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화. 이안

- 06. 이안

이상하네. 지금 쯤 셀라가 들어와서 날 깨워야 하는데 안 깨우네. 나야 좋지만.. 오랜만에 늦잠이나 잘까. 옆이 따뜻하다. 루크가 침대 올라왔나. 침대 올라오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루크으.. 침대 올라오지 말라니까.."

"그 고양이가 침대까지 올라와? 혼내줄까."

"...노아?!"

에?! 노아가 어째서 내 침대에 있는 거지? 노아는 아까 전부터 깨어 있었는지, 자고 있는 내 옆에 책을 읽고 있었다. 설마 나 어제 노아 앞에서 울다가 지쳐 짐든 거야?

아.. 흑역사 진짜...

"...요."

"응?"

"나가라고요...!"

"어, 어어.."

노아는 소리친 내 모습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읽던 책을 덮고 방문을 열고 나간다. 난 방문을 열자마자 베개를 치면서 말했다. 아니 소리쳤다.

"아아악! 내 흑역사아아!!"

"...풉 귀엽기는.."

노아는 밖으로 나가자 대기하고 있던 셀라에게 간단한 아침과 약을 준비해서 그에게 갖다 주라는 말을 전한 후, 자신은 자신의 집무실로 향한다.

"흐어어엌, 셀라 나 어뜨케에에."

"준님 왜 그러세요? 어디 아프세요?! 주치의 부를게요!!"

"그런 거 아니야! 괜찮아! 정말 괜찮아...!"

날 진심으로 걱정하는 셀라 덕에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리고 노아에게 어떻게 말하면 노아는 어제의 나를 잊어줄지 생각해보았다. 협박? 아니, 그에게 그런 방법을 쓰다간 역으로 내가 협박 당할 수 있어.

"...셀라! 있잖아 노아 지금 어디 있어?!"

"노아 황자님이시라면 집무실에 계실 거예요. 왜요?"

“나랑 노아에게 가자! 나 데려다줘.”

“주치의님께서 한 동안 가만히 있.. 알았어요..”

고마워 셀라. 넌 정말 좋은 애야. 난 문 밖에 날 지키고 있던 기사에게 기대서 노아의 집무실로 걸어갔다. 붕대로 칭칭 감은 다리로는 좀 무리였을까. 슬슬 아파오기 시작할 쯤 노아의 집무실 앞에 도착했다. 그러자 안에서는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노아황자님..!"

"난 그에게 말했어. 선택하는 자가 나타났다고."

"이안.."

"그만하지? 서신을 분명 전했고, 그걸 보고 성에 올지 안 올지 선택하는 사람은 이안이야. 그 얘기 할거면 그만 돌아가."

이안?? 그러고 보니 전에 노아가 4명의 황자 중 한 명을 선택하면 된다고 그랬던 거 같은데. 지금까지 3명의 황자들 밖에 보지 못했어. 나머지 한 명은 이안이라는 사람인가? 왜 이안을 보지 못했지? 이곳엔 없는 걸까? 한 시녀가 노크를 한 뒤, 내가 왔다고 말하자 노아는 문을 열고 여긴 무슨 일이냐며 묻는다.

“아, 그러니까.. 어제 일 잊어 달라고..”

“내 품에서 울었던 일?”

“노아...!!”

“오, 이분이 바로 그 유명하신 선택하는 자군요.”

노아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공은 중년으로 보이는 한 남자였다. 귀족인 듯 보인다. 깔끔한 옷과 비싸 보이는 장신구들을 보아 귀족으로 보였다. 난 그에게 인사를 하려고 고개를 숙일 차례 일때 쯤 노아는 저 남자에게 인사 할 필요 없다며 날 자신의 뒤로 숨긴다.

“허허, 저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중년 남자가 나가자 노아는 다시 날 쳐다본다.

“..노아 잊어줄 거죠?”

“잠시만, 너 그 다리로 여기까지 온 거야?! 그러다가 심해지면 어쩌려고!”

노아의 잔소리가 시작 된지도 무려 4분이나 지났다. 이젠 귀가 따가워질 정도다. 여기서 어떻게 나가지. 나갈 방법을 찾자 뒤에서 누군가 날 껴안았다. 누군지 뒤 돌아보자 역시나 유진이었다. 윌은 이런 짓을 안 하기 때문에 단번에 알아차렸다.

“노아 형님! 준이는 제가 데려 가겠습니다~”

유진은 붕대를 감은 내 발을 보고 날 일명 공주님 안기로 날 안은 뒤, 자신의 방으로 데려왔다. 내 방도 무지 크다고 생각했는데, 내 방보다 2배 아니 3배로 큰 방을 보고 입이 벌어졌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유진이 소환한 동물들 외에도 페어리들 또한 많이 있었다.

“얘가 준이라는 아이구나?”

“어머 애기 같아! 귀여워~ 유진! 너랑 잘 어울리는데?”

한순간에 내 주변으로 모여든 페어리들. 페어리들은 유진을 통해 내 이야기를 들어봤는지, 계속 내 옆에서 떠든다. 자기가 상상했던 이미지와 똑같다. 유진을 황제로 선택할거냐. 원래 페어리들이 말이 많나? 하지만 아리아는 말이 많은 편이 아닌데.

“다들 그만~ 준아, 여기 앉아.”

유진은 나에게 따뜻한 차를 건네줬다. 김이 모락모락 났지만, 많이 뜨겁지는 않았다.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다가 노아 집무실에서 들었던 ‘이안’이 생각나 물었다.

“네가 이안을 어떻게 알아.”

“네..? 아까 들었어요.. 유진은 뭔가 알고 있죠..?!”

“글쎄, 잘 모르겠는걸.”

이상해. 유진은 분명 알고 있는 눈치야. 그런데 왜 대답을 피하는 거지? 이안이라는 사람을 알면 안 되는 존재인가? 나는 이안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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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23 23:11 | 조회 : 2,19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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