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루오는 카를로덕에 에반에게서 벗어났다.

몇번인가 숨을 가다듬더니 아무일 없었다는듯 안색이 좋아져 카를로도 안심했다.

"깜짝놀랬어요. 하마터면 가랑이 사이를 차버릴 뻔했"

"뭐라고?"

"황태자님께 조금이나마 위해를 끼칠뻔했다는 말이에요^.^"

저쪽세계 발언이 뛰쳐나온 루오는 바로 말을 정정했다.

'크흠... 쪼금 주의해야겠어.."

어째서인지 이몸에 오고나선 죽기전 자주 사용했던 신개념 욕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

신랄한 욕으로 주위사람들을 셧다운시켰던 그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욕만없는 말빨이랄까.

나도모르게 순화시켜서 나오는게 그때마다 은근 놀라지만 뭐 이렇게되면 나야 좋은거지 하고 넘어갓던 건이다.

지금도 별로 상관은 없지만 방금일로 살짝 조심하게된 루오는 또다시 뇟속을 지나가는 '긴타마'를 순화한 언어를 되새겼다.

*주의* *애니 은혼 아님*

이게 이렇게도 되는구나.. 앞으로 이 언어순화 능력으로만은 안되는 단어들을 주의해야겠다.

"루ㅇ"

"엘버스 공자님."

"네?"

"폐하께서 부르십니다."

시녀장으로 보이는 인자한 주름의 여성은 루오를 황제폐하에게 안내하기위해 온듯 했다.

"슈베르트 공자님도 함께입니다."

둘다 부르다니 무슨일일까, 곧다로 황제의 앞에 올라온 둘은 인사부터 했다.

""황국의 태양을 뵙습니다.""

"그래. 오랜만에 뵙는군. 분명 저번 짐의 탄생연회때 한번 얼굴을 비추었었지."

"예. 지금 이자리에 직접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하!! 그런 인사는 됫네. 난 자네들이 너무 다른사람들이여서 가까워지는데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했지만..."

황제가 녹안으로 둘의 팔짱과 그것에 거리낌없는 두 사람들을 보며 살짝 미소지었다.

"뭐, 늙은이의 쓸데없는 걱정이라 보면 될것일세. 둘 다 마음껏 즐기고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겠어."

"예."

순식간에 지나간 짙은 회색머리 황제는 그렇게 나빠보이는 사람은 아니였다.

"이제 슬슬 모두 돌아가는군."

카를로의 말이 맞았다. 눈이 내리기 전에 저택이나 호텔로 이동해야 이동이 빠르고 편하기때문에 더 추워지기 전 떠나야했다.

"근처의 호텔에 예약을 넣어라."

"그럴필요는 없어요."

루오의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또다른 목소리.

뒤를돌아 얼굴을 확인하니 낮익은 얼굴이 루오를 반겼다.

"형!!"

바로 카를로를 때어버리고 라오에게 달려갓다.

"잘 지냈어?"

"네!"

키차이때문에 위를 올려다보며 말해야했지만 쓰담쓰담을 받을 수 있으니 상관없다.

저번에 봣을때보다 조금 커서온 라오는 가장 먼저 축하부터 해줬다.

"아버지에게서 들었다. 축하해."

"응!"

"....칫"

카를로는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안드는지 뾰로통해선 둘에게 다가갔다.

"처음뵙겠습니다. 루오의 '약혼자'인 카를로 슈베르트입니다."

"이쪽이야말로 그동안 인사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루오의 '하나뿐인 형'인 라오 엘버스라 합니다."

서로 맞잡은 악수에서 심상싀 않음을 느낀 루오는 라오에게서 슬쩍 떨어져 다시 카를로에게로 붙었다.

"그, 그럼 오늘은 집에서 보내도 되나요??"

"그래. 오랜만이기도 하니 집에서 함께 오붓한 시간 보내자꾸나."

"네!"

라오의 말투가 맘에 안들었지만 뭐 루오가 행복하다면 됫지.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준 카를로였다.

***

루오는 오랜만에 온 집의 향기에 축 늘어졌다.

정원사 아저씨도 변함없었고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는 하녀시녀들도 여느때와 같았다.

그리운 집의 향에 빠져있을 즈음, 카를로는 옆에있는 못마땅한 녀석이 계속 거슬렸다.

