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동료 만들기-(조로)

페일, 루피 그리고는 작은 배를 타고 마을을 나서면서 동시에 샹크스의 팔을 물어 뜯었던 해왕류를 한 방 먹이고 나왔다. 그리고 지금, 언제부터인가 나무통 하나에 셋이서 몸을 낑긴 채로 바다 위를 표류하고 있었다.

루피가 열매 능력자이기에 함부로 나무통을 나올 수도 없었다. 페일과 루피는 그저 잠만 자고 있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된 건지는... 큰 소용돌이 때문에 배가 침몰했단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당최 이 계획성 없는 선장님은 이렇게 자고만있다.

'나...... 에이스를 따라가는 게 정답이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나무통이 끌어올려졌다. 당장에라도 나무통을 부수고 나올 생각이었다만 일단 안전한지 파악하고 행동하는 게 나을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끌어올려진 데에서 무슨 일이 생긴건지 이리 구르고 저리 굴렀다. 튀기기까지 했으니 말 다했다.

어째서 루피와 페일이 잠을 안 깨는지 의문이다. 루피는 둘째치고 민감한 페일은 어딘가 아픈건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이 둘은 암살이면 한 번에 끝날거야, 아마. 내가 잘 해야지...!'

신이는 나무통 안에서도 소리를 들으려 애썼다. 웅얼거리는 소리에 윤곽이 제대로 안 잡혔지만 몇마디로도 충분히 상황 파악이 가능했다.

"어이, 이거 술인 듯 한데 한 번 부셔보자고."

"안 돼요. 선장님이.."

"시끄러 너만 조용하면 돼. 자 그럼 3... 2.. 1!"

'설마 나무통을...!'

순간, 드디어 루피가 깨는 동시에 기지개를 키며 나무통을 부쉈다. 그 덕에 사람 하나를 기절시켰다. 나무통을 부수려던, 아마도 해적인 것 같은 녀석들은 당황하면서도 칼을 쥐고 달려들었다.

"뭐야, 다짜고짜 위험하잖아."

루피는 간단히 칼을 부셔서 날려버렸다. 뭐 이쯤이야. 칼은 천장 위에 박혔다.

"뭐야! 다, 다, 당신은 대체....!"

"아, 난 몽키 D 루피다. 잘 부탁해."

"뭐야, 리엔. 벌써 육지에 도착한거야? 아직 좀 덜 잤는데."

신이의 얼굴이 천천히 페일에게로 돌아간다. 눈을 크게 치켜뜬 신이의 표정이 섬뜩했는지 페일도 순간 움찔한다. 신이의 입이 소리없이 뻐끔거린다.

소용돌이를 만난 후부터 계속 잠만 잤으면서. 한편, 구석에 처박힌 안경잡이 꼬마는 우릴보고 놀란 눈치로 바라본다.

"히이이이익! 통에서 사람이 세명씩이나?! 게다가 한 사람은 전부 새하얘..."

"하? 그래, 여기 새하얀 사람이다. 아니, 사람은 아닌데."

"네에에에?!"

이 꼬맹이는 쓸데 없는 걸 잘 믿는 타입인가 보다. 물론 페일이 사람이란 건 맞지만. 여기선 소개부터 하는 게 좋겠지.

"아, 너 이 배의 선원이야? 난 리엔. 새하얀 녀석은 페일이고, 밀짚모자를 쓰고 화려한 등장을 한 녀석은 방금 소개한대로 루피."

안경잡이 꼬마애는 그럼에도 정색하면서 루피를 끌어당긴다.

"빨리 도망가요! 동료들을 데리고 오면 죽는다고요?!"

"그러고보니 배고프다. 페일은?"

"조금."

"아, 배는 나도 고파. 근데 여기 어딘지도 모르잖아. 뭔 둘다 그렇게 잠을 많이 자?"

"무슨 느긋한 말들을 하는 거예요! 갑판 위에는 아직 동료들이 많으니까, 빨리 이쪽으로..."

안경잡이 꼬마애는 루피의 팔을 필사적으로 이끌었지만, 안타깝게도 오히려 끌려가고 있었다. 페일과 신이도 루피를 따라갔다. 일단 이렇게 인원수도 적은 마당에 선장과 갈라질 순 없는 노릇이니.

그렇게 해서 도착한게 식료품 창고였다.

