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턱을 들어올리며 카메라를 찾는 그를 향해 고개를 저어보지만, 나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였는지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는 그런 나의 움직임을 눈치챘는지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는 나를 찍으며 말한다.
"어라?.... 그렇게 찍히고 싶었어?... 말로 하지 그랬어 아 재갈에 물려있구나"
"읍읍읍"
그의 말에 나의 두 눈에서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신음을 내며 부정을 하자 그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말한다.
"그렇게 싫어?... 근데 그런 것치고는 다른 곳은 솔직하게 반응하는데?"
그의 말에 얼굴이 붉어져 온몸을 손으로 가리고 싶었지만 양 손이 묶여있는 터라 그의 말을 순순히 듣고만 있을 뿐이였다. 가만히 듣고 있는 나를 보고 있는 그는 재미없다는 듯이 나의 볼을 누르고는 말한다.
"지금 넌 부끄러움에 온몸을 가리고 싶을 꺼야 그치?... 근데 누구 맘대로 온몸을 가리게 해준다고 그래?"
그의 말을 끝으로 그는 나의 허벅지조차도 벽에다 묶는다.
"허벅지도 벽에 묶는 대신 입에 물린 재갈은 풀어줄게"
허벅지까지 벽에 묶어지는 대신 입에 자유를 얻은 나는 그에게 다시 묻는다.
"이렇게 해서 나를 어떻게 하려고?"
"내가 너를 이 세상에서 가장 끔직하게 만들어서 나한테 그런 짓 한 걸 후회하게 해줄려고"
나의 물음에 대답하는 광기어린 그의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자, 그는 나의 모습을 보고는 큰 소리로 웃고는 말한다.
"그러게 왜 그랬어? 니가 안 그랬다면 지금 여기 갇혀있을 필요도 이렇게 묶여있을 필요도 없는데"
그의 말에 애써 변명을 해보지만, 그는 이미 자신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차있어 들은 체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말한다.
"그렇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으려 하는 너를 혼내줄 방법은 역시 이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