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여자의 나이는 비밀

그렇게 루피가 실종 된지 일주일 뒤. 처음과 달리 걱정 하던 산적들은 많이 줄었고, 도구라와 마구라는 여전히 망을 보고 있는 상태다.



멍!...멍,멍! 으르르르 멍!



"거, 시끄럽네. 조용히 하라고!"



개 짓는 소리에 주위가 집중되어 밑으로 내려간 도구라와 마구라.


망을 보며 졸고 있었기에 잠이 완전히 달아나버린 게 왠지 짜증이 나 툴툴거리며 상황파악을 하다 급하게 다단을 깨운다.



"... 두목? 두목!"


"뭐야? 시끄럽다고!"



급하게 다단을 찾는 마구라. 이에 잠이 덜 깬 얼굴로 밖으로 나온 다단. 그런 다단의 눈 앞에는 넝마같은 옷에 엉망이 된 루피가 서 있었다.



"... 이 녀석 살아 돌아 온 거냐? 이 놈! 너 도대체 어디갔던 거야?!"


"... 계곡 아래에서 늑대에게 쫓겼어."


"계곡 아래?! 거긴 대체 왜 갔는데?!"


"......"



루피는 차마 에이스를 팔기 싫었는지 입을 꾹 다문채 대답을 하지 않는다.



"어쨌든 잘 됐네요."


"잘 되지 않았어! 성가신 녀석이 다시 늘은 것 뿐이니까! ... 뭐 아무튼 오늘은 일단 자. 내일부터 빡세게 일 시킬 테니까."



다단은 루피의 옷 뒷자락을 잡아 에이스, 신이가 같이 자는 창고 같은 곳에 집어던지듯 넣었다.


루피는 바닥에 등이 닿자마자 몇 초만에 잠에 든다.



"빨라! 거, 잠드는 거 한 번 더럽게 빠르구만."



다단은 다시 한 번 놀라며 창고같은 방을 나섰다.




* * *




"우오오오오, 안녕! 어디가 에이스, 리엔?! 나도 데려가!"



루피는 계곡에서 돌아온 이후로 계속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신이와 에이스를 쫓았다. 매일 매일 버려지고 에이스에게 채여도 필사적으로 뒤쫓았다.


한 달 동안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날아가도 필사적으로 뒤쫓았다. 신이가 언제 쯤 에이스가 루피에게 마음을 열지 불안한 마음까지 가지게 될 정도였다.


신이는 에이스를 따라가며 수첩을 다시 읽었다. 십 년동안 낡을 대로 낡고 머릿속에 박힐 정도로 읽었지만, 요즘들어 자주 읽게 되었다.


만화에서 볼 때랑 느낌도 달랐고, 직접 겪다보니 시간 감각이 떨어지는 느낌도 들었다. 나이를 먹지 않은 외모도 한 몫 했다.


수첩에는 굵직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을 토대로 작은 사건들을 덧붙였기에 세세한 설정들이나 사건들은 생략되거나 쳐낸 것 들도 많았다.


기록을 해 둔 건 루피, 에이스, 사보 어렸을 적. 그러니까, 쓰레기 마을이 불타고 천룡인 개입에 사보랑 찢어진거.


그리고 그 이후, 루피가 동료를 맞이하고 갈등이 생기는 중점을 기록을 했고, 에이스와 루피의 접점 부분. 알라바스타랑, 에이스를 구하는 시기.


그래서 나머지 빼먹은 세세한 부분은 직접 만나거나 경험하지 않는 한 떠올리기 힘들었다.



신이는 머릿속으로 년도를 계산해가며 에이스와 같이 기지를 간다. 에이스는 루피를 따돌리기 위해 원래 가던 길보다 훨씬 돌아갔다. 그런데 왠일인지 루피는 오늘따라 잘 따라온다.


루피는 최근 한 달간 에이스를 따라다니면서 익숙해진 험한 길에 몸이 단련되어 버린 상태였다.


신이는 생각을 그만두고 루피를 슬쩍 돌아보고 에이스에게 말한다. 이제는 어느 정도 받아들여주었으면 하는 심정으로.



"에이스, 저 녀석 잘 따라오는데? 속력 높일까? 아님 이제 그마-"



끄덕.



"오! 받아들-"



에이스는 속력을 더 높인다. 약간 뾰루퉁해진 신이를 뒤로하고.


