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한 여름의 밤(Ver. 지훈)

내 뒤를 쫒아오는 봄님을 보자 강아지 같아 봄님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님은 올라오면서 아파트가 신기한지 고개를 가만히 두지 못하고 주변을 구경하느라 눈을 바삐 움직였다.

"들어와요"

"시원해!!"

봄님 격한 반응 처음 봐. 문자 줄때 에어컨 틀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봄님은 신발을 벗고 들어오자마자 에어컨을 안아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봄님 그러다 감기 걸려요 이리와요"

"아직 더운데..."

"아이스티 타줄게요 복숭아? 레몬?"

"복숭아"

얼음을 동동 띄운 아이스티를 가져오자 그제야 차가운 에어컨에서 떨어져 나에게로 왔다.

"우리 집 오기 잘했다는 생각 들죠?"

"응 진짜 시원해~"

"이번 여름동안엔 우리 집에서 지내도 되는데"

"고맙지만 사양할게"

역시나 거절 할 줄 알았어. 봄님은 남에게 피해 주는걸 싫어하는 사람이니까. 봄님의 더위가 조금씩 사라지자 난 봄님이 잘 곳을 정리했다. 내 침대이긴 하지만 대다수 자는 건 쇼파라 상관 없었다.

"어..여기서 나 혼자?"

"네 봄님 혼자"

"너는?"

"아 전 자주 소파에서 자거든요"

"이렇게 넓은데 그냥 여기서 같이 자자"

그렇게 말하면 나 못 참는대. ?? 뭘 못 참는다는 거야.

하, 욕구불만이네. 봄님 상대로 이상한 생각을 하고.

"지훈아?"

"아..죄송해요"

"뭐가?"

"...그냥"

봄님 이상한 생각을 해서 죄송해요.

서로가 침대를 양보하자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을 택했다. 가위바위보. 다행히 내가 이겨 봄님을 침대에 자게 할 수 있었다. 난 봄님이 밤에 자다가 더워 할까봐 방에 설치된 벽걸이 에어컨을 틀고 나왔다.

새벽 3시. 물을 마시러 잠에서 잠시 깼다. 물을 마시고 다시 잠을 청하려고 했지만 봄님이 걱정되어 내 방문을 열었다.

혹시나 바뀐 잠자리에 잠을 못 자지 않을까..라는 걱정.

하지만 봄님은 아주 아주 잘 자고 있었다. 에어컨을 약하게 틀었어도 차가운 바람이 계속해서 나와 방 안은 추웠다.

"어으.. 춥다. 에어컨 꺼야겠다"

"으음..."

"아 죄송해요 나 때문에 깼"

"더워어.."

봄님은 덥다며 이불을 발로 차자 티셔츠를 벗은 건지, 아무것도 입지 않은 봄님이 나왔다. (바지는 입고 있어요><)

난 깜짝 놀라 다시 이불을 덮어주자 봄님은 짜증을 내며 이불을 침대 아래로 던진다. 난 다시 에어컨을 틀고 이불을 덮어준 다음 도망치듯 밖으로 나왔다.

"...에어컨 틀었는데 왜이리 더워.."

다시 자려고 소파에 눕으면 계속 생각나는 그 야한(?) 봄님의 모습을 애써 잊으려고 할수록 더욱 뚜렷.. 아니 더 야한 봄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하 이러다 이 나이에 몽정 꾸겠네"

결국 난 제일 끝 쪽에 위치해 있는 작업실로 들어가 작곡을 시작했다.

차라리 일을 하면 생각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정말 다행히도 작곡을 시작하자 점점 봄님의 모습이 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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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6-21 20:45 | 조회 : 2,318 목록
작가의 말
하얀 발바닥

우음.. 지훈이의 그 불만을 얼랑 풀어줘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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