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보호자 둘

식사를 마친 에이스는 오두막 집을 나섰고 신이도 그런 에이스를 따라나갔다.


오두막집을 나서는 둘을 보면서 아까부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둘을 바라보던 루피도 따라 나섰다.



"저 녀석들 어디가는 거지?"


"너야말로 어디가는 거냐?!... 듣고있지도 않구먼!"



끝까지 루피에게 은근히 무시당하는 다단.



"저 놈, 해적이 된다고 했나?...... 저거 너무 늠름하다고. 이래서 싫어, 거프손자는!"



이미 루피가 나간 후에도 혼자 마구 불평을 해댔다.




* * *




"어一이! 기다려줘, 난 루피라고 해. 침 뱉은 거, 아까 화 다 풀렸어!"



루피는 산적에게 술을 뒤집어쓰고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으면서도 쓸데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며 웃었던 샹크스의 성격을 동경했고, 샹크스를 떠올리며 최대한 그와 닮게 웃었다.


하지만 에이스에게는 실 없이 웃어대는 짜증나는 꼬마아이일 뿐이다.



"화낼 일도 아니야, 친구하자! 너희들, 어디가?!"


"글쎄, 루피라고 했지? 따라오지 않는 게 좋아. 따라올 수 있다면 따라와보고. 하지만 무턱대고 따라나온 행동에 대해선 책임져 줄 수 없어."



루피를 보며 싱긋 웃는 신이. 하지만 에이스는 아무생각 없어보이는 루피가 맘에 들지 않는지, 깔끔하게 무시하고 제 갈길을 갈 뿐이었다.



쾅!



나무를 발로 찍는 에이스. 아마 기도 제대로 두르지 않은 순수한 10살 아이의 힘일 것이다. 신이는 짧게 웃으며 감탄했다.


나무는 우지끈 소리를 내며 루피 쪽으로 꺾여저 내려갔다.


루피는 웃다가 굴러오는 나무를 보며 놀라 실성해 도망간다.



"히에에엑! ... 후와아아! 길이 막혔어?!"



루피는 돌과 나무 사이에 끼인다. 보통 아이라면 죽었을 정도의 강도였다.


신이는 루피가 고무인간이란 것을 알기에 크게 걱정하진 않았지만, 에이스는 모른다. 신이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 심했어, 에이스. 죽을지도 모르는 강도였다고?"


"몰라. 귀찮다고. 그리고 저 녀석, 맘에 안 들어."


"전에 그랬잖아. 널 위해 목숨까지 바칠 사람을 많이 만들어 두라고. 저 녀석, 너한테 호의적..."


"그건 내 정체를 모르는 놈이니까 그런거야. 사보는 내편이야. 아마 유하도 그럴거고, 리엔은... 저 녀석 편이야?"



에이스는 신이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묻는다. 너무 진지한 표정이라 약간 화난 것 같이 보이기도 했다.



"편이라니... 굳이 따지자면 네 편이 되어주겠지만, 난 단지 널 지켜줄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거지."


"저 녀석은 나보다 훨씬 약해. 누가 누굴 지킨다는 거야."


"사람 앞 날은 몰라. 만약 네가 다치면 저 녀석보다 약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그럴 일은 없어. 다쳐도 약한 저 녀석이 다치지."



완강하다싶은 에이스에 신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 굳이 저 녀석에게 마음을 주지 않겠다면, 강요를 할 생각은 없어. 그리고 아직 어리니까 많이 봐주려는 것 뿐. 그리고, 이번 일은 분명히 심했어. 살인이라도 하고싶었던 거야?"



신이는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속으로 말을 삼켰다. 그에 에이스도 살인이라는 말에 움찔하며 한 발 물러섰다.



"... 알았어. 노력은 해볼테니까."
.
.
.
.
.
어느 새, 흔들 다리 위.


다리 위를 건너며 신이가 앞서가고 에이스가 뒤따라간다. 그리고 맨 뒤.



"헥헥헥헥..."



루피, 뒤에서 헉헉거리며 따라온다. 옷이 언망진창으로 지저분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웃고있다.


에이스는 뒤돌아 루피를 보고 노려본다. 에이스는 천천히 다가가며 손에 철봉을 그러쥔다. 에이스의 눈빛이 번쩍하는 찰나.


낌새를 알아차린 신이.



"루피! 오지마, 도망가라고!"



이미 늦었다.



휘익-



퍽-!



루피를 날리는 에이스.


루피는 당황한 얼굴로 공중에 떠오르더니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절벽으로 추락한다. 에이스는 살기가 넘치는 사나운 눈으로 루피가 떨어진 곳을 쳐다본다.



"... 그나마 다행이네. 밑에 물이 있어서."



신이는 다리 밑에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말했고 몇초간 정적이 흘렀다. 동시에 신이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아니지, 그 녀석 헤엄 못치잖아?! ...... 아니, 바다가 아니니까 괜찮을지도. 그래도 너무 위험하잖아, 에이스!"


"저 정도에 죽을리는 없어. 죽는다면, 그 녀석이 약해서 일 뿐. 운이 좋다면 살아남겠지. 단지 저 정도 뿐이라면 그냥 여기서 죽는 게 나아."


"그건 또 무슨 억지야... 그래도 저 녀석은... 살아 돌아올 걸?"


