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다시 하고싶어지잖아.(준후시점)

고등학생때였다.
숫기가 별로 없어 친구가 그닥 없었다.
고등학생이 되면 기대되는 설렘도 딱히 없었고, 또 똑같은 일상이 반복될 거라고 믿었었다.
처음 입학식을 가자, 지루한 설교를 내놓는 교장이 있고, 당연히 그 설교를 듣지 않는 놈들이 꽤 있었다.

그런 우락부락한 놈들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녀석이 있었다.
놈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흰 피부에다 곱상한 외모. 키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그게 내가 봤던 아임수의 첫모습이었다.


*


"임수야, 나 좀 봐봐."

너의 턱을 잡아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너는 많이 지쳐, 별로 저항을 하지 못했다.
힘이 쭉 빠진 너는 보기만해도 힘들어 보였다.

"...넌, 날 정말 좋아하는게 맞아?"
"그럼, 사랑하지."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당연하니까. 당연히 나는 너를 사랑하지, 임수야.

"..거짓말."

처음보는 너의 컨셉에, 나는 어리둥절 했다. 거짓말이라니.

"이건 또 무슨 컨셉이야, 임수야? 이렇게 사랑해서 널 가둬두고 있는데."
"흐윽... 흑.."

넌 갑자기 내 대답을 듣자마자 울기 시작했다.
이렇게 가둬두니 평소에 잘 울지 않는 네 모습도 보고 좋지만. 갑자기 왜 우는 거야?

"흐읏.... 흐윽... 흑.."

울음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너는 정말로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왜울어."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나는 너의 볼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이 울음은 왠지 아파서 우는게 아닌 것 같았다.

"..흐윽.. 흐..차라리.. 히끅, 죽이지 그러냐. 히끅."

너를 죽이라니, 그런 잔인한 말은 또 어디서 배운거야.

"무슨 소리야, 임수야. 내가 너를 왜 죽여."

지금 너의 모습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다.
너가 우는건 슬픈 모습이지만, 왠지모르게 아름다웠다.

"하아.. 흑.. 제발, 제발 그냥 죽여."

정말로 괴로운듯한 너의 표정과, 그에 따라 대조되는 눈물 한줄기.

"임수야, 너 지금 엄청 예쁜거 알아?"
"....사이코 새끼."

너무 완벽해, 지금 네 모습. 너무 예뻐서 다시 하고싶어지잖아.




16
이번 화 신고 2018-01-15 16:43 | 조회 : 8,297 목록
작가의 말
즈믄달

미안 준후야.. 너를 사이코로 만들어서ㅓ..이번편은 쫌 짧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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