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역시 우리 딸이야! 귀엽다니깐~"

이 한마디와 함께 아버지는 바람처럼 사라젔다.

현재 물의 정령왕은 부재중. 아직 지훈이는 한국에 머물러 있다.

나는 그래도 방관자 생활다짐을 지켜야 하므로 아무도 없는 곳에 궁처가 있었다. 역시…아빠 눈치 짱.

하지만, 역시나도 서류량은 미치도록 많았다. 내 키의 10배는 넘는 폭풍서류량이었다.

"아니, 이거 끝낼 수는 있는 양이야?"

끝낼 수 있으니까 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 나는 서류내용을 훑어보았다.

"대부분 물의 정령왕 부재…에… 이건 주신이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주신의 서류가 왜 여기 있지? 설마…떠오르는 의문에 나는 사악한 기운을 뿜었다.

"아버지.…맞을래? 나 태어난지 10분도 안됬거든요?"

그길로 나는 보통은 '아빠', 화날 때는 '아버지'라고 불러 주신에게 눈치보고 튀라는 경고를 해주었다.

그리고…현재.

"나른해…"

신이 된지 정확히 39시간하고도 14분 26초가 된 시각. 나는 모든 일을 때려치려고 했다.

현재 땅바닥에 누워있는 이 소녀는 아무생각 없는 1인이다. 절대로 '내'가 아니다.

(강력한 부정은 긍정)

"사람(신)이 살면서 어떻게 신나는 일이 하.나.도 없냐고!!"

짧은 팔다리를 앙증맞게 흔들어대던 나는 씩씩거리며 소리쳤다.

현재 열불을 내며 온갖 방정을 떠는 이 소녀는 주신 다음으로 태어난 마신 카노스나 저주와 형별의 신 엘뤼엔보다 훨씬 강한 신이었다.

그러다보니 여러 소문이나 관심이 쌓일까봐 귀찮아서 단지 비밀로 된 것뿐.

"난 몰래 숨어서 혼자서 서류 처리나 하고오오! 이렇고 안 미치는 신있으면 내가 자살한다아-! 망할 아버지!"

허공에 대고 마구 외쳐댔다. 그래봤자 듣는 사람 없지만.

"나는! 이 부조리한 곳에서 벗어나겠다!"

당당하게 선언한 나는 내 트윈테일로 묶은 머리에 느낌표 표시를 띄우며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잣말로 외쳤다.

그때, 이마에 새겨져있던 주신의 문장이 빛나기 시작했다.

[갖다오라고! 우리 딸! 돌아오면 서류폭탄인거 알지?]

진짜 아빠, 어린이날 선물로 아빠 패기 기회권 100회 안되려나? 개다가 문장을 이마에 대놓고 주면 어쩌자는 거? 앞머리로 대충 문장을 가린 나는 대충 유희에 갈 채비를 했다.

"그래, 놀러가자~! 일단 놀러가고 보는 거야!"

아빠가 예전에 준 신력제어구를 귀에다가 걸고, 자 이제 유희에 갈 시간! 나는 서류폭탄에서 벗어났다.

놀러가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방관만 할 생각이었다.

정말이라고!!

***

현재 이곳은 인간들이 사는 곳. 나는 스왈트 제국에서 나만의 유희를 즐기는 중이었다. 신분은 평민.

물의 정령왕이 없어서 심한 가뭄이 들고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었다.

나는 금발의 소녀와 함께 고아원에서 살고 있다. 일단 금발 소녀의 친구로, 고아원 동기이다. 우리는 현재 어린아이들! 내 외형은 분홍색 트원테일이지만 중간중간의 하늘색 머리카락은 없애버렸다. 눈에 띄면 망하니깐!

"어이! 이거 좀 가져와!"

"네!"

아주머니의 부탁에 나는 빨래통과 장바구니를 들고 달려갔다.

"거기는 물 좀 길어와."

"네."

이리저리 치이는 고아원 아이들. 하인처럼 일하고 있었다.

"나, 나갈래."

금발 소녀는 당당하게 말했다. 어쩌면 고아원에서 나가기 싫은 것이 비정상일 수도 있다.

우리 생각을 해봅시다! 고아원에서 일 시키고, 구박하고, 난리 치고, 밥안주고, 답답하고 추운 바닥에 자고. 확실히 편하지 않는 생활이긴 했다.(내겐 신세계였지만)

"그럼 나도 같이 나갈 거야!""

"응!"

마음을 다잡은 두 꼬마(한 명은 1살도 안됨.)는 고아원을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은밀하고 위대하게. 한밤중에 고아원 탈출을 성공했다.

근데…

"우리 이제 뭐하지?"

"그러게.."

우리는 갈 곳이 없어 떠돌았다. 길거리를 방황하고 또 방황해서 집 찾아 구걸하고, 거지되서 길거리에 누워보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앞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한 용병이있었다.

이 사람도 금발이었다.

"안녕, 난 휴센이야."

길거리에 앉아 거지꼴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순간, 머릿속에 멘붕이 울렸다. 휴센?!! 그럼! 내 옆의 금발 소녀, 내 친구는 쉐리이다.

벌써부터 원작파괴를 하고 있었어!

일단 우리는 휴센에게 거두어졌다. 인생 망한 거 같아… 나 구경의 여신인데..이래도 되는거야?!

시작부터 방관자의 삶은 고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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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5-23 07:51 | 조회 : 2,352 목록
작가의 말
안엘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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