"아, 일단 여기라면 들킬 가능성은 낮아지겠군요. 제 소개가 늦었지만... 전 코비라고 합니다. 저기, 실례될지 모르겠지만, 아까 루피씨가 한 건 어떻게 한 건가요?"

"몰라, 암튼 너 혹시 선원이라면, 작은 탈출용 배 내줄 수 있어? 소용돌이에 침몰되서 말이야."

루피가 사과를 찾아 먹으면서 말한다.

"에? 소용돌이에요? 보통 죽는다고요?!"

"아무튼. 너, 아까 해적들 동료야?"

"... 아뇨, 실수였어요. 바다 낙시 하려고, 작은 배를 탔었는데 그게 하필 해적단의 배로 향하는 배였어요. 그래서 얼떨결에 해적단에 들게 되었고, 잡일을 하게 돼버려서..."

"너 멍청이에 바보구나? 싫으면 도망가."

"큽... 그런 직설적인... 저한텐 무리에요, 발각되면 막 다리가 떨려서... 아무튼 무리, 무리, 무리, 무리에요."

"뭐야, 너. 근성도 없구나~ 나, 너 싫다."

루피는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말로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속은 아무 생각 없이 순수하다는 것 역시도.

"그런가요... 저도 그런 배짱이 있다면.... 실은 저도 하고 싶은게 있는데.... 루피씨는 이런 바다까지 나와서 뭘 할건가요?"

"나? 난 해적왕이 될 거야."

"해적왕이요?"

"응."

"그럼 여기 계신분들 전부 해적인가요? 리엔씨와 페일씨는 저랑 나이가 비슷해보이는데. 아니...... 좀 어려보이는 것 같기도오..."

코비의 말이 점점 작아지다 못해 사라지고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모름지기 사람이란 겉모습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나랑 페일은 루피보다 나이가 많아. 루피가 막내인걸."

"엑?! 거짓말...! 루피씨, 진짜요?"

"응! 페일이 제일 많고, 그다음은 리엔, 내가 막내야. 그래도 선장은 나야."

"해적왕이 된다면... 동료들은요?"

"셋. 지금부터 모을거야."

"해, 해적왕이라는 건!! 이 세상의 모든 걸 얻은 자의 칭호에요! 돈, 명예, 힘. 하나로 연결되는 대비보! 원피스를 목표한다는 거라고요!"

"그래."

"세계 곳곳의 해적들이 노린다고요!"

"나도 노릴거야."

"무리! 할 수 있을 리가 없다고요! 무리, 무리, 절대 무리!"

퍽! 퍽!

코비는 루피에게 딱밤, 페일에게 굴러다니는 사과로 처맞았다. 루피는 그렇다치고 율은 또 왜? 신이의 고개가 갸웃한다.

"왜 때린거죠?"

코비가 반쯤 울먹이며 묻자 루피와 페일이 대답한다.

"그냥."

"정신 사나워. 잠을 못자겠잖아."

페일... 그렇게 자고도 또 잠이 올까... 신이가 인상을 살풋 찌푸렸지만 페일은 개의치않고 도로 눕는다.

"뭐... 됐어요. 익숙해졌으니까."

"...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야. 되고싶으니까 되는 거야. 내가 정했으니까, 그걸 위해 싸우다 죽는다고 해도 상관 없어."

"거짓말. 너 옛날에 '죽는 거 무서워!' 하면서 울던 건 기억안나?"

"... 그건 어릴 때잖아. 지금은 안그래!"

신이는 무엇보다도 루피가 힘조절 한게 신기했다. 싫다고는 그래도 코비는 나쁜 녀석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나보다.

루피와 페일, 신이는 나가기 위해 문 근처로 간다.

"저는! 해군이 꿈이에요... 될 수 있을까요?"

"에? 몰라, 그런건."

"아니, 될 겁니다! 이대로 잡일꾼으로 일생을 보내느니, 알비다님, 아니! 알비다를 잡을 거예요!"

콰직- ! 쿵!

"앙?! 누가 누구랑 동료가 되어 누굴 잡겠다고? 말해봐라, 코비. 이 바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누구지?"

육중한 무언가가 천장을 부수고 내려온다. 말하는 걸 보면 선장인 것 같다. 그리고 루피는 솔직했다.

"뭐야? 이 못생긴 아줌마는?"

그렇게 또 싸움이 시작됐다.

