말이 우습.."
"잔소리는 나중에 들을테니까 다시 생각해줘요."
"선택하는 자?"

어느 한 귀족이 날 알아보자 적막했던 회의장은 한순간에 소란해졌다. 노아가 인상을 쓰며 조용히 하라했지만 귀족들은 자기 할 말만 하기 바빠 듣지 못했다. 노아의 눈치를 보고 있는 중, 한 귀족이 나에게 다가왔다.

"선택하는 자께선 어느 황자님을 선택하실 생각이신지?"
"..네?"
"노아황자님이신가요?"
"그게 무슨.."
"아니 비켜보게. 크흠 이안황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진 황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택하는 자! 윌 황자님은.."

귀족들은 어느새 자신들이 따르는 황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나에게 어필을 한다.

아아, 셀라랑 노아말대로 참여해서 좋은 거 없다는 뜻이 바로 이런 뜻이었나보네.

"다들 정숙하게나. 황자님들 앞에서 체통도 못 지키는데 감히 귀족이라 말할 수 있겠나?"
"...큼.."

계속 소란스럽자 나이가 제일 많아 보이던 사람이 귀족들을 말렸다. 노아는 자리에 일어나 내 손목을 잡고 문 앞으로 걸어갔다.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너네 세명 따라와."

노아와 내가 먼저 나가자 다른 황자들은 급하게 일어나 뒤쫒아 나왔다. 아직 안 닫힌 문 사이로 회의장을 보자, 귀족들을 말렸던 사람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나도 똑같이 손을 흔들어주다 뒤쫒아온 이안과 눈을 마주쳤다.

"뭐하냐? 너 앞 일 걱정 안되냐? 노아 녀석 엄청 화나보이는데."
"아.."

난 조용히 손을 내리고 노아가 서길 기다렸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곳에 도착하자 뒤돌아 날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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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10-22 17:47 | 조회 : 1,690 목록
작가의 말
하얀 손바닥

그냥 오늘따라 2편 올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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