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화 전쟁

- 08. 전쟁

나 심심해요- 라고 내 얼굴에 적혔는지 옆에 앉아 있던 윌이 맛있는거라도 먹으러 가지 않겠냐며 유혹을 한다.

"노아.. 나 윌이랑 맛있는거.."

"윌이랑? 왜 하필 윌이랑 아니.. 그래. 다녀와."

"응 고마워요. 윌 우리 가요..!"

묘하게 노아랑 윌은 사이가 안 좋아 보여. 노아의 눈치를 보면서 윌이랑 맛있는 음식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달달한 음식 밖에 없네.."

"달달한건 싫어하나요?"

"싫어하다보다는 좀 먹기 싫은거라.. 아! 그럼 싫어하는 건가?"

엄마는 항상 시험기간때마다 나를 제외하고 다른 형제들에게 달달한 간식들을 챙겨줬고 내 생일때는 케이크 촛볼도 못 불었다. 나 혼자 생일을 축하했으니까. 중학교 올라가서부터 홀로 축하하는게 쪽팔렸던 나는 단 한번도 내 생일때 케이크를 먹어본 적이 없다.

"전 달달한거 좋아합니다."

"진짜요? 의외다.. 아니 죄송해요..!"

"아뇨. 그런 말 많이 들었습니다. 의외라는 말."

"그럼 마카롱 좋아하세요?"

"네. 하루에 두세개은 꼭 먹어야합니다."

어쩐지 갑자기 마카롱 달라고 하면 항상 주더라. 윌이 마카롱을 좋아해서 요리사분들이 미리 준비를 해두는 거구나.

"아 마카롱 있다. 자 먹어요!"

"먹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응? 아, 그래요. 아"

"맛있다! 고마워~ 준!"

"에 그거 윌에게 줄려고 했던"

"으응? 나 줄려고 했던거 아니였어?"

갑자기 나타나 윌에게 줄려고 했던 마카롱을 먹어버린건 유진이었다. 어디서 나타난건지, 가만보면 이 사람은 불쑥 불쑥 나타나서 심장에 안 좋단 말이지.. 유진이 이곳에 있다는 건 노아 혼자 있다는 뜻인데. 우리가 앉아 있었던 곳을 보자 역시 노아 혼자 그 곳에 앉아 있었다.

"노아는 안 심심한가.."

"노아형님은 이런 자리에 익숙해~ 신경쓰지마!"

"왜요?"

"현재 황제폐하를 대신 하는 사람은 노아형님이시니까 이런 자리에 익숙하죠."

그러고보니 어제 노아가 황제 일을 하고 있다고 그랬었지. 그럼 안 힘든가? 혼자 그 무거운 짐을 업고 있으면 힘들고 외로울 거 같은데. 유진과 윌이 다른 사람들 즉, 귀족들에게 둘려 쌓여 빠져 나오기 힘들어 보일때 난 포도주스로 보이는 주스를 두개를 들고 노아에게 다가갔다.

"노아. 목 안 말라요? 마실래요?"

"고마워. 근데 왜 벌써 돌아온거야. 음식이 맛 없어?"

"맛있어요! 그치만 노아랑 떠드는게 더 재밌으니까.."

"예쁜 말만 하기는."

"예, 예쁜 말 할려고 했던건 절~대 아니에요!"

괜히 민망해진 나는 포도주스를 벌컥벌컥 마셨다. 어라 좀 쓴 거 같기도 하고.. 아닌가? 끝맛이 좀 쓴 거 같은데. 직접 포도를 갈아서 만들어서 그런가? 그래도 달달하면서 쓴 맛이 느껴져서 맛있네.

"노아 이거 맛있어요!"

"그래? 이거 하나 더 가져와."

맛있다는 내 말에 노아는 자기 뒤에 있던 신하에게 포도 주스를 하나 더 가져오라고 시켰다. 신하는 가지고 온 포도 주스를 나에게 건네줬고, 난 그걸 받아 마셨다.

"준. 그거 술인거는 알고 마시는 거지? 얼굴 빨간데."

"..술? 움.. 포도주스 아니였어?"

"일어나. 방에 돌아가자."

"왜.. 이거 조금만 더 마셨다가 가자~"

술? 그럼 이거 포도와인인가? 아아 어쩐지 쓴 맛이 느껴진다!했다. 술이라는 거 생각보다 맛있네. 나중에 노아한테 또 달라고 그래야지.

"안돼. 준아 일어나. 연회는 끝났어."

"치이.. 그럼 나 나중에 또 줘!"

"알았어. 알았으니까 어서 일어나."

"진짜지? 약속해! 도장도 찍구! 꾹! 복사두!!"

나만 몰랐을거다. 많은 사람들이 내 흑역사를 보고 있다는 걸. 난 이 세계에 온 뒤로, 흑역사 생성을 많이 하는 거 같다. 일어나는 노아를 보고 나도 뒤따라 일어났는데 술 기운 때문인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다행히도 넘어질려는 날 노아가 잡아줬다.

"준! 괜찮아? 어지러워?"

"노아 얼굴이 두개야 두개!"

"그래도 잘생겼겠네."

"아닌데? 못생겼는데~ 푸핫 진짜 못생겼어."

"하하, 정말? 못.생.겼.다.니.. 참 재밌네 하하하."

억지로 웃고 있는 노아는 준이를 부축하며 연회장을 나갔다. 그러자 연회장에 있던 유진과 윌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노아에게 못생겼다고 웃으며 말하는 준이가 대단하다고 느꼈다. 사실 노아는 준이가 생각하는 착한 사람은 아니였으니까.

"노아형님, 준에게 진심인가봅니다."

"왜? 너도 준이에게 진심이야?"

"네. 반했다랄까요. 그러면 유진형님도 아닙니까?"

"황제 그런거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고 싶어졌어. 황제라는거~ 나도 황제 가능하잖아. 안그래 아우야?"

그날 밤. 준이만 모르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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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23 23:24 | 조회 : 2,07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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