* * *

루피는 치사하다 비겁하다 소리를 날리면서도 화려하게 혼자서 싹쓸이 해버렸다. 알비다라는 녀석을 바다 머얼리 날려버리고 코비를 탈출용 보트에 태웠다.

"페일! 리엔! 가자."

이 말과 동시에 루피는 신이와 페일의 목을 양 팔로 감아 보트 위로 착지했다. 거꾸로 떨어지는 바람에 착지도 엉망에, 주변에 튀기는 물을 한바가지 마셨다. 짜다.

아무튼 셋은 해군기지가 있는 마을로 올라섰다. 조로와 기지에 대령의 이름을 부를 때 사람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저기. 해적 사냥꾼 뭐시기는 강하냐?"

"조로 말인가요? 강하죠. 지금은 해군 기지에 잡힌 것 같다는데."

"뭐? 약하구나."

"아니에요. 무서운 녀석이라고요. 마수래요. 망설임 없이 베기에... 근데 왜..."

"착한 녀석이면 동료 삼으려고."

"나쁘니까 잡혔죠! 절대 무리에요! 절대 무리, 무리, 무리, 무리!"

퍽. 퍽!

"왜 때려요오..."

"그냥."

"정신 사나워."

페안, 루피가 동시에 또 때린다. 신이는 옆에서 짜게 식은 눈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어느 새, 마을 안. 해군 기지 앞이다. 페일과 신이는 후드를 사서 뒤집어썼다. 루피는 당연히도 그런 걸 신경쓰지 않는다.

"좋아! 여기군!"

"드디어... 온 거야...! 여기서 헤어져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없어?!"

루피는 담장을 타고 올라 구경했고, 나 역시 담장을 타고 올라있었다. 페일은 새로 변해 어깨에 올라 있었다. 신이는 부러운 눈으로 슬쩍 훑었다.

"으아! 셋다 뭐하는 짓이에요!!!"

"어디야? 마수는."

"아, 루피. 저기봐봐."

"아! 있다!"

어느 새 말리던 코비마저 올라와있었다.

"그런 곳에 있을리가 없잖아ㅇ... 어!?"

조로는 두건을 쓴 채 십자가에 양 팔이 묶여있었다. 굳게 다물고 있던 신이의 입이 헤 벌어진다.

저 모습은...! 예수입니까, 당신.

"어이 늬들! 거슬린다, 꺼져."

제법 입담이 거친 예수군요.

한 여자아이가 우리 옆을 사다리와 줄을 이용해서 조로에게로 다가갔다. 언뜻 대화를 들어보니, 아이는 처음으로 스스로 만든 주먹밥을 조로에게 건네는 것 같았다.

그런데 왠 누구의 아들이라는 녀석이 주먹밥을 빼앗아 맛보고 맛없다고 땅바닥에 패대기쳐 짓밟는다. 그러고는 조로를 도와주려했다는 명 위반이라는 명분으로 여자애를 던졌다. 루피는 날아가는 여자애를 붙잡아 구했다.

그리고 어느새 조로의 앞이다. 루피를 선두로 율과 내가 루피의 각각 양 옆에 선다.

"셋다 또 언제 거기까지 가신 거예요!!"

절규하는 코비를 뒤로한 채, 루피는 조로에게 묻는다.

"너, 나쁜놈이라면서?"

"너희들... 아직도 있었냐... 응?! 후드를 써서 몰랐는데 얼굴을 보니 둘은 꼬맹이들이잖아! 이 녀석들은 왜 데리고 온거야?!"

"이런 곳에서 무슨 볼거리처럼 되서는.... 너, 정말 강하긴 한거냐?"

"쓸데 없는 참견 마."

"너 오랫동안 굶었다며, 3주? 난 3일이면 아사 할 텐데."

"난 너하고 기력이 틀리다고. 난 반드시 살아나갈 거다. 절대로."

조로의 꼴은 지금...

"... 묶인 채로 입만 산 녀석이군..."

"특이하게 말이야."

"뭐?"

"오래 굶어서 귀가 안 좋나? 뭐가 뭐긴 뭐야, 묶인 채로 입만 산 놈이."

페일은 루피 못지않게 솔직했다. 그리고 사실을 일깨워 주는 건 때때로 잔인했다. 조로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어쩌면 고개를 들 기력조차 없는 건지도 몰랐다.

"그럼, 난 일단 간다?"

"거기. 잠깐 기다려."

"응?"

"그거. 주워 줄래?"