그렇게 한참을 달렸을까. 어느 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는 중이었다.


언제부터인지 신이와 에이스는 루피를 따돌렸다. 따돌린 덕분에 루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우릴 찾는 루피의 목소리만 숲에서 울렸다.



"어이-! 에이스, 리에엔-!"



계속 불러댄 루피에게 측은지심이 생긴 건지 변덕인 건지, 에이스는 루피의 목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루피를 찾아냈다.


물론 루피에게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위에서 몰래 내려다 볼 수 있는 지형에 몸을 감추고 루피의 동태를 살핀다. 신이도 덕분에 덩달아 조용히 에이스 옆에서 모습을 감춘 채 엎드린다.



"이런 곳까지 오게 될 줄이야. 끈질긴 녀석."


"그야 저 녀석 널 따라다니며 많이 익숙해진 상태니까. 체력, 지형, 지리, 살아남는 방법도. 근데, 여기 좀 위험해. 여기 호랑이 영역인데, 겹치는 부분이거든... 그 누구냐..."



턱.



신이의 말이 끝내자 마자 밑에 있는 루피의 위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제길, 또 놓쳤다. 대단한 걸? 에이스와 리엔. 어? 거기 에이스야?!.... 헉-!"


"이런.."

"어? 이건 좀 위험한데..."



'헉' 하고 숨을 삼키는 루피와 미간을 찌푸리는 에이스, 신이는 좀 불안한 기색이었지만 여유로운 미소까지 갖추고 있었다.


번개가 치며 주위가 잠깐 밝아진다. 코보로 산의 주인 호랑이다.



"저 녀석... 10년 전 보다 훨씬 커졌네? 근데 보통 호랑이가 이렇게 오래사나? 10년 전에도 보통 호랑이의 크기보다 훨씬 컸는데."



신이는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으어어어어..!"



주저앉은 루피. 확실히 7살인 루피를 한 입에 넣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였으니, 지금의 크기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말 다했다.



"코보로 산의 주인. 저 녀석만큼은 정면으로 싸워도 승산이 없어... 근데, 리엔 뭐가 그렇게 여유로워?"



에이스는 중얼거리다 살짝 미소를 짓고있는 리엔에게 한 마디 한다.



'... 약간 꼼수같긴 해도 정면으로 한 번 이기긴했는데. 안 믿겠지?'



신이는 잠시 생각하다 말을 마저 한다.



"나 이래봬도 꽤 강한걸. 나이도 많고. 다단한테 못 들었어? 그 때, 들었잖아. 술자리 때."



에이스는 술자리에 잠시 움찔하다 말한다.



"... 나, 믿을 생각 없어. 그 녀석들의 말. 날 두둔해 준 건 리엔 뿐이었잖아. 그나저나 저 녀석, 왜 도망가지 않아?"



잠시 대화의 흐름이 끊기다 다시 루피에게 쏠린다. 에이스는 숨을 잔뜩 죽인채 루피를 살핀다.



"... 발이 말을 안 들어...!"



의젓하더라도 7살은 7살이다. 루피는 잔뜩 겁에 질려 떨리는 목소리로 다리 조차 풀린 상태다.


하지만 신이는 루피가 기적적으로 죽지 않을 거란 걸 알고있었고, 여차하면 숨어있다 놈이 방심한 틈을 타 날려버릴 수 있는 힘 역시 갖고있었으니 여유로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또한 에이스를 떠보려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에이스는 달랐다.



"저 녀석...!"



크와아아아앙-!



호랑이가 입을 벌려 포효하며 루피에게 달려드려는 순간, 엎드려 있던 에이스가 벌떡 일어났다.


신이는 그런 에이스의 손목을 붙잡아 다시 앉힌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에이스."


"그럼! 내버려둬?"


"아니야? 너 저 녀석 싫어했잖아. 어디가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생각한거 아니야? 매일 귀찮아서 따돌리기만 한 것 뿐만 아니라 절벽에서 떨어뜨리고 했잖아. 악어 떼가 있는 늪에 버리기도 하고. 이제 와서 정들어서 마음을 열려고?"


"... 그건...!"



정곡을 찔린 에이스 당황하면서 부인조차 못 한다. 그 모습이 또 귀엽게 느껴지는 신이. 진지했던 표정을 풀어 미소를 지으며 풋! 하고 웃는다.



