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 실수



요즘 들어서 지훈이가 불안해 보인다. 솔로앨범을 내면서 1위도 하고 상도 받았는데, 대체 어떤 걱정이기에 기뻐하지도 못하는걸까. 내가 물어봐도 지훈이는 대답을 피하기 바쁠 뿐, 나에게 말하지 않는다.

"민수현 있잖아, 지훈이 방송국에서 무슨 일 있어?"

"아니 왜?"

"..아니 그냥"

방송국에서 일하는 수현이에게 물어봐도 소용없는 대답이다. 지훈이는 날 못 믿는 걸까? 아님 싫어졌나? 아니야. 그럴 일 없어.

"지훈아! 이제 와?"

"봄님 여기 무슨 일이예요?"

"그냥! 오랜만에 숙소에 오는 거니까~ ...아 싫어?"

"그럴 리가요 완전 좋아요 뭐하고 있었어요?"

싫어하는 눈치는 전혀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싫어졌다는 건 아니라는 뜻인데.. 역시 날 못 믿는 게 맞는걸까.

"지훈아 요새 무슨 일 있어?"

"..아뇨 왜요? 요즘 계속 1위해서 너무 기쁜데~"

"거짓말. 나 못 믿어서 말 못하는 거야? 혹시 모르잖아 내가 도움이 될지.."

"그런게 아니예요!! 봄님이 힘들테니까! 어떤 누가 자기 걱정 때문에 자기 애인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겠어요?! 난 싫어요! 나 때문에 봄님이!!"

- 짝

난 어이없고 화나서 지훈이의 뺨을 때리고 말았다.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고, 나도 모르게 때린 거라 당황했다. 나도 이렇게 당혹스러운데 지훈이는 얼마나 어이없을까. 나는 지훈이를 때렸다는 사실에 손이 떨렸다.

"지훈아 그게 아니라"

"오늘은... 돌아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미안..미안해 진짜 미안해.. 지훈아"

"혼자 있고 싶으니까.."

무섭다. 아무 표정도 짓지 않는 지훈이가 무서워. 사과해야 하는데, 아프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지훈이의 표정이 무서워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말았다. 내 외투도 입지 않은 채. 도망친 곳은 집이 아니고 우리 집 앞에 있는 놀이터.

그네에 앉아 지훈이에게 다시 돌아갈지 생각하는 중이었다.

"이 날씨에 패딩 안 입고 다니네"

"안 춥나봐.. 아님 쫓겨났나?"

그래!! 나 쫓겨났다. 그래서 어쩔 건데. 짜증나.. 내가 때린 건 잘 못했지만..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훈이가 잘못한 점을 못 찾겠다.

"봄아!! 여기서 뭐해?! 감기 걸려!"

"..찬아 나 어떡해? 헤어지면 정말 어쩌지?? 싫..은데, 조아하는데.. 흐으 헤어지기 시러, 흐아어아엉"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찬이. 외투도 입고 있지 않는 내 모습을 보고 자기 롱 패팅을 벗어 날 입힌 후 주머니에 있던 핫팩을 흔들어 내 손에 꽉 쥐어준다. 그런 모습에 괜히 날 걱정해주던 지훈이가 생각나 서러웠다. 헤어지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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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08 08:08 | 조회 : 1,910 목록
작가의 말
하얀 발바닥

봄이가 서럽게 우는 거 보니까, 미안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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