"먹게 이거? 이미 이거 흙덩인데?"

"닥치고 먹여주기나해."

조로는 묶인 채로 흙바닥에 짓밟힌 주먹밥을 루피에게 주워달라고한다. 그 꼴은 마치...

"... 주워 먹여달라는 말을 뭐 그리 당당하게 해."

"응?"

"굶어서 귀가 안 좋은 거라니까."

"아직 아무 말도 안했거든?! 뭐, 아무튼 맛있었다. 잘 먹었다. 밀짚모자."

"감사는 그 여자애에게 해."

* * *

루피와 신이, 페일은 그 꼬마 여자애가 있는 식당에서 조로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는 대강 이랬다.

무슨 놈의 아들에게 반항하는 꼬마애를 구하고 눈밖에 들었다. 아들은 승부를 하려는 조로에게 반항하면 너는 몰라도 두 모녀가 위험해질 거라고 인질 삼았고, 제안을 했다. 두 모녀를 대신해 한 달간 잡힌 채 버틴다면 모두 살려주고, 조로도 놓아주겠다고 했던 것 같다.

뭐야, 진짜 예수냐, 너.

신이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아들이라는 녀석이 음식집으로 들어와 두 모녀에게 시비를 걸듯이 삐딱하게 얘기했다.

"어이, 어이. 설마 희망을 품고있는 건 아니겠지? 그 녀석은 약속을 못 지키게 될 거야. 한 달 전에 죽을 거거든. 어떻게 아냐고? 내일 그 녀석... 사형이다."

퍽.

루피는 못참고 펀치를 날렸고, 이걸로 인해 또 싸움이 났다. 코비가 루피를 겨우겨우 말려서 멈출 수 있었다. 신이와 페일은 딱히 멈추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만두세요! 루피씨! 다들 좀 말려주세요. 이대로 해군을 적으로 돌릴 순 없어요."

"놔 줘. 그만할테니까.... 그리고, 나 정했어, 코비. 조로를 동료로 삼을거야. 괜찮지? 리엔, 페일."

"선장은 너야, 루피."

"상관은 않겠다만, 그 뒷감당, 책임은 전부 네가 지는거다."

"응!"

* * *

"또 너냐? 게다가 아까 꼬마애 둘, 아니 안경잡이까지 셋으로 늘었구만. 질리지도 않나. 거 참 할 일도 더럽게 없는 모양이군."

"줄 풀어줄 테니까 내 동료가 되어줘."

"뭐라고?"

"난 같이 해적할 동료를 찾고 있거든."

"거절한다. 스스로 악에 떨어지라는 거냐?"

"해적이 어디가 나빠."

"해적은 쓰레기야. 누가 될 것 같냐?"

그건 페일과 신이도 쓰레기란 걸가. 페일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루피는 여전히 밝았다.

"별로 상관 없잖아. 원래 넌 나쁜 현상금 사냥꾼으로 불리니까."

"세간에서 뭐라하든 상관없지만 난 딱히 후회할 것 따위 한 적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살아서,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낸다."

"헤에, 그렇군. 하지만 난 널 동료로 삼을거라고 정했어. 난 무조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낸다."

"마음대로 정하지 마! 따라하지도 마!"

"너, 칼쓴다며."

"그래. 근데 그 바보 아들 녀석이 가져가 버렀어."

"내가 칼 찾아줄게."

"뭐?!"

"그러니까 칼을 찾고 싶으면, 내 동료가 돼!"

나와 페일은 이때다 싶어 건들거리며 한 마디씩 거든다.

"어이, 너. 이거 되게 파격적인 조건이야. 검사라면 네 수족과 같은 칼을 되찾고 그저 같이 어울려주면 되는 거라고? 그치, 페일?"

"설마, 검사가 칼을 버린단 소리는 않겠지?"

"성격 드럽다, 너희!..."

루피는 웃으면서 정문쪽으로간다.

"어이, 기지는 저쪽이야!... 저 녀석.. 설마 기지에 혼자 쳐들어갈 셈인가?"

어라 방향치는 조로가 아니었나? 신이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 루피는 이내 고무고무로 팔을 늘려 날아간다. 조로의 얼굴이 요상하게 변한다.

"저 녀석 대체 뭐야.."

.

.

.

.

.