"농담이야. 저 녀석은 저래보여도 운이 꽤 좋아. 여긴 호랑이의 영역과 곰의 영역이 겹치는 부분이야. 바로 곰이 딱! 하고 나타나는 건 불가능한 우연이지만, 말했듯이 저 녀석 꽤 운이 좋아. 잘 봐 둬."



신이의 말과 동시에 호랑이 앞에 곰이 나타났고, 두 동물은 서로에게 으르렁 거렸다. 루피는 그 사이에 끼인 꼴이 되어버렸다.


루피는 풀린 다리 때문에 엉금엉금 기어서 나왔고, 무사한 루피를 확인한 에이스와 신이는 다시 가던 길을 간다.




* * *




루피는 안개가 자욱한 쓰레기 산에 도착한다. 여기의 주민들은 모두 마을의 중심에서 쫓겨난 불량배들과 해적, 산적들이 득실거렸다.


무법지대이자 의사도 없고 범죄와 질병이 만연해있는 곳, 그레이 터미널이다.


루피는 에이스와 리엔을 찾아 숲과 중심마을의 경계 지역인 그레이 터미널까지 도착했다.



"어이-! 에이스! 리엔! 다들 어딨어?"



그렇게 한참을 찾아대다가 에이스와 리엔의 뒷 모습을 발견했다.


코보로 산과 그레이 터미널의 중간 부근이다.


루피는 계속해서 둘을 뒤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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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사보! 있어?!"


"거기 있지? 사보. 기척 숨기는 건 날 절대 못 속여."



에이스와 리엔은 어느 나무에 멈춰서서 위를 바라보며 외친다. 아니나 다를까 나무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 리엔, 에이스."


"미안, 늦었어."



"늦었네... 난 이미 마을에서 한 탕 하고왔어."



사실, 신이는 사람들까지 골려가며 돈을 얻는 둘에게 당장 그만두라 하며 등짝을 한 대씩 갈겨주고 훈계까지 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자신을 믿고 얘기해 줬다는 생각이 들자, 그 이상의 선을 넘는 짓은 하지 않게 감시만 하게 되었다.


방법이 잘못 되었지만 여기 환경이 그랬으니까. 적어도 사보와 에이스에게 훈계를 하려면 이 근방을 싹 다 뒤집어 갈아엎어야 한다.


게다가 이 녀석들은 미래의 자신들의 꿈에 한 발자국 나간거니까, 꿈을 꺾게 되는 느낌도 싫었다.


최소한의 도리... 살인은 못 하게 막아야지.


성인이 되기 전까지라도. 그렇게 다짐했던 신이도 조금은 즐기고 있는 느낌이된다. 비밀을 공유하는 마음... 친구란 게 있어본 적이 없다시피했기에 꽤나 즐거웠다.



"아, 근데. 나도 아까 한 탕 하고 왔어. 아니, 솔직히 아까라기 보단 좀 전이지. 한 탕 하자마자 온거거든. 비교해 볼까?"



어느 새, 신이, 에이스는 사보가 있는 위치까지 나무를 올라서돈을 비교한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동시에 돈 주머니를 열어 확인하며 비교한다.



"우와! 짱이다! 나보다 짱이야! 거금이야. 어떻게 구했어, 에이스?"


"대문에서 건달들에게 뺏어 왔어."


"제길, 오늘도 졌어! 아니지, 너 혹시 맨날 리엔이 도와줘서 그런거 아냐?"



사보는 억울한 얼굴로 신이를 가르키며 묻는다. 신이는 얼굴을 살짝 지푸리며 투덜거린다.



"사보. 연장자에게 손가락질 하지마. 그리고 그거 저번에도 얘기했잖아.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로 안 도와줬어. 한 거라곤 망을 본 거밖에 없다고?"



사실 망이라기보단, 에이스 감시에 더 가까웠지만 굳이 얘기하진 않았다.



"쳇, 나이가 많아봤자 겨우 삼 년, 사 년 차이 밖에 안 나는 것 같은데?"


"아. 맞아, 사보. 리엔이 지금까지 나이를 제대로 얘기해 준 적 없잖아. 근데, 저번 술자리에서 다단이랑 리엔이랑 얘기 한 걸 엿들었거든? 나이도 들었는데..."


"정말? ... 근데 그거 엿들은 거라며 당사자 앞에서 얘기해도 되는 거냐."



