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편 출항을 위한 준비

신이는 수첩에 사보의 편지를 껴넣었다.

그 후로는 평범한 일상인 편이었다. 가끔 에이스와 루피가 놀다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사보에게 질문하듯이 묻고는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는 정도였다.

그리고 그 때문에 다퉈 각자 자신의 왕국을 만들어 나라를 세우고 대립관계로 지냈다. 웃기고 귀여웠지만, 어느 한 쪽으로 갈 때마다,

"리엔! 그 나라엔 가지마! 안 좋아!"

"리엔 거긴 안 가는게 좋을거야. 폭군이 살고 있거든? 이 나라는 그런거 없으니 거기 가지말고 이리와."

이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질투하는 바람에 곤란했다. 하지만 그도 오래가진 않았다. 에이스가 루피를 도와주지 않다가 루피가 크게 다치고 오는 바람에 대립이 풀렸다.

그리고 한가지 더 재미있는 게 있다면 에이스가 가끔 올라오는 마키노한테 예절 교육을 받는다는 거다.

"자, 에이스. 오늘도 시작해 볼까? 인사공부."

신이는 이때가 가장 재미있었다. 신이도 에이스의 예절교육을 포기했는데 마키노는 끈기있게 에이스를 가르쳤다. 꽤나 진지한 얼굴의 에이스는 너무 웃겼다. 옆에선 루피도 같이 있었다.

"잘 부탁해."

"오! 잘하는데, 에이스!"

"아하하하하하!!!!!"

"참, 언니... 웃지마요. 에이스는 진심인 것 같은데."

"진심이니까 더 웃긴 거야. 그치, 루피?"

"엥? 에이스 설마 틀린 거야?"

루피조차 어리둥절한 모습에 신이는 간신히 그쳤던 웃음을 다시 터뜨렸다.

"잘 부탁한다!"

"아하하하핫!"

"에이스... 그게 아니잖니? 그럴 땐, 잘 부탁합니다. 라고 해야지."

"엥? 에이스 틀린 거야? 지금 건 뭔가 멋있었는데."

"꺄하하하하! 진짜 익힐 수 있을까? 정상이 없어, 마키노 너밖엔."

신이가 자꾸 웃음을 터뜨리자 마키노는 진지한 얼굴로 신이를 타일렀다.

"언니, 웃지마요... 언니, 루피, 에이스는 루피가 신세진 빨간 머리 해적단 선장님에게 언제 제대로 인사하고 싶다고 해서 시작한거야, 이 공부."

"샹크스한테?"

"응. 빨간머릴 만날 무렵엔 나도 해적이 되어있을거야. 같은 해적으로서 네 형으로서 예의를 갖추는 게 당연하지."

"그러니까, 자. 눈 앞에 상대가 있다고 생각하고 해 보렴."

에이스는 심호흡을 한 번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에이스다. 네 놈은 누구입니까?"

"하하하하하! 배 아파 죽겠다, 에이스 너 빨간 머리한테 진지하게 시비 걸 생각 하고 있는거지, 지금?"

"땡! 틀렸어. '네 놈' 난폭하잖아..."

"아! 나, 알 것 같아. 에이스! '너' 아니야? 그치 리엔?"

"난 에이스다, 넌 누구입니까?"

"땡!"

"아, 에이스, '이 녀석' 은 어때? 괜찮지, 루피?"

"난 에이스다, 이 녀석은 누구입니까?"

"땡!"

"난 에이스다, 네 녀석은 누구입니까?"

"땡!"

"난 에이스다 이것은 누구입니까?"

"아, 에이스. '저것'도 한 번 해봐. 괜찮지, 이거. 루피?"

"땡! 이러면 안되잖아... 후후. 진심 맞아?"

결국 마키노마저 웃음을 터뜨렸고 에이스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루피! 리엔! 너희들이 옆에서 말시키니까 그러잖아! 방해하지마! 아니, 리엔은 알고있으면서 일부러 그러고 있는거지?!"

"에?! 에이스가 그걸 어떻게... 어떻게 알아낸거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에이스는 맨날 울고 때쓰고 그랬는데... 벌써 다 컸구나..."

"그건 언제적 얘기야!"

신이는 몇 번 웃음을 터뜨리더니 심각해진 얼굴로 돌아와 말했다.

"어떡하지? 진심이라면 엄청 심각한 수준이라고... 페일도 부르자... 페일도 불안해."

신이가 손을 입에 물며 휘바람 소리내자 얼마 지나지 않아 페일도 오게 되었다.

"잘 왔어, 페일."

"무슨 일이야? 별로 위험하지도 않은데?"

"아냐, 지금 꽤 심각한 상황이야. 마키노한테 존댓말을 배우고 있는데, 지금 다 글러먹었다고."

"그게 그렇게 문제인가?"

정말로 궁금하냐는 듯 묻는 페일에 신이는 정말 아찔함을 느꼈다.

"존댓말 쓴 적 있어?"

"...... 몇 십년 전에 조금...?"

"누구한테 자기소개랑 누구냐는 말, 존댓말로 할 수 있어?"

"... 나는 페일, 넌 누구입니까?"

신이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이마를 짚었다.

"마키노오! 여기 네 수업을 들어야 할 학생 한 명 더 있다!"

.

.

.

.

.

그렇게 7년 후에는 에이스가 출항을 했다. 그날만큼은 조용한 페일도 나와서 배웅했다. 신이와 페일은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에이스에게 당부했다.

"에이스. 조심해. 아, 맞다. 나중에 만나면... 아니다, 그때 얘기하지, 뭐."

"헤에, 뭔데? 지금은 안되는거야?"

"그래. 그리고 다음에 만날 땐 동료가 되어주지."

"뭐야... 그냥 지금하지. 페일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인데.. 리엔은 무슨 말 할건데?"

"먹다가 쓰러져 자지 말고, 먹는 거 거르고 자지 말고, 아무대나 시비 걸어서 싸움일으키지 말고, 싸움에 끼어들지말고,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제대로 씼고 다니고, 그리고 또.."

점점 길어지는 잔소리에 에이스가 급히 말을 끊는다.

"잠깐만-! 죄다 잔소리야, 할 얘기란 게?"

"...... 그래."

"무슨, 엄마야?"

"그래."

"난 나보다 어려보이는 여자애를 엄마로 둔 기억은 없는데."

"너보다 나이 많아!"

"아무도 안 믿어. 근데 정말 잔소리로 끝? 근데 정말 빨리 가야겠다. 거프씨 오기 전에."

"아, 말투... 정말 많이 고쳐졌다. 맨날 틱틱대고 소리지르고 하던 때가 언젠데. 아, 잔소리 말고 당부할 건. 세가지.

첫째, 동료는 소중히.

둘째, 상대 도발에 넘어가 쓸데없는 싸움 말기.

셋째, 목숨은 소중히.

이 이상에도 당부할 건 많이 있는데 그 이상하면 기억 못하겠지?"

"응! 바다에서 보자, 기다릴께! 루피!"

"응! 잘가! 바다에서 만나자!"

그리고 에이스가 떠난 뒤로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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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24 18:22 | 조회 : 1,439 목록
작가의 말
나른한 고양이

오타지적 환영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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