루피가 기지에서 난장판을 칠 동안 코비, 페일, 신이. 셋이서 조로의 밧줄을 조금씩 꼼지락거리면서 풀었다. 순간 욱해서 그냥 묶여있는 십자가를 부숴버릴까 생각하다 관뒀다. 페일은 아예 구경만한다. 덕분에 실질적으로 줄을 풀고있는 건 코비와 나였다.

"전, 조로씨가 도망쳤으면 좋겠어요."

"응. 도망쳐서 우리 동료가 되는 거야."

"적당히 해라, 좀."

"칼을 버릴려고? 아님 약속을 어기는 거야? 아무리 마수라도 약속까지 어길 줄은 흑!"

"본인이 말한 꼬마를 울리는군. 최악이다."

신이는 우는 척까지 했고 페일은 일부러 혐오가 가득담긴 시선을 날렸다. 그에 움찔한 조로.

"어이. 우는 척 하지마... 아무튼 푸는 건 그만둬. 그런 짓 하면 너희들도 죽는다고!"

"전 이제 이런 해군은 보고싶지 않아요. 전 올바른 해적이 되고 싶으니까."

나도 코비처럼 진지하게 굴어본다.

"난... 루피가 널 동료로 맞이하겠다고 하니까... 죽는 건 곤란해."

"이하동문."

"뭐가 이하동문이야! 넌 그냥 구경만 했잖아! 그리고 죽긴 누가 죽어. 멋대로 죽은 사람으로 만들고. 난 도망칠 수 없어. 이제 일주일..."

"너 내일 죽어, 예수님. 물론 넌 짝퉁이라 부활도 못할테고. 그냥 해적해. 우리가 나쁜 짓만 안하면 악인이 아니잖아. 떳떳하고 후회할 짓 안하면 되잖아. 어차피 세간에서 말은 신경 안쓴다며."

"그리고 장담하지. 루피는 머리가 너무 단순해서 남을 속이거나 괴롭히거나 사악한 짓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뭔??"

신이는 꽤 길게 설명했고 페일은 루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정말 정확한 설명이었다. 코비가 제대로 얘기해준다.

"페일씨... 말이 심하잖아요. 루피씨의 머리가... 아무튼, 리엔씨의 말이 맞아요. 말 그대로에요. 당신은 내일 사형에 처합니다. 그 녀석은 처음부터 약속을 지킬 생각 같은 건 없었습니다."

"뭐?!"

"그래서, 우리 선장이 화나서 걔 때렸다니까. 어차피 우린 이미 위험해졌다고."

"화려하게 저질렀지."

"그 녀석이?"

"루피씨도 이제 해군에게 찍힌 몸입니다. 당신에게 해적이 되란 말은 안합니다. 하지만 부탁합니다."

코비에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신이, 해적이 될 필요 없다는 설명에 고개를 홱 돌려 그를 노려본다.

"루피씨에게 힘을 빌려주세요. 이제, 조로씨를 구할 수 있는 건 루피씨 뿐이고, 루피씨를 구할 수 있는 것 역시 조로씨 뿐입니다."

"잠깐. 좋은 말인데, 페일이랑 내 전투력은 왜 빼? 얕보지마!"

"거기까지."

한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 주위를 돌아보자 주위는 어느 새 해군들로 포위되어 있었다.

"반역자들을 처형해라. 해적 사냥꾼도 지금 처형한다."

말이 끝나는 순간 총알이 날라왔다. 그와 동시에 루피가 달려와 대신 총을 맞았다.

"너......!"

"이런거 나한테 안 통해!"

"오, 루피! 좀 만 늦었으면 우리 총알로 구멍투성이가 되어있었을거야. 네 동료인 조로도."

"미안미안."

루피는 총알을 튕겨내고 해맑게 웃는다. 그리고 조로를 향해 말한다.

"그러니까 말했지? 난 강하다고."

"너, 넌 대체 뭐야?"

"나? 몽키 D 루피. 해적왕이 될 남자다."

"해적왕이 되겠다고? 네녀석 그 말의 의미를 알고있는거냐?"

"해적왕은 해적왕이다. 무슨 의미 있냐?"

그런 루피의 대책없는 말에 코비가 대신 답해준다.

"저도 놀랐어요. 하지만 루피씨는 진심이에요, 그런 사람이에요! 해적왕이 되어서 이 세상 궁극의 대비보, 그 원피스를 손에 넣으려는 사람이에요!"

"히히힛, 맞아! 자, 네 검이다. 어느거냐? 뭔지 몰라서 3개 다 가져왔다."