사보가 신이의 눈치를 보며 말한다.



"괜찮아. 어차피 내가 엿들은 거 알고 있는걸. 그치?"



끄덕.



"좋아, 그래서 몇 살이라고 들었는데?"


"... 자세히는 못 들었는데... 최소 성인의 나이는 넘었다고 들었어."


"에엑?! 말도 안돼. 성인의 나이가 훨씬 지났는데, 리엔은... 우리보다 겨우 서너살 많아보인다고?"



최소 19살은 넘었다는 에이스의 말에 부정하는 사보. 그리고 신이를 진지하게 똘망똘망한 눈으로 설명을 요구한다.



"... 사실이냐 묻고 싶은거지?"



끄덕.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둘.



"에이스 너 다단의 말은 안 믿는다면서."


"... 그래서 리엔한테 묻잖아. 진짜인지."


"갑자기 남의 나이를 묻는 건 실례야 에이스, 사보. 그리고, 믿든 안 믿든 너희 자유야."


"헤에... 그렇게 말하면 진짜 모르겠는 걸, 리엔."


"모르라고 그러는 건데?"


"근데, 날 어렸을 때부터 길렀다는 것도 사실이야? 아니, 난 어렸을 때부터 리엔을 봐왔고 돌봐줬다는 건 알겠는데, 키웠다니... 대체 언제부터?"


"... 글쎄, 갓난아기때 부터 키웠다. 하면 믿을거야?"


"... 아니. 그때면 리엔도 겨우 3~4살 이었을텐데."


"그니까, 믿던 말던 네 자유라니까!"



계속 웃던 신이, 반복되는 질문에 화를 낸다. 덕분에 에이스와 사보가 한 걸음 물러섰다.



"하하하하... 근데 우리, 아까 금화 승부를 갔다가 갑자기 얘기가 바뀌었네.."


"누구든 상관 없잖아, 사보. 누가 이기든 좋잖아? 둘이서 쓸 해적 자금, 모으기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되는 구나. 고생했어."


"그러네."


"칫, 나한테 알려준 건 최근 일이면서.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웠어?"



그 말에 키득 거리는 둘. 사실 정말 신이가 알게 된 건 신이의 일이였다. 그것도 에이스가 머뭇거리면서 밝혔었다.



"그치만~ 리엔은 아직 해적이 될지, 안 될지도 모르잖아. 게다가 우리들보다 나이도 많으면서, 삐지긴."



웃으면서 신이에게 농담을 한다. 역시 사보의 순수한 미소를 당해낼 수 없다.



"그래도 셋이 알고 지낸게 얼만데.. 그동안 나만 빼고 둘만의 비밀이라니, 너무한거 아냐.."


"미안, 미안."



웃으면서 사과를 하는데도 제대로 먹히는 건 순수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보밖에 없다. 사보는 잔뜩 모아둔 갖은 금은보화들을 훑어보며 웃었다.


"그래도... 이 이스트 블루에서 섬사람들은 모르는 세계를 생각한 것 만으로도 두근두근 거린다고."


"훗.. 빨리 뚜껑 닫아. 누가 볼지도 몰라."


"해적선은 얼마에 살 수 있을까? 에이스"


"글쎄 몇 천만일까, 몇 억일까? 리엔은 알지?"


"글쎄 배 종류, 크기마다 다르겠지."



이렇게 셋. 아니, 둘의 꿈에 셋이 빠져있을 즈음. 밑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귀를 넘어 머리까지 울리게 한다.



"해적선?! 너희! 해적이 될 거야? 나도 그래!"



그 목소리에 에이스는 화가 난 얼굴 사보는 당황한 얼굴, 이미 기척을 눈치채고 있던 신이는 웃는 상이 된다.



""리엔! 웃지마! 지금 웃을 때가 아냐!""


"왜? 귀엽잖아. 내 나이쯤 되면 저런 모습들 꽤나 귀엽다고."



사보와 에이스는 동시에 심각한 얼굴로 신이를 바라보고 다시 루피를 마주보더니 자기들끼리 다시 마주보며 눈으로 알 수 없는 대화를 주고 받더니, 고개를 끄덕 한다.


그리고 꼭 벌래... 아니, 곤충 같은 모습으로 나무에 붙어 뽈뽈거리며 나무를 재빠르게 내려간다.