"그걸 어떻게 알아. 오늘 처음 봤으면서."



심드렁히 말하는 에이스에, 신이가 정색한다.



"그럼 넌 저 녀석을 죽을 거라고 생각하고 떨어뜨린 거야?"


"...... 그게 왜 또 그렇게 되는건데."




* * *




결국 오두막 집으로 돌아온 건 신이와 에이스 둘 뿐.



"어이, 에이스랑 리엔이 돌아왔다!"


"밥이다!"



신이와 에이스가 돌아왔다는 소릴 듣고 달려나오는 산적들. 아무래도 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크다. 도구라와 마구라가 마중 나오며 묻는다.



"어이. 에이스, 리엔. 어째서 너희 둘 뿐이냐? 루피도 같이 있는게 아니었어?"


"알게 뭐야."



차갑게 말하고 들어가는 에이스를 보며 자연스레 신이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눈빛이 된다.



"글쎄요. 오늘은 나한테도 까칠하네. 뭐가 또 문제였을까~ 아, 근데 루피일...... 나 관여 안 해요. 방관할거야."


"뭐어어?!"


"아, 맞아. 아마 죽진 않았을 걸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감! ... 은 농담이고, 거프 할아범 손자라면서요? 그렇게 쉽게 죽진 않겠지."



빙글거리며 말하는 신이의 성격이 어쩐지 에이스의 성격보다 더 않좋게 느껴지는 다단이었다.




* * *




"그 녀석,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 거야..?"



한숨을 쉬며 말하는 마구라.



"벌써 죽은 게 아닐까?"



둔한 목소리로 말하는 도구라.



"그럼 우리가 거프에게 죽는다고?"



말하면서도 안색이 파리해지는 둘. 아무래도 신이가 했던 말은 장난으로 받아들여졌거나, 이미 잊은 모양인 듯 하다.



"보스도 제 정신이 아니고 말이야."
.
.
.
.
.
.
"흐흐흐흐흐"


"정신 좀 차려요, 보스."


"뭐라고!!"



이미 술에 취한 다단. 몸을 가누기 조차 힘들어 옆에서 도구라와 마구라가 부축한다.



"그러니까, 첫 날부터 행방불명은 좀 위험하잖아요!"


"몰라! 죽어도 어쩔 수 없지!"


"거프에게 혼난다고요?"


"흥, 애초에 왜 우리가 거프의 손자를 돌봐야 하는건데? 여긴 탁아소가 아니라고?!"


"그럼 그렇게 말하면 될 것을."


"뭐라고! ...... 애초에 그 녀석들... 에이스한테도 눈 땐지 오래야. 어디서 대충 죽어버리면 거프한테 사고라고 말해버리면 되는데. 특히 에이스! 축복 받는 세상에게 꺼리낌만 준다는 거야. 그 녀석은 악마의 자식이야. 혹시라도 정부가 눈에 불을 키고 찾아봐. 우리가 대체 무슨 꼴이 될 것 같아? 그리고 리엔도 솔직히 소름끼쳐. 대체 왜 나이를 안 먹는데? 벌써 충분히 성인이 되고도 남을 나이 아닌가? 충분히 독립을 했어야 했다고! 안 그래? 리엔?"



자연스레 신이의 흉을 보고 자연스레 신이에게 묻는다. 나쁜 의도라기보단 너무 취했고 신이도 잘 알고있다.


14살부터 10년 동안 보아온 사이이다. 물론 에이스도 10년이긴 하지만, 다단을 잘 안다기에는 에이스는 갓난아기였다. 너무 어렸다.



"그렇네요."



조용히 웃으며 다단의 옆에 앉는다.



"솔직히 그렇잖아? 너라면 어렸을 때부터 에이스를 길러왔으니 잘 알겠지. 녀석이 어떤 녀석인지를... 설마 이제와서 그 녀석이 누구의 자식인지 몰랐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마, 보스. 너무 심한 것 아니에요?"



옆에서 말리는 도구라와 마구라. 신이는 그런 셋을 보며 웃으며 말한다.



"확실히. 성장도 빠르고, 성격도 점점 과격해져가는데다 해적왕의 아들이긴 하죠... 하지만 그게 뭐 어때서요? 애잖아요. 바르게 자라지 못한 건 보호자 역이에요. 그러니까 전 포기 안 해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아니 되고 나서도 책임질 거예요. 왜냐면 지키겠다 다짐했고, 제가 키웠다는 건 변함이 없으니까요."



신이는 잠시 말을 멈췄다. 기척이 느껴져서 집중해보니, 에이스인 것 같았다. 전부 듣고 있었는지, 기척이 불안정했다.



"......!"



순간 말을 멈췄지만, 에이스는 이미 뛰쳐나간 뒤였다.



"그리고 다단, 너무 많이 마셨어요. 그래도 다단은 그런 마음은 없잖아요. 우릴 충분히 내버릴 수 있었는데 버리지 않았잖아요."


"시끄러! 그건... 그거다! 거프가 맡긴 것도 있고, 알아서 죽지도 않고. 훌륭한 식량 조달에 집안일 담당을 버리면 손해니까 말이다!"



그 말에 그저 웃는 신이.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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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10 13:16 | 조회 : 1,304 목록
작가의 말
나른한 고양이

오타지적 환영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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