"3개다 내거다. 난 삼검류거든."

"받을 거지? 지금 나와 싸우면, 넌 정부에 반역한 악당이다. 이대로 총살당하는 거랑 어느게 좋~아?"

"우와! 루피! 다 컸구나! 언제 그런 협박도 할 줄 알고!"

"뭐, 네가 아니면 내가 말할 생각이었다만..."

신이와 페일이 한 마디씩 거들었다.

"네 녀석들은 악마의 자식들이냐. 뭐, 여기서 죽느니 되어야겠군. 해적이."

"됐다~! 동료가 되주는거야? 좋아! 야호! 최고다!"

"알았으니까 빨리 이 줄이나 풀라고!"

옆을보니 해군들이 루피의 등장으로 인해 주춤거리고 있었다. 루피는 조로의 줄을 잡아당기고 있다.

"제길- ! 너무 단단하잖아! 이 밧줄."

"그러면서 묶지마!"

옆 해군 대령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있다. 아니 이 감동적인 순간에 초를 치다니! 신이의 얼굴이 와락 찌푸려진다.

"상대가 어떤 녀석이든 간에 반역자들은 모두 사형이다! 총이 안되면 칼로 맞서라!"

"저 녀석은 사형이란 말 밖에 못하나? 그나저나 루피 너 칼에는 베이잖아."

"어라? 이상하네. 더 묶이잖아."

"빨리 칼로 잘라!"

다급해진 조로가 윽박지르자 앉아서 구경만하고 있던 페일이 루피가 들고 온 칼을 뽑아든다. 약간의 웃음기가 느껴지는 것도 기분 탓이겠지... 아마?

"아? 그래. 그러고보니 우리, 칼이 있었는데. 잠깐 기다려, 칼로 자를 테니. 그런데 말야... 난 칼 쓰는 법 모른다. 그러니까 살이 조금 잘릴 지도 모르지만 원망하지 마라."

"어이, 어이. 농담이지?... 잠깐만... 어이!"

우와 저 뻔뻔함. 신이의 얼굴에 존경심이 드러났다.

뭐, 그래도 말한 것과는 달리 깔끔하게 줄만 잘랐다.

그리고 조로가 줄에 풀려나자마자 세 검들을 들고 칼을 들고 달려오는 해군들을 3개의 검들로 다 버티고 막아섰다.

"오오오! 멋있다."

"어이, 해군놈들. 지금 움직이면 벤다. 그리고 밀짚모자. 해적은 되겠다. 약속하지. 해군에게 반항했으니, 나도 이젠 확실히 악당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말 해 두겠다. 내 야망은 내가 이룬다."

"야망?"

"세계 제일의 검객이 되는 거다. 내 야망을 맡길 만큼의 그릇이 못된다면 죽음으로 사죄해라."

"세계 제일의 검객! 좋아! 해적왕의 동료라 그 정도는 되지 않으면 곤란해."

"쳇, 알았다. 이렇게 되면 악명으로든 뭐로든 내 이름을 세계에 떨치고 말겠다."

어이어이, 잠깐만. 약속이고 뭐고 적이나 처치하고 떠들어대라고. 신이와 페일의 얼굴이 짜게 식는다.

"뭣들 하는거냐! 빨리죽여!"

"숙여! 조로. 고무고무--- 채찍!"

루피는 조로가 버티고 있는 뒤, 해적들을 발차기로 전부 쓸어버렸다.

"네 녀석은 대체..."

"난 고무고무 열매를 먹었거든."

굳이 그걸 왜 말할까. 왜 적에게 굳이 자기가 고무라는 걸 알려주는데? 신이와 페일이 머리를 짚었다.

"고무 인간! 역시 악마열매 능력자였군!"

"대령! 역시 저희들로만은 벅찹니다! 조로만 해도 그런데, 악마 열매 능력자까지.."

"시끄럽다. 지금 약한 소리를 한 녀석들은 할복해라! 내 군대에 약한 놈들은 필요 없다!"

"미쳤군. 이 군대."

그렇게 시끄러운 와중에 아들이란 녀석은 코비를 인질로 삼았다.

"어.. 이! 내가 인질을... 야! 내가 모처럼 인질을 잡았는데, 무시하지 말고 보라고 좀!"

"루피씨! 저는 신경쓰지 마세요...! 저, 저는 루피씨의 발을 잡고 싶지.."