신이는 수직인 나무를 밟고 점프를 하더니 경사가 살짝 완만한 밑동에서는 보드를 타듯이 슬라이드를 하며 내려온다.



""조용히 해!!""



사보와 에이스는 동시에 루피의 입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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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루피는 나무에 묶여있다. 뭐가 그리도 좋은지 아직도 웃고있다. 얼핏보면 생각이 없어보이는데, 정말 그런지는 본인만 알 뿐이다.



"에이스! 넌 매일 이런 곳까지 왔구나!"


"닥쳐."


"이 녀석이야? 매일 리엔과 에이스가 말했던 무모한 녀석."


"에! 내 얘기 한 거야?"


"끈질긴 녀석이라고 욕한거야."


"또 아무 생각 없는 녀석 같다고도."



신이는 그저 미소만 지으며 바라보고 있다.



"이히히히히힛, 그런가?"


"... 자기 흉 본 것도 모르는 건가?"


"결국 여기까지 와버렸네. 사람이 지나갈 만한 길로 오지 않았는데."



에이스가 머리를 짚으며 곤란하단 표정을 했지만 루피는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다.



"넌 에이스와 리엔의 친구야? 너도 친구가 되자!"


"시끄러! 언제부터 봤다고 너라고 불러?!"


"그럼 이름이 뭐야?"


"사... 안 가르쳐줘!... 참나, 그래서 너희들도 여기서 살라고 했잖아. '매일 왕복 산길 수행' 이 발목을 잡았군. 어쩌지?"



사보가 난감한 표정이 되어 묻는다. 그를 대신해 신이가 웃으며 대답한다.



"아, 이쪽은 에이스 친구, 사보라고 해. 루피."


""일일이 알려주지 않아도 돼! 알려주지마! 리엔!""



둘이서 경악에 찬 표정으로 입맞춰 말한다. 가장 걱정 없어보이는 둘의 모습에 나머지 둘만 속이 썩어간다.



"아무튼, 이 녀석 어떡해? 에이스."


"비밀을 들켰어. 내버려두면 사람들한테 말 할거야. 이 녀석 죽이자."


"그래, 그러자."


"...... 흐응."


"에엑! 죽이지마! 살려줘! 죽기 싫어!!!"



이때까지 가만히 웃기만 하던 루피가 갑자기 산이 떠나가라 울어 제낀다.



"바보! 조용히 해! 사보, 어서 죽여!"


"뭐?! 네가 해!"


"난 사람 죽여본 적 없어!"


"나도 없어! 어떻게 죽이는 지 몰라!"



둘은 서로 떠넘기며 회피하던 도중 여전히 웃고있는 신이를 동시에 바라본다. 진지한 표정인지만, 본인들과 똑같이 할 수 없을 거란 걸 인정하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난 할 줄 알아. 내가 죽일까?"


"뭐?!"


"리엔?!"



신이는 죽일 수 있다고 말하고, 말도 안된다는 눈으로 쳐다보는 둘. 그 와중에 솔직한 루피. 자신의 약점을 고백한다.



"물에 빠뜨리는 건 안돼!"


"좋아, 강에 가자."


"에이스, 이 녀석. 왜 제 무덤을 파지?"


"그냥 바보야."



루피는 약점을 말해놓고 더 크게 운다.



"살려줘--!!"


""시끄러!!!!""



에이스와 사보에 다그침에 잠시 울음을 멈췄지만, 다시 울어댔다.



퍽!



신이는 루피의 뒷 목을 친다. 루피가 축 늘어진채 조용해진다.



"히이이익?!"


"리엔!!"


"왜 죽이라며? 게다가... 사람들 올 것 같아. 기척이 느껴져."


"주, 죽은 거야?"


"진짜? 리엔..."



둘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신이를 봤지만 신이는 여전히 태연했다. 둘은 손까지 덜덜 떨고 있었다.


"그러니까 너희가 죽이라며. 일은 내가 했으니, 뒷 처리는 너희가 해. 뭐, 강에 빠뜨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빨리하는 게 좋을 걸? 사람들 올 것 같으니까."



당황하는 둘의 모습을 보며 미소 짓는 신이.



"조, 조, 좋, 좋아. 그, 그, 그, 그럼 가, 강으로 갈까?"


"그, 그, 그럴.. 까?"



신이는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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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2-12 01:47 | 조회 : 1,356 목록
작가의 말
나른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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