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알리고 싶었다. (임수시점)

"...."

샤워기는 아직까지 틀어져서 나와 강준후를 물범벅으로 만들었다.
아까 그 생각을 하고 난 뒤, 강준후의 얼굴을 보기가 불편해졌다.

"화장실에서 하는것도 좋네."

그것도 모르는 강준후는 지 혼자 신나서 떠들 뿐이다.

"이렇게, 네 신음소리도 많이 울리고."
"뭔.."

'신음소리'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나도 모르게 창피해졌다.
그런데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말그대로 섹스는 미치도록 오르가즘을 느끼게 하는행동이니까.

"씻는다 하더니, 그냥 장소를 바꿔서 섹스할 뿐이잖아."

다시 생각해보니, 나와 강준후가 한 것은 화장실에서 씻는게 아닌. 화장실에서 섹스한 것이었다.

"그럼 또 같이 씻을까."
"...."

강준후의 머릿통 속에는 온통 '섹스'밖에 있지 않나보다.

"아무튼, 씻을거니까 이번만큼은 정말로 나가줘."
"이미 못 볼것도 많이 본 사인데. 씻는걸 못 보겠어?"
"내가 불편해."
"난. 너가 하는 모든 것들을 다 보고싶어. 그러니까 괜한 고집 부리지 말고 그냥 가만히 씻기나 해. 그리고 너가 도망갈지 내가 어떻게 알아?"

괜한 고집은 강준후가 부리는 것이었다.
전에도 생각했지만 역시 강준후는 고집불통이다.

하긴, 이런다고 나갈 강준후가 아니지. 나도 모르게 눈썹이 찌푸러졌다.

"그래. 실컷 봐라."

졌다 졌어.


*


오랜만에 상쾌하게 씻고 나니, 온 몸이 개운해진 것 같았다.
또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아무리 전쟁이 나도 씻는건 무조건 해야한다고.

근데 정말 강준후는 고집도 쎄다.
한두시간째 씻는것을 보고 싶을까.

"이리와."

강준후는 내 팔목을 붙잡고 다시 사슬로 묶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생각났다. 강준후에게 감금당했다는 사실을.

아까전에는 너무 자유로워서. 마치 그냥 강준후의 집에 놀러온 건줄 알았다.

"..멍, 아직도 있네."

강준후는 내 목에 있는 푸른 멍을 어뤄만졌다.
손길이 닿을때마다 나도모르게 움찔했다. 그때는 너무 목을 세게 졸라서, 가볍게 누르기만 해도 아픈 멍자국이다.

"..아파, 만지지마."

나는 그런 강준후를 떼어내고 있다.

하지만 강준후는 내가 떼어내면 떼어낼수록 더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아임수."

점점 입술을 내밀어, 나에게 키스하려는 강준후의 가슴을 밀쳐냈다.

"하지마."

강준후는 나를 잠시 보더니 센 힘으로 나를 끌어 안았다.
힘은 바보같이 세가지고.

"..야, 뭐하는."

다시 목에 있던 멍자국을 향해 강준후는 세게 깨물었다.

"..읏!"

가뜩이나 아직도 퍼렇게 멍든 곳을 세게 깨물어서, 더 아팠다.
눈물이 찔끔 나올정도니까.

"..강준후!"
"조용히 해."

깨문곳을 다시 혀로 핥고는, 이젠 빨기까지 한다.

"...뭐하는 거야.."

강준후는 일을 마쳤는지 얼굴을 목 주위에서 벗어났다.

"그냥. 왠지 키스마크 남기고 싶어서."

그렇다고 멍든 곳을 세게 깨무는게 말이되냐고.
나는 잠시동안 그런 강준후의 얼굴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

"..전에도 말했는데, 언제까지 가둬둘 셈인진 몰라도. 난 너한테 절대 마음 안 열거야. 그것만 알아둬."

알리고 싶었다.
강준후의 뜻에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과 자꾸만 이러는 강준후에게 그냥 알리고 싶었다.

강준후의 표정은 조금 일그러졌다.

".. 난 그냥, 널 내 안에 영원히 가둬둘 거야. 다시 생각해보니까.. 네가 마음을 열지 않아도 되. 그냥 내 곁에만 있어."

이 말을 듣자마자 강준후가 더 무서워졌다는 사실을 느꼈다.
한사람만 바라보는 소유심을 가진 한 사이코처럼.

13
이번 화 신고 2018-01-29 13:00 | 조회 : 5,132 목록
작가의 말
즈믄달

결국 씻었어요 (+ 그리구 번호가 생겻어요ㅠㅠ 2가 나왓다구요!! 13일에 쓴게 이렇게 되다니.. 사랑해요! 항상 제 소설 봐주셔서 감사해요>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