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나 왔어요. 내가 너무 오랜만에 왔ㅈ...”
방 안에 들어온 나를 반기는 건 형이 아닌 술 병이었다.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마신 거야!!?”
“.... 시하야”
“형!? 괜찮아? 어디 아픈 데는 없어?”
처음, 일이 이렇게 되고 형이 내 이름을 불러준 게 처음이었다.
오랜만에 듣는 형 목소리는 심하게 갈라져 있었지만 내 이름을 불러줘서 정말 듣기에 좋은 목소리였다.
“미안해요, 내가 너무 늦게 와서...”
“.... 시하야”
형은 나를 안아주곤 머리를 내 어깨에 기댔다.
진짜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형이었다.
너무 기뻐서,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올 거 같았지만 아직 좋아하기엔 일렀다.
“아 맞다, 형 이것 봐요”
“내가 형 줄려고 모으....”
“너 이거 뭐야?”
그동안 힘들게 모았던 돈을 꺼내 형한테 보여줬지만 형이 보고 있던 건 돈 봉투가 아니었다.
내 목에 있는 빨간 키스마크였다...
“아... 형 그게 아니라”
“한동안 안 온게 이거 때문이야?”
“아니야!! 내 말 좀 들어봐 형”
“이 돈들은 뭔데, 그 새끼들한테 받은 거 아니야?”
“형...”
“하, 왜 부정을 안 해... 왜 부정을 안 하냐고!!!!!!!”
쨍그랑-
점점 분위기가 고조될수록 주변에 술 병들이 하나둘씩 형에 의해 유리조각으로 변해갔다.
“그 새끼들이랑 놀아나면서 얼마나 웃겼을까”
“애인이란 새끼는 이제 별 볼일 없어져서 집에서 저러고 있는데”
“아니야 그런 생각 한 적 없어!!”
“왜 왔어, 그렇게 좋으면 그놈이랑 나가 살지”
“진짜 왜 그래, 형”
역시... 내 방식이 틀린 걸까요
내가 여태까지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섹스가 그렇게 좋으면 지금 해줄게”
“형...?”
형은 점점 나에게 다가왔고 나는 뒤로 물러났다.
그러다 결국 난 침대에 눕혀졌다.
형은 내 몸 위에 올라탔고 내 옷을 거칠게 벗겨냈다.
“싫어요... 이런 건 싫어!!”
“시끄러”
왜 내 위에 있는 사람은 형인데...
분명 형인데, 왜 아저씨들이 거기있어요?
우리 형은 어디가고 아저씨들이 왜 내 위에 있는거야?
“흐윽, 살려주세요.... 흑...”
“하아, 뭐가 문제야 도대체!!!!!”
무서워... 저리가요 아저씨, 우리 형 데리고 와
내 몸을 누르고 있는 압력이 조금 풀렸을 때 나는 내 앞에 있던 사람들을 밀치고 유리가 발에 박히는 것도 잊어버리고 문을 향해 달렸다.
“싫어...싫어요, 살려주세요....제가 다 잘못했어요”
“차시하!!!!”
“싫어, 형 도와줘요 형....”
문에 거의 다 왔을 때 뒤에서 큰 힘이 날 잡아당겼고 나는 그 힘에 뒤로 넘어졌다.
그 때문일까, 머리는 아파오고 무언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이 느낌...
점점 시아가 깨끗해져 내 위에 있던 사람, 날 잡아당긴 사람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일까요, 왜 내가 봤던 그 아저씨들이 없고 형이 있는 걸까요...
“형....”
“너 괜찮아!?”
왜 아저씨들이 형으로 바뀐거야...
왜 내가 형을 아저씨들로 착각한거야...
왜 형이 무서웠던거야...
“헤에... 형이다”
“119, 119.....”
“형 지금 너무 빛나서 잘 안 보인다..”
“왜 그래... 형이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형 울지마요, 나 하나도 안 아파”
누나, 나 벌 받나봐
지금 막 머리가 빙글빙글 돌고 형이 잘 안 보여
근데 나는 왜 이렇게 좋지
지금 형이 너무 반짝반짝 빛나
그래서 나 지금 너무 좋아 형이 드디어 예전처럼 빛나서...
근데 형이 너무 밝게 빛나서 안 보여도 빛나면 좋을거 같았는데
왜 지금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지?...
왜 형이 너무 보고싶지...
“형....”
“조금만 참아... 이제 구급차 올 거야”
“형, 내 이름 불러줘”
“시하야...”
응, 나 여기 있어요.
“시하야...”
내가 많이 미안해요. 내 방식이 틀렸어
“시하야...”
나는 사실 형이 빛나는 것보다 내 옆에 있었으면 좋았던 거 같아
“시하야...”
내가 멍청이였다. 그치? 내가 너무 늦게 알았어
“시하야...”
형, 많이 좋아해요.
“시하야...”
내가 사랑해요.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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