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 말해줘야 알지

찬이에게 위로를 받고 난 지훈이에게 연락을 해보았다. 역시나 받지 않아 이대로 정말 헤어질까봐 두려웠다.

"하, 어두운 생각하지말자 우리가 왜 헤어져"

며칠째 연락도 받지 않고 숙소에도 없다. 혹시 내가 모르는 스케줄이 있나 싶어 다이아 공식 블로그에 들어가 스케줄을 확인 해보아도 여전히 스케줄은 없다. 그 뜻은 날 피한다? 이렇게 피하면 어쩌라는지 모르겠다. 지훈이는 정말 나와 헤어지고 싶은게 아닐까, 라는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난 충동적으로 지훈이에게 문자를 보내버렸다.

- 전에 때린 거 정말 미안해. 그건 정말 백번 사과할 일이야. 근데 이렇게 계속 피하고 얘기를 안 하면 어쩌자는 거야. 헤어지고 싶다는 뜻이야? 오늘 방송 끝나고 숙소 갈 거야. 근데 그때도 없으면 헤어지자는 뜻으로 받아 드릴게.

헤어지자는 뜻으로 받아 드릴게. 는 너무 극단적이었나? 아니야. 이 정도로 해야 지훈이가 날 만나줄 거 같으니까 괜찮아. 오늘 방송이 끝나고 몇 분 안 되는 거리를 10분이 넘게 걸어 지훈이 숙소 앞에 도착했다. 긴장된다. 안 열어주면 어쩌지. 헤어지자는 문자에 적지 말걸.

후회된다.

"....들어와요"

비번을 알고 있지만, 난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고 보니 지훈이 숙소 초인종은 처음 눌러본다. 초인종을 누르고 얼마 안 돼서 지훈이가 문을 열고 들여보내줬다. 다행이다. 문을 열어줬어..난 문이 굳게 닫혀 있을까봐 무서웠는데..

"왜 바닥에 앉아요.. 차가우니까 소파에"

"아니 괜찮아 앉아봐 우리 할 얘기 많잖아"

"...네"

지훈이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울었는지 지훈이의 예쁜 그 두 눈은 빨개져 있었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막상 지훈이를 보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밥은? 밥은 먹었어?"

"아직이요.. 오늘은 안 먹으려고요.. 봄님은? 봄님은 밥 먹었어요?"

"내 방송 안 봤구나.. 나 아까 먹방 찍고 왔는데"

"...아"

방송 안 봤구나. 상관없다. 난 그걸 물으러 온 게 아니니까. 얘기 하자. 이새봄.

"말해봐. 무슨 일인데 그러는 거야. 말해줘야 알지"

지훈이는 한동안 말을 안 했다. 내 눈 또한 피하기 바빴다. 나중에는 그저 바닥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천천히 기다리자. 아직 시간 많이 남았잖아.

"대표님.."

대표님? 지훈이 소속사 대표님 말하는 거겠지. 근데 대표님이 왜?

"들켰어요.. 봄님이랑 연애하고 있는 거.. 몰디브 때 찍혔어요, 다행히 그 기사분이 돈만 원하셨고, 돈도 큰돈이 아니라 잘 마무리 됐어요...."

들켰구나. 큰일이네. 매니저도 아니고 소속사 대표에게 우리 연애 들켜서. 그래서 마음고생하고 있던 거야? 대표님께서 헤어지라고 하셨나?

"허락해주셨어요. 감당 할 수 있으면 연애해도 된대요"

"다행이다... 허락 해주"

"팬들 사이에서 봄님 얘기 나오고 있어요. 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지훈이는 한 블로그를 보여줬고, 거기엔 내 얘기가 나와 있었다. (40화 참고)

팬들에게 우리 연애를 들킨 건 아니었지만 눈치 챈 댓글들과 좋은 말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쁜 말들 또한 가득했다. 당연하다. 세상에는 좋은 말들만 있는 게 아니니까. 좋은 말이 있으면 당연하게도 나쁜 말도 존재 하는 그런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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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08 08:14 | 조회 : 1,816 목록
작가의 말
하얀 발바닥

전 빨리빨리 오해를 푸는게 좋은 사람이라, 지훈이와 봄이 사이에 생긴 오해는 뻘리 풀 예정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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