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서로의 감정 (임수시점)

"...사랑해. 정말 사랑해, 임수야."

내 뒤에서 귓가에 대고 말하는 강준후의 목소리는, 진심을 한껏 담아 말한 말 같았다. 강준후의 말 한소절이 끝나자마자, 왠지모를 미련이 쏟아져왔다.
뜨거운 시간이 끝나니까 또 다시 내 눈가가 붉게 달아오른다.
아마 이녀석은. 나를 울리는게 취미인가 보다.

"...닥쳐."

듣기 싫었다. 이젠 친구로써가 아닌 아마 주종같은 관계로써 듣는 소리니까.
한때는 정말로, 정말로 좋았던 우리인데. 왜이렇게까지 된건지..,
눈물 한줄기는 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강준후는 내 마음을 알까. 당연히 모를거다. 이 사이코새끼는.

"임수야, 최음제 맛 어땠어?"

역시, 그대로의 강준후다.
이딴새끼때문에 내가 지금 울고있다니. 잠시나마 울적했던 마음은 또 다시 경멸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 좇같았어."

강준후는 내 답을 듣고는 또 씨익 웃었다.

미친새끼. 평소에도 알다 모르는 강준후였는데 지금 심리는 어떨지, 무척 궁금했다.

"우리 임수는..."

"아마 이짓거리를 한형 선배하고 했었지?"
".... 무슨."

웃음기가 싹 사라진 강준후가 나를 보며 말한 것이었다.

갑자기 왜 한형선배가 튀어나오는거야.
한형 선배는. 내가 대학을 가고서 처음 만난 선배다. 항상 밥을 먹을때나, 수업을 들을때마다. 나와 강준후의 사이에 끼어들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맞잖아."

강준후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갔다. 차가운 돌맹이처럼.

그사람은. 항상 내가 좋다고 따라다니던 사람이었다.
매일 달고 있는 미소와,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일을 밥먹듯 해왔고,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여, 한형선배와 사귀어 본 적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강준후 때문에 깨졌지만.

"이렇게 잘 느끼는 임수니까... 이 모습 그대로 그새끼한테 보여졌겠지."
"......"
"임수야.., 나는 너에 대해서 모르는게 하나도 없어. 사랑하니까 다 알지."

지금 강준후가 말하는 것은 틀렸다.
그것도 아주 정확하게.

나를 안다면 지금 내 심리도 알 것이다. 지금 내 감정이 어떨지. 너는 알긴 하냐고.

"하아.., 생각하니까 또 짜증나네.."

강준후의 미간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 강준후에게 아니라고 따질수도 없고, 따질 이유도 없기 때문에.

"내가 널 왜 가둬둔지 알아?"

강준후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다.

"너가 자꾸 다른 남자한테 친절하게 대하니까 그렇지. 그러니까 그새끼들이 너를 따먹고 싶어서 안달나는거 아니야."

미쳤다. 지금 강준후는 제정신이 아니다.
목소리가 커지고 화난듯한 강준후의 목소리에, 나도모르게 작아지기만 했다.

"한형선배 뒤 대주니까 어때, 기분이 엄청 황홀했어? 하긴, 고등학생때도 화장실에서 선배랑..."

짝.

나도 모르는 순간, 내 손이 강준후의 뺨으로 날아갔다. 내 눈물은 볼을 타고 쉴새없이 흐르고 있었다. 개새끼. 진짜로, 강준후는 개새끼다.





14
이번 화 신고 2018-01-18 22:40 | 조회 : 6,300 목록
작가의 말
즈믄달

여러분,,... 제가요.... 어제 올렸는데 너무 스토리가 갑자기 산으로 가는거 가타서 수정해써여>< 준후야,.., 심했다ㅏ..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