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해가 지고, 달이 뜨면서 밤이 되었다. 헤일은 그 남자의 얼굴이 떠올라서 괜히 있던 베개를 집어 던졌다.

" 뭐? 이인질 ? 장난해? 나랑? "

이불까지 팡팡 치면서 창문을 보았다. 그는 밤에 그 곳으로 오라는 남자의 말이 떠올랐지만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을 했다.

갔다가 내 자존심은 어떻게 되고 안가면 내 책은 어떻게 되는거고 복잡했다. 몇분을 고민하다 끝내 그는 멋부리고 가기보단 수수하게, 하얀 실크 잠옷을 입고 터덜터덜 걸어갔다.

문앞에 지키고 있는 기사들이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어딜 가냐고 물었으나 그는 따라오면 죽여버릴거야.. 으르렁 거리며 사냥하러 가는 포식자의 눈빛으로 걸어갔다.

-

" 책 "

언제 도착했는지 헤일은 그를 보자마자 손을 뻗으며 책을 내놓으라며 권유했다. 남자는 그 반응에 피식 웃으며 죽겠다는 듯 그에게 다가서 그를 안았다.

" 너무 귀여운거 아니야? 다 돌려보내고 너만 가질까도 생각해 봤어 "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남자를 밀어냈다.

" 다 필요없고 책, 그 책만 내놔요 그럼 살려줄게 "

책 하나 주면 안잡아먹지 동화속에 나오는 호랑이처럼 으르렁 댔다.

남자는 그런 헤일을 무시하고 자신의 겉옷을 벗어서 걸쳐 주었다. 그러곤 본론부터 들어갔다.

" 내가 누군지 안 궁금해? "

남자는 헤일의 턱을 들어올리며 눈을 마주쳤다. 보통 이러면 얼굴이 벌게지거나 눈을 못 마주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내 앞에 있는 소년은 내 눈을 제대로 쳐다보고 있었다.

정적이 흐르던 가운데 헤일이 입을 열었다.

" 궁금한데 전 그 책 내용이 더 궁금하거든요? 그러니까 ㅡ "

쪽-

남자는 헤일에게 짧은 입맞춤을 하고 때었다. 해일은 두손을 툭 힘없이 내려놓으면서 뒷 걸음질 쳤다.

" 이.. 이런.. 미친.. 도둑놈이 아니라.. 변태자식이었네.. "

손가락질 하며 멀어지는 그를 붙잡으며 말했다.

" 미안, 순간 나도 모르게 "

.
.
.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남자가 먼저 말을 건넸다.

" 내가 누구냐고 물었지 "

은근슬적 걸어오는 말에 헤일은 눈썹을 찡그렸다 당장이라도 이 곳을 나가고 싶었지만 아직 책을 못 돌려 받아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헤일은 말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그를 보고 남자는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헤일은 점점 창백해지면서 입을 틀어막으며 아예 주저 앉아 버렸다.

" 나는 이 나라의 황제, 루이슨 카롤리안 이라 한다 "

털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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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1-12 01:52 | 조회 : 4,490 목록
작가의 말
쿠크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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