"에이~ 그런눈으로 친우를 바라보는 인간이 어디있니? 자, 웃어 웃어!"

연신 스마일을 카를로에게 외치는 이 방정맞은 사람은 에반이였다.

"저리가라. 두동강이 나고싶지 않으면."

"살벌하기도해라☆ 역시 우리자기는 터프하구나♡"

눈꼬리를 휘면서 카글로에게 달라붙는 에반에게 이제 못참겠다.

"..."

"알았어 알았어!!"

조용하게 검을 드는 카를로에게서 바로 떨어져나간 에반은 툴툴거렸다.

"칫. 오랜만에 만났는데 인사한번 안해주고.. 아아~ 유일한 친구가 날 이렇게 성의없이 대하니 좋던기분 싹다 날라갓네~"

"그거 잘됫군. 앞으로도 그래라."

"너무한거 아니냐?"

"원래 그런거 잘 알면서 이제와서 뭘."

"좀 바껴봐라~ 어떻게 어릴때랑 다른구석이 하나도 없냐!? 그땐 작아서 귀여운구석이라도 있었지, 지금은 덩치만 큰..."

카를로가 두 눈을 빛내며 에반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미안!! 미안하다고!! 그거 집어넣어!!!"

카를로가 푸른 오러를 집어넣으며 질려말했다.

"그입 씨부리지 말고 제대로 따라오기나 해."

"뉘예~~"

에반이 캐붕온거같은....

***

짹 짹

아침이야! 아치미야!!

"흐응..."

새소리와 함께 눈을 뜬 루오는 뭔가 무거운 무게감에 슬쩍 뒤를 쳐다봤다.

"....."

아니나다를까, 여전히 소리없이 주무시는 카를로께서 루오를 양팔로 꼭안고 주무신 모양이다.

"...하아.."

속으로 못일어나는데... 하고 한숨을 쉰 루오는 결국 더 자기로 결심했다.

다리사이에 뭔가 껴있다 했더니 이것도 역시나 카를로였다.

나쁘진 않아서 그대로 다시 잠들어버렸다.

***

둘이 사이좋게 일어나서, 밥도먹고 간식도 먹으니 할것도 없어서 오랜만에 주방에 가보기로 했다.

오후엔 따뜻한 수플레가 직접 만들어 먹고싶어서 찾아갓는데 예상치못한 손님이 계셨다.

"어."

"어?"

둘이 눈을 마주쳤다.

에반은 몰래 간식을 잔뜩 만들어 창문으로 나갈 참이였고 루오는 그런 에반을 발견해버린 것이다.

"어? 공주님이다!"

"예?"

하던걸 멈추고 오븐 위에서 내려온 에반은 루오앞에 쑥! 나타났다.

"여긴 뭐하러왔어?"

"어... 음.."

카를로가 했던말이 생각났다.

'에반 황태자를 만나면 무조건 무시하고 뒤돌아 가도록 해. 어떤일이 있어도 절대 관심을 주면 안되. 알았지?'

'네!'

뭐... 잠깐이면 괜찮겠지?

"오후에 만들 디저트의 재료가 있나 확인하러 온 것 뿐이에요."

"흐음... 정말 그거뿐??"

"??네."

미소를 유지하는게 이렇게나 힘든 일이였던가, 에반은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몰랐다.

밀가루와 설탕을 확인하려 포대자루가 있는 창고로 가도, 달걀이 있나 확인하는 바구니에도, 우유와 크림이 있나 확인하는 냉장실에도 따라다니니 부담되지 않을수가 없었다.

"저.. 황태자께선 여기에 어떤일로..?"

"황태자 말고 에반이라 부르면 가르쳐줄거야."

"...에반 황태자"

"에반만! 에반님도 안되."

뭐 이렇게 까다로운 사람이 다있어?!

"에반은 여기에 뭐하시러 오셧습니까?"

"글쎄?"

...가르쳐준대매. 니가 청개구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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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8-27 03:29 | 조회 : 3,734 목록
작가의 말

늦게왔죠ㅠㅠㅠ 이번편 질문까지 합쳐서 다음펀은 Q&A가 올라올겁니다! 질문과 댓들 많이많이 달아주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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