"어이, 코비를 얕보지마. 너랑은 각오가 다르다."

그러곤 천천히 걸어가서 녀석을 때렸다. 동시에 조로는 대령을 베었다. 죽진 않았다, 아마.

그래서 쓰러져있는 아들을 때렸다. 뺨만 찰싹찰싹 때리는게 좋단 말이지. 비겁해 보여도. 뭐. 신이의 얼굴이 음흉하게 빛났다.

그리고 조로도 쓰러졌다.

"왜그래?"

"배고파."

* * *

"역시 삼주간 아무것도 안 먹는 건 한계였어."

"응? 벌써 다 먹었어, 너?"

"넌 어째서 삼주간 굶은 나보다 더 많이 먹는 건데?"

"그치만, 맛있잖아. 안 그래, 코비? 그리고 페일랑 리엔도 아직도 먹고있잖아."

"얘넨 아직 한 그릇 째잖아!"

한바탕 싸움이 끝나고 조로와 코비, 신이와 루피, 페일은 그 여자애의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양이 많아서 페일과 신이는 한 그릇을 겨우 꾸역꾸역 먹는데 루피는 그릇이 한 가득이다.

"아, 죄송해요, 아주머니. 루피씨의 일행 뿐 만 아니라 저까지..."

"후후후, 괜찮아요. 마을을 구해주신 은인들께 이정도 쯤이야."

그렇게 겨우 한 그릇을 먹고 식사를 마쳤다. 페일이 신이에게 물어왔다. 꽤 진지한 표정에 신이도 덩달아 진지해진다.

"... 리엔. 저 녀석 별명, 잔디 어때?"

"에, 그것보단 난 예수라는 별명이 좋은데."

"어이어이 잠깐만 뭘 멋대로 별명을 짓고 있는데? 잔디는 또 뭐야, 잔디는."

"네 머리카락이 파릇파릇한 잔디를 닮았다."

"어이! 그런 걸 진지하게 말하지말라고, 후드!"

페일이 모처럼 진지하게 말하는 걸 뭐라고 하다니. 신이의 표정이 불퉁해진다.

"까다롭긴, 그냥 그렇게 들어. 어차피 이름하고도 닮았는데 뭐."

"어디가~?!"

"...... 두 글자."

"'......' 은 뭔데?! '......' 은! 두 글자로 이름 바꾸지마! 그리고 루피라고 했나? 동료를 모으고 있다고 했지? 너, 자칭 해적왕인데 동료도 많겠지?"

조로는 어물쩍 동료 얘기로 넘어갔다. 그래도 동료라고 이제라도 관심이 가나 보다.

"어? 너 뿐인데? 아, 리엔도 페일도 있지 참."

"자꾸 우리 잊는데."

"해적이 되기 전부터 함께한 사이라해도 까먹지 마."

"미안미안!"

"어? 그럼 너, 나. 둘 뿐이야?"

조로가 손가락으로 루피와 자신을 번갈아가며 놀란 얼굴로 연신 물었다.

"아니, 페일도 리엔도 있다니까."

"이 녀석들은 어린애잖아! 아무리 남자애들이라도 정도가 있지. 해적 놀이라도 하자는 거냐? 이 녀석들까지 합한다 해도 넷이다."

남자애들? 신이의 고개가 갸웃했다.

"뭐, 어때. 우리 전부 강한데."

"해적선은?"

"응, 저거야."

루피가 가르킨 부두에는 고기잡이 돛단배로 보이는 배가 있었다.

"있긴 있군."

"뭐, 좀 있으면 큰 배 얻겠지."

"하하하하하, 어떻게?"

"아, 그리고 해적기도 달면 좋겠는데 말이야."

코비가 한숨을 쉬며 못 말린단 얼굴로 설명했다.

"루피씨에게는 선천적으로 계획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나란 녀석은 정말 이런 녀석을 캡틴으로 삼은거냐..."

"뭐, 동료도 앞으로 늘겠지."

"어이, 후드 형제. 네 녀석들은 도대체 왜 이런 녀석을 캡틴으로 삼은거냐?"

형제? 신이의 고개가 홱 돌아간다. 페일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처음은 넘어갔지만 두 번째부턴 실수라 할 수 없다! 신이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그러니까 넌 이제부터....

"시끄러 잡초."

"어이, 잠깐만. 아깐 잔디라고 하지 않았어? 갑자기 왜 또 잡초인데?"

