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편] 1. 팬과 아이돌의 만남 (3)

공원에 있었던 김태형씨는 그 날 이후로 만나지 못했다. 난 매일 같이 그곳에 나갔지만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기다린지 2주 정도 됬던 날, 나가지 않기로 했다.

"기지배 또 멍 때리는 것 보소. 퇴원한다니까 좋냐?"

aa의 말에 난 대답할 수 없었다. 난 지금 퇴원해서 행복한 것일까, 아님 더 이상 김태형씨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서운해하는 것일까? 나의 무반응에 aa는 갑자기 손뼉을 치더니 하이톤으로 말했다.

"들었어?! 오빠들 쫌 있으면 컴백한데!"

"오빠들...? 그 방탄인가, 뭐신가 하는?"

aa는 자기가 아미라 했다. 물론 나도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그랬다고 하고. aa의 반응에 난 그저 웃기만 했지만 aa의 눈은 반짝거리기만 했다.

"이번에 다 컨셉 너무 좋은 것 같아! 티저 나왔는데 진짜 녹아내리는 줄...."

"아... 그래?"

나로써는 그게 도대체 왜 신나는지 모르겠다. 난 아이돌이나 연예인을 좋아한 적이 없고 솔직히 왜 그래야 하는 지 모르겠다. 그래서 aa가 내가 아미였다고 했을 때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정국이는 여전히 귀엽고, 지민이는 그냥 우리 망개... 아 맞다! 이번에 제일 눈 띈게 우리 태형오빠!! 진짜 완전 섹싀... 나 방에서 소리 지리다가 엄마한테 맞았잖아! 흐흐..."

aa는 랩하듯이 말을 했다. 하지만 중간에 나온 '태형'이라는 말이 나의 귀를 사로잡았다.

"태형? 그게 누구..."

"에고.... 최애도 기억 못하다니... 그러니까 V, 본명은 김태형은 너의 최애였어 이 기지배야. 1995년생 12월 31일에 태어나서..."

aa는 V의 프로필을 읊기 시작했지만 난 그저 그 김태형이 설마 내가 만난 같은 사람일까라는 생각만 들었다.

"물론 신기한 것은 가요계에 김태형이 한명 더 있다는 거! 카드의 멤버가 심지어 한자마자 똑같다는 놀라운 사실!"

그 얘기를 듣고 안심했다. 하긴, 동명이인이 어디 한둘인가? 그 넓은 연예계에도 있는데 대한민국에 김태형이 그래도 100명은 넘게 있을 것이다.

"사진 한번 볼래? 여기 얘는..."

"aa야, 나 이제 정리를 좀 해야 되서... 도와줄래?"

"당연하지!"

오랜만에 사복을 입고 거울을 본 나는 조금 놀랐다. 고등학생 이었을때는 꼬꼬마 였는데... 어느새 2차 성장이 끝이 나 있었다. 거울 속의 나는 낯설었다. 아니, 모든 게 달랐다. 나의 모습뿐만 아니라 나의 주위도... 그나마 aa는 내가 고딩때부터 친한친구였기 때문에 다행이었지만...

"퇴원수속 끝났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난 이만 갈게, 나 과제미팅 있어서! 너희 부모님 이사 안하셨으니까 거기로 오라고 하셨고. 간다!"

aa는 급하게 버스를 타고 갔고 난 병원앞을 서성이기만 했다. 병원이 있는 곳은 우리 동네가 아니었기 때문에 길을 알 수가 없었다.

"저기... 혹시... ??씨?"

뒤를 돌아보니 여전히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낀 누군가가 있었다. 난 직감적으로 그 사람이 다름아닌...

"태형씨?"

"기억 하시네요! 퇴원하셨나봐요?"

"아, 네. 기억은 아직이지만요."

"근데 무슨 일있어요? 계속 서성거리시길래...."

"제가, 이 동네는 처음이라... 길을 잘 몰라서요..."

"아! 제가 도와드릴게요. 마침 지금 쉬는 시간이라..."

태형씨는 우리 부모님 주소를 듣고 나를 그쪽으로 안내해주겠다고 했다. 우린 버스를 타서 빈자리에 앉았다.

"이런 말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태형씨 무슨 일 하세요?"

"아... 전 음악관련 일 합니다. 자세한 건 알려드릴 수 없지만요."

"와! 요즘 세상에 음악이라니... 대단하네요!"

이내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금방 태형씨가 잠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 우리 어디서 내리는 건데요?"

"으음... XX역쪽으로 가면 깨워줘요... 제가 수면부족이라..."

그의 고개는 나의 어깨쪽으로 천천히 기울다가 이내 그쪽으로 기대었다. 건장한 남성인데도 그는 자면서도 조용했고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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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형시점

"태형씨? 다왔어요."

??의 말에 눈을 뜬 나는 기지개를 피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왠지 호감이 가는 상이다. 그래서인지 난 그녀를 처음 본후로 잊을 수가 없었다. 물론 첫만남때 그녀가 울기도 해서이지만 말이다.

"여기서 한 15분 더 걸으면 되요."

함께 걷는 길은 조용했다. 그러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여자는... 내가 가수라는 것을 알면 어떻게 반응할까? 사생들처럼 들러붙거나 SNS에 올릴까? 안 좋은 기억들이 떠오르며 난 살짝 머리가 지끈거렸다.

"태형씨, 안색이 안 좋아요."

"아... 괜찮아요! 제가 빈혈끼가 있어서..."

빈혈은 무슨... 아주 건강해서 탈인데... 그녀의 부모의 집에 다다렀을 때 그녀는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저... 실례가 안되면 계속 연락하며 지낼 수 있을까요? 제가 지금 기억나는 사람이 많지가 않아서... 조금 외롭거든요."

"제가 사정이 있어서 그건 곤란할듯 하네요..."

"그럼 여기가 마지막이겠군요?"

그건 왠지 싫었다. 이 여자와 계속 만나고 싶었다. 좋은 친구가 되고 싶었다.

"그럼 안녕히 가세요! 인연이라면 또 만나겠죠?"

??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듯 했다. 그리고 그녀는 몸을 돌려 문 손잡이를 잡았다.

"잠깐..."

무의식적으로 난 ??의 팔목을 잡았다. ??는 놀란듯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쪽 연락처를 나에게 줘요. 제가 시간나면 연락할게요."

방탄소년단 뷔, 김태형, 사고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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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3-20 16:50 | 조회 : 1,626 목록
작가의 말
넘나조은거

방탄 컴백...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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