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편] 1. 팬과 아이돌의 만남 (2)

자,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설명해 보자면, 난 몇분전에 병원 침대에서 깨어났고 5년간의 기억이 없는 상태이다. 머리에는 붕대가 감아져 있고 옆에선 엄마가 사과를 깎고 계신다. 그리고 난 현재, 5년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인터넷을 하는 중이다.

"흐음... 그래서 내가 이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을 좋아했다고?"

"좋아하기만 한 줄 아냐? 아주 미쳤다 이 년아. 나중에 퇴원하고 집에 한번 가봐. 아주 놀라 쓰러질거다."

엄마는 혀를 차며 그동안 내가 얼마나 덕질을 해댔는지를 설명했고 나는 그 한마디 한마디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왜냐, 난 아이돌을 엄.청.나.게! 싫어하기 때문이다.

"내가... 그런 미친 짓을 했다고..?"

"그려 이년아, 그래도 지금이라도 정신 차렸으니 망정이지... 에휴."

그 날밤, 난 병원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나와 산책을 시작했다. 밤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고 난 혼자 쓸쓸히 길을 걸었다. 왜 인지, 나의 핸드폰에는 학교 친구들의 번호는 없었고 알 수 없는 이름의 사람들 만이 가득했다. 물론 내가 이제 고등학생이 아닌 대학생이라는 소식은 엄마한테 벌써 들었다. 하지만 어째서 고등학교 친구들이 하나도 없는 걸까...

그렇게 생각을 한 찰나, 갑자기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조금 억울하기도 했다. 친구도 없고, 대학 친구들이 있다고 한들 기억이 나는 사람도 없고해서 너무 외로웠다. 어차피 아무도 없으니 뭐 어때? 라는 생각에 그냥 미친X마냥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흐어어어엉!! 왜 나만 몰라!! 훌쩍... 흐어엉!"

"저... 저기요..."

갑자기 누군가 어디선가 튀어나왔다. 모자를 눌러쓰고 있어서 누구인지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난 너무나도 놀라 더 울기 시작했다.

"흐아아앙! 놀랐잖아요!"

"저... 진정하시고요! 아씨... 어쩌란 말이야..."

그리고는 갑자기 그 사람은 나를 껴안았다. 그리고 나는 너무 놀라서 바로 울음을 그쳤다. 남자는 나를 토닥여주더니

"그렇게 울고 있으면 아무리 모르는 사람이라도 지나치지 못하겠잖아요. 그리고 제가 원래 누가 앞에서 그렇게 울고 있는데 그냥 가면 괜히 죄책감 들거든요."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결국 나와 그 남자는 벤치에 앉았다.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지만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저... 고마워요."

"아... 별 말씀을요."

"덕분에 조금 나아졌네요. 제가 요즘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요..."

"무슨 일 있었나요?"

"제가... 사고가 나서... 기억을 잃었거든요. 그것도 지난 5년간의. 그래서 친구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어져서 참 외롭더라고요."

"아..."

"그쪽은 병원에 무슨 일로 온 거에요? 환자복 안 입는 걸 보니 어디 아픈 것 같지는 않은데..."

"동생이 감기에 걸려서... 약 처방 받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또 정적. 할 얘기가 없어진 난 그 사람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모자 좀 벗을 수 있어요? 얼굴 좀 보게."

"아... 그... 그럴까요?"

그는 모자를 벗었고 훤칠한 외모가 눈 앞에 그려졌다. 말 그대로 존잘남이었다.

"와... 진짜 잘 생겼네요!"

"감사합니다.."

남자는 순간 갸웃거리더니 어깨를 한번 으쓱. 그다음에는 그냥 웃었다. 뭐지...?

"전 ??이에요. 그쪽은?"

"음... 제 이름은..."

"야! ??! 얼렁 들어와!"

갑자기 멀리서 엄마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란 나는 벌떡 일어났다.

"저... 가봐야 겠어요! 나중에 인연이 되면 또 만나겠죠?"

"그래요..."

"아무튼 갈게요. 아참! 이름이 뭐라고 했죠?"

"김...ㅌ...ㅎ..."

"뭐라구요?"

"김태형이요. 제 이름. 김태형이에요."

0
이번 화 신고 2018-01-02 15:09 | 조회 : 1,478 목록
작가의 말
넘나조은거

멤버 한명씩 스토리 라인이 있습니다! 최애가 안나온다면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