"잔디란 이름은 너무 고급스럽잖아."

"확실히 좀 안 어울리긴 했지. 축하한다, 업그레이드 했군."

"알 바냐! 그런 업그레이드 필요없어! 개명은 또 뭐야. 랄까, 잔디에서 잡초면 다운그레이드 된 거 아니냐?"

""오늘부터 잡초다!""

"필요없어!"

그 후 해군들은 구해준 대가로 보고는 하지 않는 대신 지금 당장 떠나달라했다. 코비는 해군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루피는 일부로 시비를 걸어서 싸움을 냈다.

그리고 코비에게 감사의 경례를 받았고, 그 뒤로 해군들이 동시에 경례를 했다.

"해군에게 감사들은 해적은 본 적 없어."

"또 만나자!"

그러고 배는 점점 부두에서 멀어져갔다. 조로는 편하게 누우면서 질문했다.

"너 말이야. 왠지 해적왕이 되야 될 이유라도 있는 것 같은데 왜지?"

"날 구해준 사람과 약속했어. 이 밀짚모자가 기억하고 있어."

"그런가? 후드형제. 너희 중에서 아까 내 줄을 자른 녀석이... 페일이라고 했지? 너, 검을 좀 배운 자세인데... 보통 이상이었어. 강하냐?"

"강해."

"그런가... 겨뤄보고 싶군. 너흰 몇 살이냐?"

"그건 왜 묻는데? 너보단 많다."

"어이... 그건 그렇고. 너희 정말 해적 맞냐?"

"맞는데."

"맞아."

"고향은?"

"여기서 먼데."

"여기서 멀다."

"진짜 나이는 몇 살이냐 너희."

"너보단 많다니까."

"뭐, 편한대로 생각하시든지.""

"어디로 갈 건데? 정착할 곳은?"

"글쎄, 몰라."

"그건 선장한테 물어."

"어이, 너희들 좀 성실히 대답할 수는 없는 거냐?"

"왜 묻는데."

"충분히 성실하게 대답하고 있다만."

"나 참. 어린 녀석들이 꼬일대로 꼬였구만."

""... 네가?""

"네놈들이 말이다, 네놈들이!"

"너보단 나이 많다니까."

"시끄러 잡초."

"어이. 너희 정말 몇살이냐니까."

"아 정말. 알아서 뭐할건데 믿지도 않을 거. 난 리엔. 34살이고, 페일은 글쎄... 몇 십살. 됐어?"

"자꾸 장난을 치는데, 거기서 20을 빼면 되겠군. 상당히 어린 나이에 해적을... 어이, 루피 너 생각은 있냐?"

""야.""

그 소리에 루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뭔 소리야? 내가 제일 막내야."

"그래. 루피는 우리 의형제들 중 가장 막내야."

"응."

그래 아무리 30대라도 이 얼굴들이면 30대로 대우 받기는 글렀다는 거 안다. 신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아, 잠만. 그 전에 나, 남자로 인식되어 있구나. 신이의 얼굴이 다시 험악해진다.

"... 진짜냐?"

그에 페일과 신이는 동시에 후드를 벗었다. 페일은 하얀 머리, 신이는 검은 색 머리가 햇빛에 찰랑거렸다.

햐- 역시나 대조되는 머리카락과 얼굴. 페일을 여자애로 생각하지 않은게 고맙구나. 질투했을 거야. 반대로 말했다면 말이지. 페일을 흘끗거리며 신이는 또 한 번 수긍했다.

그래도... 중성적인 얼굴일 뿐. 내가 못생겼다는 건 아니니까! 사보도 내가 머리를 기르는게 이쁘다했어. 신이는 이를 악물며 수긍했다.

"난 페일."

"난 리엔."

"난 루피. 잘 부탁해!"

신이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루피를 따라서 잘 부탁한다는 말을 꺼냈다. 내키지 않는 건 페일도 마찬가지 인가보다. 표정이 살짝 굳었으니.

"잘 부탁해, 잡초. 난 예수가 더 맘에 들지만."

"잘 부탁한다, 잡초."

"어이."

""까다롭긴. 여자애처럼.""

그렇게 꽤 까다로운 조로가 동료가 되었다.

6
이번 화 신고 2018-02-28 18:50 | 조회 : 1,573 목록
작가의 말
나른한 고양이

오타지적 환영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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