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강준후지?"
내 등을 툭툭 치며 묻는 소리였다. 뒤를 돌아보자, 너는 환하게 나를 대해주었다.
"아 맞네. 너, 완전 존잘이라고 우리학교에서 벌써 소문났어."
'같은 반인가..'
"근데 너 진짜 존잘이다. 남자인 내가 봐도 존잘."
자기 혼자 뭐가 그리 신났는지 재잘재잘 떠드는 너의 모습이 그닥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아마 그 모습이 나쁘진 않았던 것 같다, 너라서.
*
"임수야, 우리 처음 만났을때 기억나?"
"...."
"그때 너, 완전 시끄러웠는데."
"...."
끝까지 대답하지 않는 너의 모습은, 너무 지치고 힘들어 금방 쓰러질 것 같은 얼굴이었다. 눈물자국으로 범벅된 너의 얼굴. 근데 이 모습도 예쁘다 임수야.
"배고프지? 너 요새 하루종일 굶었잖아, 봐. 쇠약해진것좀..."
탁.
"만지지 마."
나를 쏘아보며 한 말이었다.
아까는 그렇게 좋아죽을듯이 신음을 내뱉었으면서. 지금은 왜그래?
"..밥 먹어야지."
"안 먹어. 이딴식으로 사는것보단 차라리 죽는게 나아."
이렇게 안봤는데 꽤나 고집불통이구나, 우리 임수.
"먹어."
"싫어."
"먹으라니까."
"싫다고."
밥 먹기 싫다는 꼬맹이처럼 너는 고개까지 돌리면서 안먹겠다고 답했다.
자꾸만 저항하자, 나도 참을 수 없었다.
"....먹어."
너의 얼굴을 잡고 꾸역꾸역 음식을 집어넣으려고 했다.
많이 나약해진 너는 결국 저항하지 못했다.
"콜록콜록! 우읍..."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자마자 기침을 해대는 너가 많이 당황스러웠다.
예전에는 그렇게 많이도 먹었으면서. 지금은 많이 약해졌네.
".. 나 참을성 없는거 너도 알잖아. 근데 왜그렇게 고집을 부려."
눈물이 찔끔 나온 너는 나를 무섭도록 째려보았다.
"목 막히지? 자, 여기 물. 이번에도 내가 넣어줄까?"
"...됐어."
나를 이기지 못한 너는 내 손에 든 물컵을 뺏어, 삼키기 시작했다.
갈증이 다 해소된듯. 너의 모습은 조금 편해진 것 같았다.
"잘 마시네, 곧 있으면 약효가 올거야."
"...뭐?"
순진해가지고. 두 눈 동그랗게 뜨는 너가 너무 귀여웠다.
마치 덫에 걸린 토끼와 비슷하달까.
"이번에는 너가 나한테 애원하는 모습이 보고 싶거든. 넣어달라고."
"......."
그렇게 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순간은 금세 없어질거야, 임수야.
더 야해져야지. 더 야해져서, 나를 상대해야지. 안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