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훈이와 알고 지낸지도 4달이나 지났다. 솔직히 말해서 지훈이는 유명한 아이돌이라 짧으면 2주 길면 한 달정도 연락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오래 연락하며 지낼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아 더워..”
“선배 점장님이 아메리카노 한잔 마셔도 된대요!”
“...해달라는 거지?”
“선배가 해주신 아메리카노가 최고죠!”
“알았어 손님 좀 받아줘”
갑자기 더워진 탓에 에어컨 없이는 하루를 버티기 힘든 날씨로 바뀌었다. 집엔 전기 요금이 덜 나오는 벽걸이 용 에어컨이 있지만, 여름에 틀면 배로 나오는 전기 요금 탓에 나는 창문이란 창문을 다 열고 잔다. 그래도 더위와 땀 때문에 푹 잠을 잘 수 없다. 특히나 생방송 할 때는 집이 지옥으로 바뀐다. 컴퓨터 본체가 돌아가면서 열기가 나오기 때문에.
<짱구는옷말려> - 봄님 더워 보여요ㅠ 에어컨이라도 틀고 방송해요ㅠㅠ!
<초코우유♡♡> - 더위 때문에 얼굴이 빨개졌어요..
<아담> - 무리하다가 쓰러지는거 아니예요?!
“선풍기 틀어서 괜찮아요. 그리고 쓰러질 정도로 저 약하지 않아요. 걱정마요”
물론 거짓말이다. 선풍기를 강풍으로 틀면 내 목소리가 바람 소리에 묻힐거고, 약풍으로 틀면 너무 약하고 그렇다고 중간인 미풍으로 틀면 약간씩 느껴지는 시원함에 결국 에어컨을 틀까 두려워 책상 밑에서 열심히 부채질 중이다.
“제 걱정은 그만해요~ 본론으로 넘어가요 우리 그래서 커버 곡 후보 정하죠.”
<인생 부질 읍다> - 봄님 목소리는 워낙 예뻐서 어떤 곡을 커버해도 다 어울려서..
<천랑이> - 음.. 항상 저희들이 원하는 곡 해주셨으니까 이번엔 봄님이 원하시는 곡!!
“아, 그럼 그.. 다이아 곡들 중에 하나만..”
<케이> - 다이아는 타이틀 곡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수록곡이 더 좋아요
<nic69266659> - 헉 맞아요! 수록곡 중에 진짜 좋은 노래 있는데!
<졸리다...> - 별이 내리는 밤 하셨으니까..
<리히트_LICHT> - 정규 1집에 있는 하얀집도 괜찮아요!
아, 지훈이다. 수록곡이 더 좋다는 말은 자신이 작곡, 작사한 곡을 커버를 해달라는 거겠지?
인터넷에 들어가 케이라는 이름을 치자 많은 노래들이 나왔다. 저 많은 곡들을 전부 혼자 작곡, 작사한거다. 다음 커버 곡을 정하고 생방송을 마치자 대기하고 있었다는 듯이 지훈이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응 지훈아”
- “오늘 덥다는데, 괜찮겠어요? 아까 방송에서도 땀 나던데”
“응응 괜찮은”
- “그러다 봄님 열사병 걸려요”
“푸흡.. 에이 낮도 아닌데 무슨 열”
- “나 숙소에서 나와서 혼자 자취하고 있으니까 여기로 와요 주소 보내줄게요”
“뭐? 저기 지훈아”
결국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어버린다. 정말 지훈이 번호로 자신이 지내고 있는 숙소 주소와 함께 협박같지 않은 협박도 왔다. 그 협박 때문이라도 지훈이 집에 갔어야했다. 늦은 시간이라 택시를 타 으리으리한 숙소 앞에 도착했다. 정문 앞엔 모자를 깊게 쓰고 있는 지훈이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린 날 발견 한건지 모자를 벗고 나를 향해 밝게 웃었다.
“아, 진짜 오셨네”
“그런 문자 보내면 와야 하잖아..”
“덥죠? 에어컨 틀고 나와서 지금쯤 시원할 거예요”
<지훈이가 새봄이에게 보낸 문자들>
-서울시 폭스구 하얀동 발바닥아파트 103동 1901호
-봄님 오실 때 까지 저 잠 안 자고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물론 정문에서 기다립니다.
-아, 그러고 보니 내일 스케줄 있어서 푹 자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